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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2020년 리브라 되나?... 화폐의 역사로 본 운명은

임동민, 페이스북, 리브라, 저커버그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의 리브라(Libra) 관련 증언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리브라는 글로벌 포용 금융 시스템이 될 수 있다. 둘째, 리브라는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며,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 등 규제를 준수할 것이다. 셋째, 리브라는 대부분 달러에 연동될 것이며, 미국의 금융 리더십을 확장하고 미국의 민주적 가치와 감독 능력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넷째, 리브라는 글로벌 포용금융 제공과 미국의 리더십 확장을 위한 잠재적 접근방식이며, 페이스북이 아닌 리브라 협회가 주도할 것이다. 다섯째, 페이스북은 리브라로 얻게 될 금융정보에 대해 강력한 소비자 보호에 전념할 것이다. 한 마디로 리브라를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현대 화폐시스템의 탄생...국가와 은행의 결합 저커버거의 의회 증언 하루 전인 10월 22일 화요일 저녁, 한국의 서울 논스에서 <리브라노믹스와 디지털 경제의 미래> 두 번째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2020년 리브라 되나?’였고 문영훈 논스 공동창업자의 ‘리브라와 화폐의 과거ㆍ현재ㆍ미래’, 홍은표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거버넌스로 바라본 리브라와 기업의 화폐’ 발표가 있었다. 두 발표 모두 의미를 되짚어봐야 할 만큼 깊은 화두를 던졌기에, 필자가 두 번의 기고에 걸쳐 리뷰해 본다. 문영훈 공동창업자는 리브라에 대한 논쟁에 앞서 화폐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화폐 시스템은 국가와 은행의 결합으로 나타난 결과다. 로마제국의 몰락 이후 중세 및 지중해 무역시기의 유럽에서는 왕권이 약했고, 영주와 상인의 권력이 강화됐다. 국가간 교역이 발달하면서 환전상(money changer)은 은행가(banker)가 됐다. 16세기 국가간 상인ㆍ은행ㆍ교역 네트워크에서 환어음(bill of exchange)이 민간화폐(private money)로 사용됐다. 17~18세기에는 부채의 비개인화(depersonalization)와 양도가능성(transferability)의 점진적 증대로 신용화폐(trust money)가 탄생했다. 리브라, 지금은 화폐가 아니다 1694년 설립된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은 주권국가의 주화와 민간의 신용화폐가 결합해 국가의 신용화폐가 탄생한 계기다. 당시 영국 국왕은 전쟁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 당시 영국 은행가들이 왕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대가로 세금 지불을 위한 화폐 주조권을 획득한 것이 영란은행의 출발이다. 채무관계의 청산은 다음과 같다. 영국 국왕은 영란은행에 빚을 진다. 영란은행은 은행권을 발행한다. 백성들은 은행권을 사서 국왕에게 세금으로 납부하며, 국왕은 세금 지불의 표시인 영란은행권을 소각해 은행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현대화폐 시스템의 역사에서 화폐는 주권국가의 권력과 채무관계의 청산 체제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리브라(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전반에 해당)가 현대적인 의미에서 화폐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권의 양도와 채무관계의 청산 관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문영훈 공동창업자는 리브라가 현재로서 화폐기능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다만, 현재 페이스북 등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16세기 상인ㆍ은행ㆍ교역 네트워크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아닌지에 대한 역사적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질문을 남겼다. 금융기능은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리브라가 지금 당장 역사적 의미에서 살펴본 현대적 체제, 즉 주권국가의 주화와 민간의 신용중개 기능이 결합한 화폐기능(monetary function) 수행에는 불충분하더라도 글로벌 네트워크 측면에서 금융기능(financial function)을 제공할 수는 있다고 봤다. 마치 16세기 상인ㆍ은행ㆍ교역 네트워크에서 환어음(bill of exchange)이 민간화폐(private money)로 사용된 것처럼 말이다. 페이스북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리브라를 통한 기록으로 채무관계를 화폐처럼 교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리브라를 포함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향후 새롭게 도전할 미래 화폐 시스템의 영역을 세 가지로 구분해 제시했다. ①지하경제(Underground Economy) 영역, ②무력한 국가의 사법관할권과 주권(Weak National Jurisdiction & Sovereign) 영역, ③초국가적 디지털 사법관할권(Supranational Digital Jurisdiction) 영역이다. 세 경우는 각각 현재 주권국가 주화와 민간의 신용중개의 결합이 도달하지 못 했거나(지하경제), 약하거나(무력한 국가의 사법관할권과 주권), 새롭게 필요한(초국가적 디지털 사법관할권) 영역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 화폐의 역사를 통해 본 리브라, 되나? 리브라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그러나 대부분의 논쟁은 페이스북이라는 빅테크 기업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긍정적인 시각은 페이스북이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 기반이 글로벌 포용 금융 네트워크로 작동할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다(필자의 경우도 그리하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반성했다). 부정적인 시각은 대체로 페이스북의 거대함을 불편해 한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화폐 시스템에 대한 본질적 고민은 빠져 있는 논쟁에 불과할 수 있다. 화폐의 역사를 통해 본 리브라는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권력과 채무의 관계를 결합하면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못 하면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폐의 역사의 결정은 리브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달러화도, 유로화도, 위안화도, 원화도, 비트코인도 마찬가지 운명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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