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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성을 쌓으면 망하고 길을 뚫으면 흥한다

김문수, 플랫폼, 토큰 이코노미

[김문수's Token Biz]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뚫는 자는 흥한다.” 몽고의 명장 톤유쿠크(Tonyuquq)의 비문에 새겨진 글귀입니다. 플랫폼 사업 전략에 눈을 뜬 국내 기업들이 각자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한국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플랫폼 기업이 많지 않습니다. 유튜브(YouTube)처럼 거대한 글로벌 거대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 네이버(NAVER)조차도 그 공세를 막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딱히 구글(Google)이 검색엔진에 대한 광고를 공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아마존 AWS가 장악했고, 국내 스타트업이 많이 사용하는 업무용 협업 도구 슬랙(Slack)의 시가총액은 15조 원에 달합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곧 마주하게 될 글로벌 간편 결제 솔루션 스트라이프(Stripe)의 시가총액은 40조 원에 달합니다. 이렇듯 국내 플랫폼 기업을 위협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은 다음의 7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원가의 비율이 낮습니다. 글로벌 플랫폼은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회원을 모집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확장하기 때문에 매출액 대비 원가의 비율이 낮습니다. 같은 사업 모델을 가지고도 국내 플랫폼 기업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비해 원가 비율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투입하는 인력의 규모가 큽니다. 대형 사업의 플랫폼은 물론이고, 아주 작고 특수한 니치 마켓(niche market) 기반의 플랫폼이라도 글로벌 단위의 리더십을 확보하면 규모의 경제가 나옵니다. 온라인 설문조사라는 작은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누리고 있는 서베이몽키(Survey Monkey)라는 미국 스타트업은 직원수가 800여 명입니다. 최근 서베이몽키를 위협하며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입력 양식에 특화된 타입폼(Typeform)이라는 스페인 스타트업도 직원수가 200여 명에 달합니다. 셋째, 시가총액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코딩 없이 마우스 클릭만으로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는 윅스(Wix)의 시가총액은 7조 원에 달합니다. 국내 기업 카페24 시가총액의 12배가 넘습니다. 시가총액이 크면 신규 자금 조달에서 같은 지분을 내주어도 훨씬 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은 차등의결권이 담긴 주식을 발행할 수 있어서 창업자들이 경영권 위협을 덜 느끼면서도 국내 기업보다 훨씬 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넷째, 포괄적 언어 전략을 구사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영어는 기본이고, 스페인어ㆍ독일어ㆍ프랑스어ㆍ중국어ㆍ일본어 등 여러 가지의 언어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며 전 세계 회원들을 끌어 모읍니다. 하나의 서비스에 언어팩을 추가하여 디지털 환경에서 여러 국가를 동시에 공략하며 뻗어나갑니다. 다섯째, 오픈소스와 오픈API로 전 세계 개발자들을 끌어들입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성을 쌓기보다 자신을 전략적으로 개방하여 더 넓은 공간을 창출합니다. 이더리움 기반 토큰의 양식으로 많이 쓰이는 ERC-20의 명칭도 개발자들로부터 20번째로 접수된 이더리움 성능 개선 요청(Ethereum Request Comment)의 약자에서 온 것입니다. 여섯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끼리 서로 연대합니다. 윅스는 메일침프ㆍ지메일ㆍ페이팔ㆍ이베이 등과 연동해 고객들에게 파트너사를 소개하고 부가수익을 공유합니다. 타입폼은 오피스365ㆍ세일즈포스ㆍ구글닥스ㆍ슬랙ㆍ트렐로ㆍ에버노트ㆍ드롭박스 등과 연동해 편리함을 제공하고 고객을 묶어 둡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서로 연대해 거대한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끼지 못한 국내 기업은 더욱 어려운 경쟁을 하게 됩니다. 일곱째, 무엇보다 고객들은 인터넷을 통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 인터넷 환경에서는 한국의 쿠팡에서 쇼핑을 하고 잠시 미국 기업 넷플릭스(NetFlix)에서 영화를 보다가 중국 기업 텐센트가 인수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게임 몇 판을 즐기고 미국 기업 유튜브로 음악을 들으면서 잠드는 일상이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고객은 국내와 해외의 국경의 장벽이 없습니다. 이처럼 국가 간의 경계가 무의미한 디지털 공간에서 국내에 갇힌 좁은 시야만으로는 성장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의 ‘1인 영상미디어 산업 진흥을 위한 입법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의 국내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금 부과와 국내법 적용이 어렵습니다. 이것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면 해당 해외 국가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관점을 바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얼만큼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인지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수비보다 공격이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대한민국은 더욱더 공격적인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제일 큰 자체 내수 시장이 있고 일본은 오래전부터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일본 특유의 내수 시장이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ㆍ일본과는 다른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가야 합니다. 과거의 관점에서 익숙한 규제를 지키기보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유리한 확장 전략을 설계해야 합니다. 블록체인과 크립토(Crypto) 산업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펼치는 플랫폼 기업들이 창의적인 방식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구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기업이 발행한 토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회원으로 가입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금강제화에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금강제화의 상품권을 가지고 있으면, 결국 금강제화의 구두를 구입할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향해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면 내수에 만족하는 중국ㆍ일본과는 다른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격이 늦어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로부터 계속 수세에 몰리면, 내수 시장으로 버틸 수 있는 중국ㆍ일본보다 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김문수 aSSIST-CKGSB Top-tier EMBA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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