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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C Report] 확장성 위해서라면, 블록체인 버릴 수 있다

UDC, 확장성, 그라운드X, 헤데라해시그래프

[UDC2019 Report]-3 변동성을 줄이는 건 돈이 돈이 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다. 확장성(Scalability)은 블록체인 서비스가 실생활에 뿌리를 내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확장성은 사전적 의미로 ‘사용자 수 증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도’다. 간혹 초당 트랜잭션 처리속도(TPS)의 개선 만을 확장성 문제의 해결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TPS는 확장성의 일부일 뿐이다. 거버넌스(governance) 개선이나 서비스 방식에 긍정적 변화를 주는 경우도 확장성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확장성이란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걸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서비스를 편하게 쓸 수 있는 요소의 모든 것을 말한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2017년 들어 이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확장성 문제가 공론화됐다. 이때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던 프로젝트는 이더리움이다.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이더리움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7년 말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마비시켰던 블록체인 기반의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를 떠올리면 된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확장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라즈마(Plasma)나 샤딩(Sharding) 등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런 확장성 개선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는다. 이런 약점을 공략해 다른 플랫폼 프로젝트다 도전장을 내민다. 한때 부테린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댄 라리머(Dan Larimer)가 고안한 이오스(EOS)다. 확장성을 위해 탈중앙화를 희생했다 라리머는 탈중앙 거래소 비트셰어(BitShares)를 만들고 블록체인 기반 SNS 플랫폼인 스팀잇(Steemit)을 공동 창립한 인물이다. 이오스는 그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이더리움이 직면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포하며 등장했다. 단, 라리머는 문제 해결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탈중앙화를 희생했다. 노드(nod)의 숫자를 대폭 줄여 TPS를 개선하고, 합의 알고리즘도 위임지분증명(DPoS)을 채택해 거버넌스 효율을 높였다. 이오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시점이 마침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확장성에 대해 사람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한 때다. 이더리움에 대한 실망에 비례해 이오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커져만 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정작 이오스가 론칭 되자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 노드 수를 줄이고 합의 알고리즘을 바꿨더니 TPS는 이더리움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 하지만, 거버넌스 자체가 흔들렸다. 중국계 거래소가 이오스의 메인 노드(BP, Block Producer)를 장악, 여러 안건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통과시켰다. 현실 세계에 비유하자면 이오스가 채택한 DPoS 방식은 대의 민주주의인데, 대의 민주주의의 문제점이 이오스 거버넌스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이오스 거버넌스의 틀을 잡기 위해 만들어진 ‘이오스 임시헌법’도 투표 하한선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급기야 임시헌법 무효화를 골자로 하는 안건이 과반수 BP에 의해 날치기 통과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오스가 직면한 문제는 최근 개발사인 블록원(Block.one)이 개입하면서 차츰 해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오스에서 벌어진 거버넌스의 붕괴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 꼭 퍼블릭 블록체인일 필요는 없다 이더리움과 이오스 대결의 결과와는 별개로 암호화폐 시장 자체가 암흑기에 접어든다. 백서만 가지고도 수백억 원을 끌어 모으던 ‘봄날’은 갔다. 보다 현실적인 솔루션이 시장의 주류가 됐다. 자금 모집은 ‘선 펀딩, 후 서비스’ 구조의 ICO(암호화폐공개)에서 ‘선 서비스, 후 펀딩’ 구조의 리버스ICO로 흐름이 바뀌었다. 거버넌스 운영은 퍼블릭(Public) 블록체인에서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 방식이 선호되기 시작했다. 특히, 기업 단위에서 블록체인을 써야 할 때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운용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때 나온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기업형 블록체인 아르고(Argo)다. 기업들이 각자 메인넷을 발표하고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드는 방식이 시장의 트렌드가 됐다. 2019년 들어 기업형 블록체인(Enterprise Blockchain)은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텔레그램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톤(TON)은 2018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2019년 10월 31일이 돼서야 메인넷 론칭이 현실화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인프라를 활용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페이스북은 2019년 6월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를 발표했다. 목표한 론칭 시점은 2020년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클레이튼(Klaytn)이 기업형 블록체인의 선두에 있다. 클레이튼은 2019년 6월 메인넷을 정식으로 선보였고, 7월에는 함께할 9개의 비앱(BApp, Blockchain Application)을 공개했다. 거버넌스는 완전 분산화 방식을 추구했던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이른바 ‘일부 분산’ 방식이다. 이를 통해 퍼블릭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보자면 최초 기업형 블록체인에 대한 의제가 나왔을 때 도입된 형태인 하이브리드형 블록체인과 유사하다. 현재 그라운드X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한정판 ‘클레이튼폰’(갤럭시노트10)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2019년 9월 4일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에서 “개인 디지털 자산 관리 지갑인 클립(Klip)을 올해 내로 카카오톡에 런칭할 예정”이라며 “또한 2020년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고 2021년에는 통합 블록체인 서비스를 내놔 디지털 자산화를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is 뭔들? 블록체인만 있으면! 2018년 초 김진화ㆍ유시민ㆍ정재승ㆍ한호현 등이 패널로 나섰던 JTBC 암호화폐 토론회를 기억하는지. 당시 유시민 작가 주장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은 긍정적이지만, 암호화폐는 쓰여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유 작가의 주장과 비슷한 방향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해 온 기업이 여럿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IBM이다. IBM은 리눅스 재단이 주관하는 오픈소스 기반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하이퍼레저 페브릭(Hyperledger Fabric)’을 오래 전부터 사용했다. 2014년 무렵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IBM은 현재 블록체인 기반의 물류 추적이나 신원 확인 등의 기술을 이끌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와의 뚜렷한 차이라면 IBM의 프로젝트에는 암호화폐가 없다는 점이다. SK텔레콤 등 국내외 여러 대기업 역시 암호화폐가 없는 블록체인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암호화폐가 개입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나 투기적 이슈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은 필요 없다? 문제는 분산원장! 반대로 블록체인 없이 ‘분산원장기술(DLT,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프로젝트도 있다. 예를 들어, UDC2019에서 소개된 헤데라 해시그래프(Hedera Hashgraph)는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는 플랫폼이다. 이 프로젝트는 PoW나 PoSㆍDPoS 등 블록체인에서 활용되는 증명방식이 아니라 해시그래프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여기에 39개의 회원사가 행정관리를 하는 방식으로 거버넌스를 유지한다. 현재 회원사에는 IBMㆍ보잉 및 노무라홀딩스 등이 있다.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가십 프로토콜(Gossip Protocol)’이라는 ‘방향성 비순환그래프(DAG, Directed Acyclic Graph)’를 도입해 블록체인 트릴레마(Trilemma)를 극복하고자 한다(블록체인 트릴레마는 확장성(Scalability)ㆍ탈중앙화(Decentralization)ㆍ보안성(Security) 등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블록체인의 한계를 뜻한다). 이 프로젝트의 창시자 겸 수석과학자 리먼 베어드(Leemon Baird)는 UDC2019 전문가 세션 강연에서 “우리(헤데라 해시그래프)의 컨센서스 서비스를 통해 성능ㆍ신뢰도ㆍ공정성ㆍ프라이버시 등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에 따르면, 데이터를 여러 샤드(shard)에 중복 저장할 수 있게 하는 샤딩은 원장의 성능ㆍ신뢰도ㆍ공정성을 높여주지만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취약하며, 사이드 체인(side chain)은 성능과 공정성은 높으나 신뢰도와 프라이버시 보호는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시그래프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핵심은 ‘사용자 친화’다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등장한 수많은 프로젝트는 업계에 현실 감각을 심어줬다. 한동안 TPS 논쟁이 벌어졌지만,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프로젝트는 탈중앙화나 보안성에선 결함을 보였다. 블록체인의 트릴레마가 업계의 난제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새로운 프로젝트의 등장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오스는 최근 하드포크를 단행하며 무너진 거버넌스를 재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오랫동안 BP를 장악했던 중국계 거래소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흐름도 EOS에는 희소식이다. 기업형 블록체인에서는 기술적 성과보다는 관련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페이스북 리브라만 봐도 그렇다. 기술 측면만 보자면 별다를 게 없지만, 범 페이스북 그룹의 유저가 24억 명에 이르고 리브라 연합을 구성하는 파트너 사가 쟁쟁한 100개 기업에 달한다. 거버넌스 방식도 새롭지 않다. 초기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운영하다가 특정 시점이 되면 점진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기존의 다른 여러 프로젝트와 비슷하다. 그런데도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거버넌스’라서 눈길이 간다. 국내에서 클레이튼이 유독 주목을 받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확장성의 본질에 대한 문제다. 아직까지도 업계에서 확장성이라고 하면 TPS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단순히 TPS로만 보면 비자(약 3500tps)나 마스터 카드(약 2000tps)의 TPS를 뛰어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러한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TPS를 얻은 대신 탈중앙화와 보안성을 잃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헤데라 해시그래프의 가십 프로토콜 역시 TPS에 치중해 운영 시스템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가십 프로토콜은 하나의 노드가 다른 불특정 복수 노드에 가십이라는 정보 공유 프로토콜을 전달하는 알고리즘이다. 이 전파 방식이 바이러스가 퍼지는 모습과 비슷해서 ‘전염병 프로토콜’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빠른 전파 속도를 자랑한다. 그런데 해시그래프를 비롯한 DAG 방식은 한 개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때 두 개의 트랜잭션을 검증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한 개 거래를 확정하려면 적어도 두 개의 거래가 있어야 유효한 검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실질적 거래는 미미한데 검증해야 하는 양이 많을 때 DAG 방식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검증 트랜잭션에 대한 중간 값을 취하는 방식으로 DAG의 묵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중간 값을 매길 경우 무결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TPS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시스템이 무너져 궁극적으로 확장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확장성을 위한 확장성 프로젝트가 아닌, 사용자 친화를 위한 확장성에 대한 고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9월 4~5일 인천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렸던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19’를 보고서로 정리했습니다. 전체 보고서는 https://static.upbit.com/reports/udc2019_report.pdf 에서, UDC2019 강연 동영상 및 발표자료는 https://udc.upbit.com/program/detailed_program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업비트의 후원으로 제작됐습니다. 1. 카카오를 말하지 인터넷을 말하지 않는다 2. 돈의 UX는 안정성! 변동성을 제거하라 3. 확장성을 위해서라면, 블록체인도 버릴 수 있다? 4. 라스트 로맨티시스트, 이더리움2.0을 기다리며 5. 파워 블로거가 파워 ‘블로거지’ 된 까닭은 6. 당신의 데이터는 돈이다 7. 부패한 정부도, 은행도 없다… 1대1로 돕는다 8. 엄마들에게 고함, 게임 하면 돈이 나옵니다 9. 블록체인이 예술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10. 정부여, 투기가 아닌 투자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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