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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비주류의 불혹이 바라보는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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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1991년 12월 5일. 격주로 발행되는 만화 잡지 ‘소년 챔프’가 창간했다. 기존 만화 잡지 시장을 선도하던 ‘아이큐 점프’의 야성을 극복하고자 준비한 비장의 한 수. 다른 사람과 대결 가능한 팽이를 부록으로 줬다. 이후 소년 챔프와 아이큐 점프는 서로 사이좋게, 혹은 서로 으르렁거리며 부록 경쟁을 시작했다. 부록, 쌓인 부록이 본 품보다 선택의 우선 가치를 지녔던 철 없던 시절이었다. 문제는 그 철없음이 지학(志學)에 들어서도 여전했음이다. 콧물 훑어 먹던 시절의 만화책은 PC 게임 잡지로 대체됐다. ‘피시 파워진’과 ‘게임피아’를 놓고, 정확히는 부록을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주객전도(主客顚倒). 책의 내용이 아니라 부록을 보고 선택을 하는 시대다. 책은 버려지고 부록만 차곡차곡 쌓여간다. 출판사끼리는 자중 하자고 협약을 맺기도 했지만, 소비자가 변하지 않으니 출판사도 몇 달을 채 가지 못하고 부록 경쟁을 이어 갔다. 어릴 적 시절은 그랬다. 아니 어릴 적 시절‘도’ 그랬다, 라고 삼촌이 말해줬다. 불혹, 차인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목을 뛰어다녔다. 나뭇가지 꺾어다가 칼싸움하던 아이들도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찬바람에 콜록거리며 콧물을 훑어 먹던 그들은 차가운 소주를 ‘캬~’거리며 털어먹는 불혹(不惑)이 됐다. 세상의 미혹(迷惑)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이라지만 옆에서 ‘톡’하고 차면 사시나무처럼 흔들린다. 문제는 세상사를 살다 보니 이리저리 차이는 게 일상 다반사다. 업무에 차이고, 사람에 차이고, 건강에 차인다. 코흘리개 시절보다 나은 거라곤 지갑 혹은 통장에 잔고가 조금 더 많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하나 더, 시간도 없고 체력도 바닥났다는 핑계가 늘어갔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호기심을 해소할 의욕도, 의욕을 극복할 체력도 남아 있지 않다. 불혹은 그렇게 편한 길로만 가려 한다. 블록, 체인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돈이 최우선 가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주식으로 대박 났다는 사람이 들리면 주식을 샀고, 로또로 대박 냈다는 소리에 로또를 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비트코인으로 대박 났다는 주위 친구들도 만났다. 한 때,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한다거나 암호화폐를 공부한다는 것은 백서를 분석하는 행위였다. 어떤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가, 거버넌스의 구성은 어떠한가, 확장성 솔루션을 제시하는가, 코인은 어떻게 분배되며 투자금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일련의 과정들을 행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졌었던 때도 있었다. 작금은 이해하고 분석해야 하는 대상이 달라졌다. 어느 마케팅 업체에서 홍보했는가, 개발사는 좋은 거래소에 상장을 시킬 능력이 되는가. 상장 후에 가격을 밀어올릴 펌ㆍ덤핑 팀이 있는가. 부록과 본 품이 주객 전도된 상황에서 불혹의 그들이 원했건 원치 않았건 그렇게 흘러갔다. 쿨럭, 죄인? 오로지 부귀영화를 위해 검디검은 카르텔로 똘똘 뭉친 집단과 그 집단을 졸졸 따라다니며 부스러기로 통장 잔고를 채우려는 집단들이 주류가 될수록, 탈중앙화를 옹호하고 블록체인이 이롭게 사용될 분야에 관심을 가진 집단은 비주류로 밀려났다. “안 좋은 프로젝트라 길래 쳐다도 안 봤는데 가격이 5배나 올랐네요.” “좋고 유망한 프로젝트면 뭐해요. 투자한 돈, 다 날렸는데요.” 비주류는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는 죄인이 됐다. 그렇게 선동이 미덕이요, 리딩이 덕목인 시절이 됐다. 하 수상한 시절이다.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포럼 운영자 ※외부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조인디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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