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검색

혁신의 최전선에서 뛰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ICO, 금융감독원, IEO, 크라우드펀딩

“저희 메인 구경 한 번 와 주세요. 조금 재밌는 사업을 시작하고 메인을 개편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잘 봐 주시고, 피드백 부탁드려요.” C거래소 지인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랜 만입니다. 연락 없는 동안 뭐하나 했더니 ‘재밌는 사업’을 준비했더군요. 재밌는 사업은 시쳇말로 ‘신박’했습니다. 이것은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거래소를 통한 암호화폐 자금조달)인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인가.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회사가 아닙니다. 규제 울타리 밖에 있습니다. 분명 ‘암호화폐 거래’라는 금융회사에서 일어나는 경제활동인데도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자의 지위는 통신판매업자 등입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가 ‘규제를 받을 테니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외면했습니다. ‘너희는 떠들어라, 우리는 간다’는 식의 마인드입니다.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게 국민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자칫 정부가 암호화폐를 인정한 것처럼 해석할 수 있다는 거죠. 사회병리 현상과도 같았던 2017년 말~2018년 초의 광풍이 불어닥칠까 지레 겁먹은 겁니다. 국내에서 ICO(암호화폐공개)는 2017년 9월 말부터 금지됐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금지도 아닙니다. 금융당국이 방침을 발표한 이후 ICO와 관련한 어떤 법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가이드라인으로만 ICO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대표에게 “위법도 아닌데 한번 해 보고 금융당국이 뭐라 하면 법원에서 붙어봐라”라고 ‘펌프질’을 좀 했습니다. 법 조문이 없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반드시 이길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그 대표는 ‘기자가 뭘 알겠느냐’는 식으로 자조했습니다. “그래서 이겨봐야 뭐합니까. 그 사이 회사는 이미 망했을 텐데.” 법은 없지만 현실에서 ICO는 금지돼 있습니다. 2년 가까이 흘렀지만 관련된 규정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프로젝트들은 ICO를 하지 않고 기관 대상 프라이빗 세일만 하거나, 여러 단점에도 해외에 재단을 세우고 ICO를 진행했습니다. C거래소가 추진하는 방식은 뭔가 새로웠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ICO는 없었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새로운 방식의 ICO입니다. 크라우드펀딩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ICO를 제도권으로 끌어왔습니다. ICO를 암호화폐 공개, 혹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크라우드펀딩이라고도 풀이합니다. 자금 모집 방법이 크라우드펀딩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차이라면 크라우드펀딩은 현금(법정화폐)으로 투자금을 받고, ICO는 암호화폐(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로 투자금을 낸다는 점이죠. 크라우드펀딩은 엄연하게 법의 울타리 안에 있는 합법적인 자금 모집 방법입니다. 곧, 크라우드펀딩 업체를 통하면 ICO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입니다. C거래소의 역할은 뭐냐고요? 해당 프로젝트가 과연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도 괜찮은 정도인지를 점검합니다. C거래소는 설립 초기부터 리서치 센터를 운영했습니다. C거래소는 거래소 상장 심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심사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흘 뒤, 커뮤니티 카카오톡방에서 이상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C거래소가 크라우드펀딩을 취소했다는 내용의 공지를 홈페이지 올렸다고요. 홈페이지 들어가 확인해 보니 정말 취소했습니다. C거래소 지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를 물었습니다. 이런 답이 왔습니다. ‘저한테 어떤 분이 “한국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이런 기업과 사업을 만들어 내다니” 라고 하셨는데…. 제가 혁신이 부족했나봅니다.’ 이 답과 홈페이지 공지가 담고 있는 내용의 의미를 마음대로 해석한 후,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냈습니다. ‘제가 보기엔 조금 나이브(naive) 하신 것 같네요.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니 당연히 자금모집 진행 후 당연히 거래소 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투자자들의 심리를 간과한 게 아닌가 싶네요.’ 저는 이것이 C거래소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의 핵심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C거래소가 스타트업이다보니 너무 낙관적으로만 생각해서 국내 투자자의 특성은을 고려하지는 않았는지…. 잠시 후 놀랄만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그 정도 생각 안했을 사람이었을까요. 그냥, 이 나라는 역시 안 되겠구나….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잠시 후 다른 매체에서 기사가 나왔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크라우드펀딩 업체 측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암묵적인 압력을 행사했다고. 그리고 그 압력을 견디다 못한 크라우드펀딩 업체가 C거래소에 펀딩 취소를 요청했다고요. 자칫 ICO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우려였습니다. 나이브한 건 저였습니다. 규제 리스크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업체가 규제의 울타리 안에 있으니, 당연히 규제 사각지대와 관련한 문제는 해결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규제 밖이냐 아니냐가 아니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금융당국은 2017년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와 관련한 그 어떤 활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입니다. 사정을 알고 나선 지인이 걱정됐습니다. 잘나가는 외국계 금융회사에 다니다 가능성만 믿고 암호화폐 시장으로 넘어왔습니다. 규제의 장벽에 막혀 혹여나 이 판을 떠날까 걱정됐습니다. 산업이 크려면 인재가 들어와야 합니다. 있는 인재마저 나가는 산업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나름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얼마 후 이런 답이 왔습니다. ‘전의 상실한 건 전혀 아니에요. 그냥 지난 두어 달 동안 밤낮없이 주말 반납하고 일해서 좀 피곤한 만큼 일주일 정도 푹 쉬고, 다음 사업 아이템도 구상해놓은 게 있으니 또 달리면 됩니다.^^’ 아직 희망이 있다는 건 이런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의 최전선에서 뛰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혹여나 지치지 않도록, 옆에 있겠습니다.

조인디 logo
j o i n
d

Article Title

  • J loading image
  • O loading image
  • I loading image
  • N loading image
  • D loading image

RE: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