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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리브라,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타로핀, 코린이 개나리반, 페이스북, 리브라, 저커버그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오프라인 신화에 드래곤과 유니콘, 그리고 주작(朱雀)이 있다면, 블록체인에는 3A가 있다. 애플(Apple)과 아마존(Amazon), 그리고 알리바바(Alibaba)다. 수많은 스캠 프로젝트들이 사랑해 마지않았으며, 파트너로 허위 등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간판으로만 블록체인 업계에 존재했으며 선동의 피해자였다. 이거시(이것+거시적) 리브라 많은 이는 글로벌 IT기업이 암호화폐를 도입해서 시장 인식을 개선해 주길 바랐다. 존재감도 없고 실력도 없는 개발사는 글로벌 IT 기업에 밥그릇 뺏길까 봐 두려워했다. 글로벌 IT 기업은 중앙 정부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 블록체인 기술만 연구했다. 삐거덕거리는 불협화음 속에 적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듯했다. 페이스북(Facebook)이 리브라(Libra) 백서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리브라는 몇 달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주먹을 쥐고 벼르는 존재가 됐다. 천덕꾸러기 신세다. 뱃사공은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고, 글쟁이는 글감 있을 때 펜을 굴린다. 코린이(코인+어린이, 코인계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라면 미국 청문회에서 리브라가 왜 조리돌림을 당하는지 살펴보자. 어찌 믿으랴 ‘전 세계에서 통용 가능한 간편한 형태의 화폐와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여 수십억 명에게 금융의 자유를 주는 것이다.’ 리브라 백서에 가장 먼저 나오는 목표다. 금융 인프라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덕목은 신뢰(trust)다. 신뢰할 수 없는 인프라에서 금융 거래를 할 사람은 없다. 이를 위해 리브라는 특정 집단에 의해 휘둘리지 않게 했다. 탈중앙화를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했으며, 금융 데이터를 분리하기 위해 칼리브라(Calibra, 지갑)를 설계했다. 의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위해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ion)를 따로 뒀다. 아니, 정확히는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을 했다. 신뢰를 위한 방안은 명백했으나 당최 믿음이 가지 않는다. 리브라 협회의 구성원은 리브라의 설립 멤버이며, 그마저도 초기에는 페이스북이 결정을 주도한다. 리브라 네트워크는 기술 미숙으로 인해 프라이빗 체인으로 개발된다. 석연치 않다. 무엇보다 더 큰 불신은 23일 미국 의회에서 진행된 리브라 청문회에서 나온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원죄’. 페이스북의 탄생 스토리를 보자. 2004년,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미 하버드대 재학 시절에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로부터 ‘커넥터 유(Connect U)’ 플랫폼의 제작 의뢰를 받았으나, 아이디어를 도용해서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2019년에는 정치 컨설팅 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CA)에서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 정보를 선거에 이용했다가 걸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150여 개의 업체와 정보 공유 파트너 체결을 맺고 광범위하게 개인 정보를 팔아넘겼다. 페이스북은 개인 정보를 우리의 정보로 만들었다. 5조9000억(50억 달러)의 벌금을 통보받고 리브라를 만들었다. 일단 피하라 ‘신뢰 적자’ 상태에서 시작된 리브라는 중앙 정부에서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일개 사기업이 화폐를 발행하려 한다”는 청문회 발언에서도 잘 드러난다. 리브라는 단일 통화에 환율을 고정하지 않는다. 달러ㆍ유로ㆍ엔ㆍ파운드로 레시피에 맞게 배합한 환율로 고정된다. 덕분에 미국ㆍ유럽ㆍ일본ㆍ영국 등에서 규제에 맞게 리브라를 수정하려고 하는 중이다. 중앙 정부에서 호의 대신 적대적인 입장을 보이자 리브라 협회에는 대탈출이 일어나고 있다. 규제에 순응하면서 황금알을 순풍 낳는 사업을 일군 기업들이 선두에 섰다. 마스터카드ㆍ비자ㆍ이베이ㆍ페이팔 등이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리브라로 인해 중앙 정부의 눈 밖에 나는 건 비합리적이다. 리브라 연합의 참가비로 알려진 100만 달러를 선결제 하지도 않았으니 부담 없는 ‘노쇼(No Show)’가 벌어졌다. 어찌 이쁘랴 페이스북은 리브라의 성공보다는 출시에 더 노력하고 있다. 5조9000억 원의 벌금을 내기 위해, 신뢰 적자에서 탈출하기 위해, 저커버그는 연일 굽신굽신 여념이 없다. 백서에서 포부로 밝힌 17억 명의 금융소외 계층 대신 규제권에서 인정한 대상으로 범위를 좁혔다. 디지털 화폐 대신 자신들은 송금 서비스를 하는 유틸리티 토큰이라며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에 읍소했다. 전 세계는 달러를 쓰는 국가로 좁혀졌다. 탈중앙화는 중앙 정부의 규제를 준수하기 전까지는 리브라 출시를 하지 않겠다는 저커버그의 말로 대체됐다. 리브라의 출사표를 던지던 그때의 당당함은 이제 없다.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그리고 리브라는 현실 속에서, 현재 처한 상황에서, 일단은 벗어나는 방법만을 선택하고 있는 거 같다. 오로지 출시만을 위해 모든 걸 맞추고 낮추는 걸 보니 어떻게든 리브라는 세상에 나올 것이다. 비록 상상하던 모습이 아닐지라도, 그들이 그렸던 모습이 아닐지라도, 출시는 될 것이다. 물론, 예쁘게 보이진 않을 테다. 어찌 이쁘랴.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포럼 운영자 ※외부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조인디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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