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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영차] 탈중앙화를 중앙 권력이 외치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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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s 영차영차] "블록체인 기술을 중국 혁신의 핵심 돌파구로 삼겠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발언에 중국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언론이 앞장 서서 13억 인구에게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널리 전파하고 있는 건데요.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인지 대한 기본 개념 설명부터 시작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 현황, 중국이 지금까지 거둔 성과 자랑까지 쉴새없이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급기야 정부는 블록체인을 쉽게 이해하도록 25편짜리 교육 영상까지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는데요. 중국의 어마어마한 추진력을 새삼 깨닫게 하는 대목입니다. 中 언론, 시진핑 발언 후 즉각 행동개시 10월 24일 시 주석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집단연구회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블록체인 활성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하자 중국 언론이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해외판 신문에 관련 내용을 1면 톱기사에 싣고 공식 웨이보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도표로 만들어 게재했습니다. 또 '블록체인해석(解析区块链)'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는 블록체인이 산업 전반에 침투하기 위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문제를 짚고, 중국이 우위에 서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 소속 관영통신사 신화사도 바로 행동에 돌입합니다. 신화사는 10월 30일 '수퍼마켓에서 쌀을 살 때 당신은 블록체인을 떠올리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블록체인은 공급체인, 금융, 공익 서비스, 전자 거버넌스,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은 우리 옆에 가까이 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언론이 발 빠르게 움직이자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최근 바이두에서 비트코인 검색 지수가 하루 평균 9만77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 전주 대비 무려 2017%나 늘어난 겁니다. 성별 분포를 보면 남성 65%, 여성 35%로 남성이 더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 남성 비율이 50%로 가장 많았습니다. 당국, 블록체인 교육 영상 만들어 배포 블록체인 알리기에 나선 것은 언론뿐만이 아닙니다. 중국 당국 역시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정부는 1월 출시한 정책선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학습강국(学习强国)'을 통해 '블록체인기술입문'이라는 25편짜리 교육 영상을 배포했습니다. 이 영상은 블록체인 기본정보, 합의 알고리즘,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 블록체인 보안성 등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학습강국은 정부가 반강제적으로 앱을 다운, 자주 사용하도록 해 반년새 이용자 수 1억명을 돌파한 이른바 '공산당 킬링앱'인데요. 방식이 좀 껄끄럽긴 하지만 블록체인을 대중에게 확실히 인식시키는 데에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 데이'까지 나오나 시 주석이 몰고 온 블록체인 광풍에 중국은 '블록체인 데이'까지 내놓을 판입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통신산업협회는 시 주석이 발언을 한 10월 24일을 블록체인 데이로 지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협회는 "이 날은 우리같은 블록체인 연구자에게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시 주석은 진보의 나팔을 불었다. 우리는 (공산당과 함께) 블록체인 사업을 시행하고, 기술을 대변하기를 열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찌보면 당국에 잘 보이기 위한 아부성 발언 같기도 한데요.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시 주석의 말 한 마디에 기념일 제안까지 나오다니, 시진핑 파워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네요. BATJ, 일찍부터 블록체인 눈여겨봤다 중국 기업들도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 정부보다 앞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알아본 게 이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른바 중국의 4대 인터넷공룡이라 불리는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은 각자 특화된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바이두=금융, 알리바바=공공서비스, 텐센트=사법 및 세무, 징둥=공급체인 관리 및 거버넌스'라는 공식이 성립됐죠. 이중 알리바바는 지난해 90건의 블록체인 특허를 출원해 특허 수로는 세계 1위를 기록, 독보적인 활약상을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학습강국이란 공산당 앱을 기술적으로 지원한 곳도 알리바바입니다. 또 기업가치가 100조원이 넘는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국제 결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2018년 7월 홍콩에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반 전자월렛 국제 송금 서비스를 론칭한 사례가 있죠. 텐센트도 2015년부터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최근에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트러스트SQL'의 새 백서를 발표하며 당국의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바이두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 블록체인의 분산 저장, 개인키, 합의알고리즘 등을 이용하고 있고, 징둥은 주로 물류 추적에 블록체인을 활용합니다. 본질 잃은 중국식 블록체인,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국이 이처럼 나올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블록체인의 핵심 기조는 탈중앙화입니다. 권력이 한쪽에 몰리는 게 아닌, 모두가 동등하게 갖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일당 체제, 시진핑 권력 독점 체제인 중국이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블록체인을 밀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이 추구하는 블록체인은 우리가 기존에 알던 것과는 사뭇 다른 형태입니다. 정부에 반하는 성질을 모두 뺀 '중국식 블록체인'이죠. 블록체인을 중앙 권력의 통제 하에 두고 암호화폐를 투기, 사기행위로 몰아 철저히 배제한 것처럼요. 본질이 사라진 블록체인이 과연 진정한 블록체인이냐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건, 이러한 중국식 밀어붙이기가 때때로 상당한 파급력을 갖고 사회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과거 중국이 밀어붙인 '인터넷플러스(인터넷과 타 산업 간 결합)'가 지금의 중국을 만들어낸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또한 정부에 앞서 블록체인 시대를 준비해온 기업들이 뛰어난 기술과 자금력을 무기 삼아 최전방에 포진해 있습니다. 우리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때때로 경악하게 하는 중국식 블록체인이 당국의 막대한 지원 하에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중국은 시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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