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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과 블록체인... 탈중앙 실패 위기 닥쳤다

유성민, 합의 알고리즘, PoW, PoS

[유성민’s Chain Story] ‘애덤 스미스(Adam Smith)’라고 하면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을 떠올린다.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영국의 고전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주장했다. 개인의 이익 추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결과적으로는 공공의 이익이 기여할 것으로 믿었다. 때문에 정부가 시장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 시장경제의 역습, 시장 실패 기업 경쟁을 예로 보자. 기업은 경쟁사보다 더 많은 제품을 팔기 위해 더 저렴하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기업의 사익 추구 행위가 소비자 만족을 증진시킨다. 결과적으로 사익의 합이 공익에 기여한다. 그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완벽해 보인다. 단, 보이지 않는 손에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하나는 모든 기업이 선(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은 과도한 경쟁 압박 때문에 사회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은 노동자를 무작위로 해고하거나 급여를 깎아버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균형이다. 경쟁 균형이 맞춰져야 한다. 그리고 계속 유지해야 한다. 만약 유지되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는 손은 작동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업이 수년간 경쟁 속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다면 그 기업은 더 이상의 경쟁이 필요 없다. 독점의 폐해가 나타난다. 결국, 두 가지 전제가 전제돼야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에서 작동한다. 만약 제대로 작동을 못 한다면 이를 ‘시장 실패’라고 부른다. 1929년 세계 경제 대공황은 기업의 실패를 고려하지 못해 초래됐다. 기업의 이익 추구가 극도에 달하면서 기업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승자독식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독과점이 나타났다. ‘블록체인’과 ‘보이지 않는 손’은 닮은 꼴? 블록체인 관련 칼럼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둘이 묘하게 닮았다. 추구 방향부터 살펴보자. 블록체인과 보이지 않는 손은 무정부주의를 추구한다. 블록체인은 중앙 정부 화폐 발행에 반해 비트코인이라는 형태로 처음 등장했다. 보이지 않는 손 또한 정부 개입에 부정적인 이론이다. 둘의 전제 조건도 비슷하다. 블록체인도 대다수 참여자가 선한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합의 알고리즘 동작 원리를 보면 이러한 전제를 알 수 있다. 블록체인은 전체의 50%를 초과하는 참여자가 선한 것으로 보고, 합의 알고리즘은 이를 기반으로 다수결 원칙에 의해서 운영된다. 이러한 원리가 깨지면 블록체인은 안전하지 않다. 두 번째 전제도 같다. 블록체인은 채굴 균형이 균등하다고 가정한다. 독과점을 가정하지 않다. 작업증명알고리즘(PoW), 지분증명알고리즘(PoS), 위임된 지분증명알고리즘(DPoS) 등은 채굴자의 합의 정도가 중앙 독점화되지 않을 만큼 균등한 것으로 본다. ‘탈중앙 실패’라는 위기에 처한 블록체인 처한 위기도 비슷하다. 블록체인도 탈중앙 실패라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유는 채굴 균형이 균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과점 형태를 보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굴 산업 현황을 보자. 암호화폐 마켓 분석 전문업체 롱해시(LongHash)는 PoW 기준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굴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상위 5개의 비트코인 채굴자 합이 62.9%에 이른다. 이더리움의 경우는 더 심하다. 상위 5개 채굴자 합이 66.6%에 이른다. 상위 2개 업체의 합은 절반(48.6%)에 육박한다. 블록체인은 탈중앙을 지향하기 위해 나온 플랫폼이다. 그런데 현재 구조는 중앙집중구조와 다를 게 없다. 클라우드는 중앙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면서 이익을 얻는다. 소수의 상위 채굴자들도 블록체인 운영 조건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 그래소 PoS가 등장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지난 데브콘 5(Devcon 5)에서 채굴 방식을 PoW에서 PoS로 바꿔 더 안전한 이더리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악의적인 채굴자에게 지분 몰수라는 벌칙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언은 채굴자의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이더리움을 더 안전하게 할 있을지는 몰라도, 블록체인의 탈중앙성에 관해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PoS도 탈중앙 실패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PoS는 지분으로 넣은 코인량과 이러한 기간의 곱으로 합의 결정 권한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 해당 곱의 결과가 클수록 운영 권한이 커진다. 이는 또 다른 독점 문제를 불러온다. 특히 시장 실패에서 보이는 승자독식의 문제가 발생한다. 지분이 많은 채굴자는 블록 생성에 관해 보상받을 확률이 높은데, 이는 해당 채굴자가 활용할 수 있는 지분량을 늘리게 한다. DPoS는 PoS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서 등장했다. DPoS는 PoS와 달리 간접 민주주의 방식이다. 지분 보유자가 직접 블록체인 운영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른 채굴자에게 위임해서 블록 생성 권한에 간접적으로 참여한다. 그런데 DPoS를 쓰는 이오스(EOS)의 경우, 위임받는 채굴자 역시 중앙 독점화할 위험이 있다. 중국계 BP(블록 프로듀서)들간의 담합 논란이 그 예시다. 합의 알고리즘에서 해결책 찾아야 우울한 얘기만 늘어놨다. 블록체인 비관론자들이 ‘그것 봐라’라는 비웃는 환청이 들릴 지경이다. 그들에겐 죄송하지만, 블록체인의 탈중앙 실패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경제학자가 시장 실패의 해결책을 정부 개입에서 찾은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에도 정부 개입이 필요할까. 아니다. 현실 세계의 사회 공학에 따라 경제가 움직인다면, 블록체인은 가상에서 동작한다. 블록체인이 탈중앙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음 회에서 알아보겠다.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호대학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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