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검색

확장성 앞세운 프로젝트에 고함... 블록체인, 뭣이 중한디?

유성민, 탈중앙성, 트릴레마, 합의알고리즘

[유성민’s Chain Story] 블록체인은 ‘보이지 않는 손’과 유사한 실패를 겪고 있다(참조 ‘보이지 않는 손과 블록체인...탈중앙 실패 위기 닥쳤다’). 보이지 않는 손은 탈 정부의 시장 자유를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 실패를 경험했다. 두 가지의 가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첫째, 모든 기업은 선하지 않다. 둘째,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의 경쟁력이 모두 같지 않다. 이러한 잘못된 가정은 부정적인 외부 효과와 시장 독점을 불러일으켰다. 블록체인은 중앙 시스템이 없는 탈중앙(Decentalization)을 주장한다. 그러나 탈중앙 실패의 위협이 대두하고 있다. 블록체인도 두 가지의 잘못된 가정에 기반해서다. 첫째, 블록 생성권을 가진 전체 노드의 과반수 노드가 선(善)하다고 보증할 수 없다. 둘째, 블록 생성 권한이 모든 노드에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확장성이 목적인데 왜 굳이 블록체인을?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겠다. 탈중앙성이 블록체인에 꼭 필요할까.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블록체인 산업에서 탈중앙성이 가지는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 같아서다. 이더리움 진영으로부터 탈중앙성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오스(EOS)의 창시자 댄 라리머((Dan Larmer)의 설명부터 들어보자(참조 ‘[UDC Report] 확장성 위해서라면, 블록체인 버릴 수 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시장의 요구사항에 블록체인을 맞추자”는 것이다. 시장에서 확장성을 요구한다면 탈중앙성을 버릴 수 있다. 고객이 시장 규모를 결정한다. 곧, 고객의 수와 지급 능력이 시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블록체인 기업을 현혹한다. 분명히 고객 수요가 기업 전략에서 중요한 건 맞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라리머에게 “확장성이 목적이라면 블록체인을 사용할 이유가 있느냐”고 묻고 싶다. 경영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고객을 중시하는 일반 경영이다. MBA(경영전문석사)에서 배울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기술을 중시하는 기술 경영이다. MOT(기술경영석사)에서 다룬다. 전자와 후자는 경영이라는 측면에선 같다. 그러나 출발점이 다르다. 일반 경영은 고객 수요를 시작으로 경영 전략을 구상한다. 고객 수요에 맞게 기술을 선택하고 고객을 제안한다. 블록체인은 고객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반면, 기술 경영은 특정 기술을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구상한다. 가령, 기획자는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를 가지고 적합한 시장을 모색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기술의 가치를 퇴색시키지 않는다 점이다. 블록체인이라면 탈중앙성을 버려서는 안 된다. 탈중앙성은 확장성에 우선한다 고객이 서비스 확장성을 요구한다고 해보자.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중에서 어느 기술이 적합할까. 당연히 클라우드다. 서비스 제공자는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의 수요에 따라 자원을 쉽게 증설할 수 있다.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가격 정책(Pay as you go)으로 비용 또한 합리적이다. 여기에 라리머의 주장을 적용해 보자. “블록체인을 클라우드처럼 흉내 내자”는 말밖에 안 된다. 가능성도 의문이다. 아니 도대체 왜, 굳이, 블록체인을 힘들게 클라우드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문영미 종신교수는 경영 전략으로 “유일함(Only)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디퍼런트』, 2011). 블록체인은 자신만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경영 전략에서 블록체인 가치를 고객 수요에 따라 바꿔선 안 된다. 차라리 더 적합한, 다른 기술로 대체하는 게 낫다. 탈중앙성을 버리자는 얘기는 블록체인 전문가 입장에선 황당하다. 블록체인 산업의 고민은 블록체인만의 핵심 가치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핵심 가치를 버리자니…. 어쩌다 확장성이 탈중앙성과 동등한 지위에 올랐을까. 아마, ‘트릴레마(Trilemma)’ 때문인 것 같다. 트릴레마는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제시한 세 가지 특성(확장성ㆍ탈중앙성ㆍ보안성)을 모두 만족할 수 없는 난제를 뜻한다. 문제는 탈중앙성이 확장성과 동등하게 쓰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확장성과 보안성으로 블록체인을 포기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된다. 트릴레마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합의 알고리즘에 답이 있다 탈중앙성이 버려져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점이다. 이를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탈중앙성도 위협받고 있다. 탈중앙성을 보장할 해법이 필요하다. 답은 합의 알고리즘에 있다. 합의 알고리즘은 중앙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결국, 합의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가 블록체인의 탈중앙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낮은 확장성 개선과 보안성 강화 등까지 기대할 수 있다. 작업증명(PoW)ㆍ지분증명(PoS)ㆍ위임지분증명(DPoS) 등이 제안됐고, 알고랜드ㆍ권한증명(PoA)ㆍ용량증명(PoSP) 등의 합의 알고리즘이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아직 서비스에 사용될 만큼 안전하게 검증된 합의 알고리즘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인공지능(AI) 강국을 꿈꾼다지만, 국내에 대표할 만한 핵심 AI 알고리즘이 없다. 단지, 기술 응용 수준에만 머물고 있다. 한국이 블록체인 선도국을 꿈꾼다면, 기반 기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합의 알고리즘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호대학원 외래교수

조인디 logo
j o i n
d

Article Title

  • J loading image
  • O loading image
  • I loading image
  • N loading image
  • D loading image

RE: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