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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선과 비트토렌트에서 지난 2년간 일어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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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TRON) 창립자 저스틴 선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암호화폐 업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최근 상장된 코인 BTT는 비트토렌트(BitTorrent)가 발행한다. 미국 기업인 비트토렌트는 2018넌 7월 1억 4,000만 달러에 트론이 인수한 개인간 P2P 파일 공유 업체다. 영화, 음악, 문서 등 다양한 파일을 인터넷에서 P2P 방식으로 전송,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BTT는 지난 2월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거래소에 상장됐다. 1원에 상장된 BTT는 4월 13일 오후 현재 10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하루 거래대금은 수 천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트론이 비트토렌트를 인수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비트토렌트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저스틴 선의 비트토렌트 인수 직후 2년간 일어난 일들을 미국매체 더 버지는 작년 9월 29일 보도했다. 이 보도는 작년 10월 19일 중국매체 체인뉴스를 통해서도 조명된 바 있다. 다음은 보도 전문. (※ 장문 주의) # '천의 얼굴' 저스틴 선과 그의 사무실에 숨겨진 모든 것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는 기자 겸 라디오 프로듀서 크리스 할랜드-더너웨이(Chris Harland-Dunaway)는 2020년 9월 30일 미국 매체 The Verge에 '노이즈 마케팅의 왕, 저스틴 선이 가진 천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고를 했다. 그는 당시 18명에 달하는 트론(TRON)과 비트토렌트(BitTorrent)의 전현직 직원들과 직접 인터뷰하고 그들의 증언을 청취했다. 비트토렌트 인수와 함께 저스틴 선이 어떤 식으로 직원들에게 폭군처럼 군림했는지, 포르노 애플리케이션을 추구하는 BT Live에 숨겨진 목적, 그리고 그동안 저스틴 선과 관련해 발생한 사건에 대한 전말을 상세히 담았다. 실리콘 밸리 기업의 운영 방식이 발빠른 실행과 기존 관념을 깨뜨리는 데 있다면 비트토렌트(BitTorrent)는 예외적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프로젝트를 창의적으로 끈기있게 개선하려는 태도를 가진 반면, 미국인 직장인이 그러하듯 제시간에 퇴근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타트업이 가진 전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얘기다. 200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18년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 세계 최대 파일 공유 서비스 업체라는 영향력이 있었지만 돈은 벌지 못했다는 얘기다. 비트토렌트의 한 직원은 느린 속도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트토렌트가 급속한 발전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수 있다. 새로운 수익 채널 구축이 어려워지면서 이 회사는 불량 자산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적극적으로 이 회사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침체를 벗어날 유일한 길은 돈 많은 구매자가 나서주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비트토렌트에 대한 평판은 복합적이었다. 핵심 기술은 노드간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를 빠르게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종종 이들 대용량 파일이 불법 복제된 영화나 음악이었기 때문에 기술에 비해 좋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비트토렌트가 칭찬받는 부분은 '탈중앙화' 구상이다. 즉 회사 뿐만 아니라 많은 사용자에게 분산화된 부담과 책임을 지게 한다는 것. 탈중앙화의 철학은 사용자를 방해하지 않는 비트토렌트의 기업 문화를 형성했다. 대신 불법적으로 유포된 불법 콘텐츠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기술적 배경도 마련됐다고나 할까. # 이더리움 백서 베끼기와 TRX 가격 끌어올리기 세계 최대 파일 공유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비트토렌트 인수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2018년 7월 23일의 일이다. 등장한 구매자는 중국의 젊은 부자 저스틴 선이었다. 인수자로 그가 거명되자 모든 것이 매칭되기 시작했다. 저스틴 선은 베이징에서 트론(TRON)이라는 암호화폐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비트토렌트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분야의 전반적인 철학도 탈중앙화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몇몇 비트토렌트 직원은 흥분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오, 쿨하다, 암호화, 이건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라는 것이었다. 비트토렌트는 불법 복제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었지만 저스틴 선은 주저하지 않았다. 나중에 비트토렌트 직원들은 그가 도리어 이런 부분을 적극 이용하기 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 저스틴 선은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었다. 우선, 암호화폐 관심자들은 저스틴 선이 과거 발표한 트론의 백서가 이더리움을 포함한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거의 유사하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었다. 트위터에는 트론의 백서가 표절이라는 지적과 함께 특히 두 가지 다른 프로젝트의 백서를 베꼈다는 지적이 넘쳐난다. 암호화 개발자 후안 베넷(Juan Benet)은 트론의 백서 44페이지 가운데 3페이지에는 '이더리움의 기본 컨트렉트'가 그대로 포함되어 있고 9페이지는 후안 베넷 자신의 탈중앙화 프로젝트에 명시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 그대로 복사됐다고 주장했다. 트론에 몸담았던 한 전직 직원은 트론의 백서가 다른 백서와 구별이 안된다며 "명백한 표절"이라는데 동의했다. 저스틴 선은, 백서에 유사한 부분이 나오는 것은 중국어를 영어로 급히 번역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하며 공개 변호했다. 비트토렌트 직원은 이런 논쟁을 조용히 지켜봤지만 신임 보스는 내부 직원들에게 어떠한 추가 해명도 하지 않았다. 트론의 전직 직원은 "트론에 고용된 신입 사원은 몇 달 안에 저스틴 선의 세계관에 세뇌 당할 것이며 회사의 내부 비즈니스 전략은 명백히 '이더리움의 복제'"라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트론의 또 다른 전략은 '토큰 발행과 가격 끌어올리기'다. 이 전략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트론의 토큰 TRX를 뛰어나 보이도록 만들고 전세계 사람들이 법정통화를(인민폐나 루피 또는 미국 달러든 상관없이) 트론으로 교환하도록 함으로써 TRX의 시장 가치와 저스틴 선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 만약 암호화폐와 비트토렌트 프로토콜이 탈중앙화된 아이디어에 기반한 기술이라면, 트론의 비트토렌트 인수는 저스틴 선의 중앙화 역량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교하게 진행된 M&A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더리움 백서 표절은 저스틴 선이 윤리적으로 의심받는 행동의 출발점일 뿐이다. 그는 테슬라 자동차를 경품으로 주거나 워런 버핏과의 점심에 수 백만 달러를 지출했고 불법 복제나 포르노를 이용한 제품 출시를 장려하는 등의 기행을 저질러 왔다. 또한 그에게는 임직원을 위협했다거나 폭력을 저질렀다거나 하는 다양한 사건에 연루된 오명도 씌워져 있다. 비트토렌트가 인수될 당시 직원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그러나 그때는 저스틴 선의 대담한 행동과 노이즈 마케팅이 끝나고 나면 이 회사의 안정적이고 조용한 업무 환경이 철저히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저스틴을 주목해온 사람이라면 그의 트론에 대한 지배가 단지 권력남용과 부단한 승리의 결과물이라고 만은 생각지 않을 것이다. 저스틴의 많은 이야기 가운데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기 위해 나는 비트토렌트와 트론에 근무하는 미중 양국 고위직과 직원들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총 18명의 내부자(현직 또는 퇴사자) 대부분이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조건으로 대화에 응했고 실명 공개를 승인한 사람은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저스틴 선과 트론은 반복되는 나의 코멘트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회신도 보내지 않았다. # 저스틴 선은 신동인가 악동인가 저스틴 선의 외모는 선량하기 이를 데 없다. 외부인들은 그를 그 자신이 얘기했던 '신동'으로 묘사한다. 올해 31세인 그는 알리바바의 공동 창업자이자 아시아 최고 부자 마윈이 설립한 '후판(Lakeside) 대학'을 졸업했다. 그의 자서전 <용감한 신세계(Brave New World)>에 따르면, 마윈과의 만남을 부와 성공의 길로 인도하는 영감을 얻은 계기로 설명하고 있다. 저스틴 선의 인스타그램 첫 게시물에는 그가 마윈과 나란히 서서 후판대학 졸업장을 들고 있는 사진이 올라가 있다. 이것은 마치 그를 마윈의 제자처럼 보이게 한다. 저스틴 선의 첫 번째 잭팟은 중국인을 위한 '페이워(陪我)라는 앱에서 나왔다. '페이워'는 문자가 아닌 음성 기반 대화 플랫폼으로 '사운드 가치 소셜'이라는 신개념을 제시해 2020년 기준 4,8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낯선 사람 끼리의 대화에 초점을 맞춘 이 앱은 대화방 개설자가 상대를 유혹하는 목소리를 낸다거나 침실 대화를 넘는 채팅방도 무수하다. 콘텐트가 청각 음란물 수준인 경우도 많아 이 앱이 성공한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페이워'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에서 삭제되었고, 중국 정부기관에 의해 '사회주의적 가치를 훼손한' 앱에 포함되었다. 베이징과 샌프란시스코를 왕복하며 저스틴 선은 1억 4천만 달러에 비트토렌토를 인수했다. 그런데 이 거래는 미중 양국의 갈등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미국은 중국 기업이 미국의 방대한 지적재산 채널을 인수해 중국으로 가져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여름,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에 손실을 초래했고 미국은 거의 이익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토렌트를 인수한 저스틴 선은 한 발은 베이징에, 다른 한 발은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이런 험악한 분위기를 뛰어 넘었다. 비트토렌트의 고위 임원은 미국 정부가 인수 심의를 진행할 것에 대해 우려했다. 저스틴 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직 고위 임원은 저스틴 선이 "이 장애물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 이런 시각은 매우 놀라웠고 이것이 그의 사고 방식이었다"면서 "문제가 덜 심각하다 해도 어쨌든 미국내 규정 위반 소지는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스틴 선은 이런 우려를 한 문장으로 비껴갔다. 이 문장은 사내에서 유명한 말이 됐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I think it's okay)" 마윈의 타오바오(Taobao)조차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미국 무역대표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나 비트토렌트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회사의 고위직과 변호사들이 회색 지대를 피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기술적으로 접근하면서 불법 콘텐츠를 배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리는 합법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게 당시 그들이 내세운 주장이었다. 저스틴 선의 생각은 이제 암호화폐의 '서부시대'로 향했다. 여기에는 명확한 규칙도 없고 법률 규제도 뚜렷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비트코인의 등장 이래 일련의 암호화폐들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었고 완전히 투기적이었다. 트론의 마케팅 포인트는 그들의 토큰이 조작될 수 없고 특정인에 의해 통제될 수도 없다고 홍보하는 것이었다. 트론의 공식 마케팅 슬로건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Decentralized Network)'다. 저스틴 선의 비트토렌트 인수는 커다란 이익을 가져왔다. 비트토렌트는 고속도로 옆 경사로에 위치한 낡은 건물에서 나와 하워드가 301번지의 고층 건물로 이사했다. 한 전직 직원은 말했다. "새 사무실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들은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것도 표준이 되었다. 그 당시 비트토렌트 직원들은 화상 회의를 통해서만 저스틴 선을 만났다. 그를 실물로 처음 만났을 때 받았던 인상에 대해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매우 평범하고 누가 다가가도 좋을 것 같은 태도를 보였어요. 마치 휴가를 떠나온 평범한 청년같았죠." 저스틴 선은 마침내 자신의 암호화폐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그는 그의 상징과도 같은 커다란 파인애플 모양의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구찌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트론의 TRX ICO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저스틴 선은 직원들에게 자신이 언제가는 빌 게이츠 보다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생활에서도 그는 자신을 유명인이라고 생각했고 잘 웃지도 않았다." 그를 위해 테이크아웃 음식을 사무실로 배달해주는 조수가 따로 있었다. 다수의 직원들은 저스틴 선이 오만한 태도로 직원들에게 군림했다고 주장했다. 저스틴의 한 비서는 저스틴 선의 백팩을 대신 메고 늘 저스틴의 반 걸음 뒤에 서서 졸졸 따라 다녔다. 이런 행동은 자신의 명성과 힘에 대한 그의 자신감을 더욱 강화했다. 영어를 구사하는 평범한 직원들은 "하이, 저스틴"하며 자연스럽게 그와 인사했지만 중국인 직원들은 격식을 갖춰 그를 "쑨종(선 대표님)"으로 불러야만 했다. 한 중국인 직원은 "핵심 수하들과 이야기할 때 저스틴의 자세는 더욱 가관이었지만 중국인들은 더 큰 스트레스도 잘 받아들이는 편이었다"라고 말했다. 저스틴 선은 특정 회의실을 매우 좋아했고 그곳을 전용 사무실로 사용한다. 밖에서는 불투명 유리벽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직원들은 저스틴이 지시한 업무 수행을 위해 가끔 그곳에 들어갔는데, 그때 봤던 장면들은 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저스틴 일행은 때때로 테이블 위에 현금(100달러 짜리 지폐 더미)와 돈 봉투를 그냥 흩어 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목할 점은 저스틴 선의 사무실이 잠겨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책상에는 5대 이상의 휴대폰이 널려 있었는데, 때때로 그가 중국에서 몇 주 동안 돌아오지 않았음에도 회사의 주요 정보가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는 휴대폰이 여전히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휴대폰을 도난당하면 회사에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 "중국정부만이 당신이 언제 휴가를 갈 수 있을지 안다" 저스틴 선은 현금과 휴대폰 더미는 가볍게 취급했지만 직원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달랐다. 한 전직 직원의 회고다. 어느 날 회의시간에 저스틴 선이 베이징에 가 있을 때 운전기사가 실수로 자신을 차에 가뒀다며 그 얘기로만 5~10분간 불평을 늘어놨다. 그를 가둔 것은 일종의 어린이를 위한 안전 장치 같은 것이었다. 저스틴은 "누가 이 사람을 고용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실제 그를 고용했던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 또 다른 전직 직원에 따르면, 그의 권위주의적 행동의 절정은 그가 자신의 개인 비서를 해고했을 때였다. 그의 여비서는 저스틴의 지시에 따라 의사와의 진료시간을 예약했고 저스틴을 병원으로 데리고 갈 우버도 예약했다. 그런데 저스틴은 의사가 자기를 진료하러 사무실로 와야 된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리고 저스틴은 그녀를 해고했다. 인사부서는 그녀에게 '너는 부자를 섬기는 방법을 모른다'고 설명했다. 한 전직 직원은 "그는 왜 버릇없는 아이처럼 행동하는 걸까"라고 자문하면서 "돈은 많지만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는 사람 같더라"고 자답했다. 전직 고위간부는, 저스틴 선이 자신을 '중국의 엘리트 계층'이라고 했고, 중국 엘리트들은 모두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고 했다. 직원들이 비트토렌트의 전통인 Q&A세션을 통해 회사 고위층에게 트론의 개발 방향에 대해 익명의 질문을 제출한 적이 있었다. 당시 회의석상에서 공식 브리핑을 들은 전직 직원의 회고를 들어보자. Q&A 몇 시간 전 저스틴 선은 자신이 싫어하는 질문을 골라낼 수 있도록 마케팅팀에게 "질문 리스트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저스틴 선은 '만약 트론의 TRX 가치가 0이 된다면 어떡할거냐' 같은 트론의 미래에 대한 실질적인 질문을 읽고 난 뒤 기분이 매우 나빠졌다고 한다. 저스틴 선은 고함을 지르고 성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누가 이 질문을 했는지 그를 찾아내야 한다"면서 그는 "그와 온 가족을 죽여버리겠다"고 위협적으로 말했다. 퇴근 시간이 지난 뒤 진행된 Q&A 회의는 줌을 통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중앙회의실의 긴 테이블은 약 10명의 직원이 채웠고, 회의실 밖에서는 불투명한 유리때문에 안을 볼 수 없었다. 저스틴 선과 베이징 고위 경영진도 원격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한 베이징 고위간부의 문답 방식이 미국 직원들의 우려에 불을 지폈다. 베이징 고위간부는 "기본부터 말하면 어느 누구도 저스틴에게 의문을 제기해서는 안된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잘 알고 있고 회사를 현재 수준으로 발전시켰는데, 당신들이 어떻게 감히 저스틴의 능력을 의심할 수 있나? 너무 무례한 짓이다. 이런 질문은 지나치다”라고 소리질렀다. 직원들은 당초 질문 리스트에 있던 무제한 휴가 정책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에 대한 답변은 이랬다. "당신들이 언제 휴가를 갈 수 있는지 알려 줄 수 없다. 중국정부가 휴가 일정을 발표해야 당신들도 휴가를 갈 수 있으니까." 한 전직 직원은 "그때부터 미국기업인 비트토렌트의 기업 문화가 중국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 미국 기업에 중국식 근무 강요 '트론 TRX 가치가 0이 된다면 어떡할거냐?' 사실 이 질문은 모든 암호화폐가 가진 핵심 딜레마다. 실제 코인의 가치는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파생시킨 산물이다. 저스틴 선이 '트론 복음'을 열심히 전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전직 직원은 "나는 저스틴을 금세기 '노이즈 마케팅의 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정상적인 찬사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칭찬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저스틴 선은 중국 서북 지역의 춥고도 가난한 농업지역 칭하이(青海)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항상 자신을 증명할 필요를 느꼈다. "처음부터 그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꿈꿨다"고 전직 직원은 말한다. 저스틴 선은 자서전에서, 그의 어머니를 굽힐 줄 모르는 '호랑이 같은 어머니'라고 썼고 그의 아버지는 극도로 검소하고 낡은 것을 버리는 것조차 싫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했다. 저스틴 선은 어릴 적 집을 떠나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汉)에서 바둑을 배웠다. 그가 바둑 학교에서 공부하던 사이 부모가 이혼했지만 그는 집에 돌아갈 때까지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는 영리함과 집중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했다. 주변에서는 "그는 기계다. 그는 하루 20시간도 일할 수 있다"라고 했다. 저스틴 선은 회사 전체에 자신이 가진 프로의식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저스틴 선은 베이징 PR부서에서 작성한 대량의 내용을 샌프란시스코 사무실로 보냈다. 한 전직 직원은 "저스틴 선에 관한 내용이 엄청 많았다. 그의 천재성, 재능, 뛰어난 리더십을 치켜세우는 내용들이었고, 전적으로 저스틴 선에게 바치는 찬가였다"면서 "정말 역겨웠다"고 부연했다. 베이징에서 보내온 일부 다른 내용은 중국에서 한참 불고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 '996 근무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중국에서 자란 한 전직 직원은 "수 많은 중국 인터넷회사들이 996 근로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미국 직원들의 관심을 끌었던 첫 번째 문서는 저스틴의 히어로 마윈에 관한 것이었다. 이 문서에는 마윈이 '996 근무제를 축복이라고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전직 직원은 "이 내용이 공유되자 미국 사무실 직원들이 엄청 혼란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뜻이야? 우리한테 996 근무를 하라는 거야?" 샌프란시스코에 근무하는 일부 트론 직원들은 베이징 사무실의 996 문화를 목격한 적이 있었다. 한번은 베이징 시간 새벽 5시에 화상회의를 하게 됐는데 샌프란시스코 직원들은 화면 속에 나타난 베이징측 수석 엔지니어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가 화상회의에 접속했을 때 마치 방금 침대에서 기어나온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그는 "어젯밤 사무실에서 잤다"고 말했다. 모두가 그를 엄청 동정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 건 당연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간 일한다'는 뜻으로, 중국 IT기업에서는 흔한 근무제도다. 물론 야근수당 같은 건 없다. # 트론은 '초중앙화'된 회사 "미국인들은 중국인과 달리 좀 게으르지만 좀 더 창의적이다." 이 역시 저스틴 선이 했던 말이다. 전직 고위직원은 "그래서 저스틴은 기본적으로 힘든 일은 중국인 팀에게 던져줬다. 중국인 엔지니어, 개발자는 군말없이 996 근무제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정작 베이징 사무실의 상황은 정말 아이러니했다. 엔지니어들은 996에 따라 미친 듯 초과근무를 하면서 끊임없이 코드를 작성한 반면, 타부서 직원들은 이 시스템을 전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중국 직원들이 진정 바랐던 것은 저스틴이 중국을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러 주는 것이었다. HR부서는 직원들에게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로 Slack 대신 중국 앱 '딩딩(Dingding)'을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딩딩은 Slack보다 더 많은 모니터링 기능이 있는데, 심지어 애플 Health를 사용하는 직원들의 걸음 수까지 계산할 수 있는가 하면, 언제든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한 전직 직원은 "딩딩은 스파이웨어"라고 말했다. 한 직원이 HR부서에 앱 설치를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HR 부서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직원 목록을 작성해 저스틴 선에게 직접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이 직원은 "이제 우리가 회사에 위협이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미국 직원들은 미국 트론의 업무 환경에 일어난 어떤 변화가 중국의 IT 문화에 기인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중국 IT기업은 일반적으로 경영진이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지는데 트론은 저스틴의 리더십 스타일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몇 전직 직원이 베이징에서 일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은 저스틴 선에게서 중국 기업 문화의 모든 측면을 다 봤지만 실제로 저스틴 본인은 '독불장군'처럼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스틴 선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어느 미국인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중국의 트럼프'라는 별명도 얻었다. 저스틴은 최소 한 번 이상 도널드 트럼프의 마케팅 행위를 조롱한 적이 있다. 한 직원은 "둘 다 독재권력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스틴의 핵심 서클에는 '말 잘 듣는 사람들'만 선택된다고 말한다. 이 사람들은 그에게 미래를 걸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저스틴 선의 추종자 선택과 트럼프의 공화당 지배력을 비교하기도 하지만 저스틴은 적어도 트럼프 보다 몇 배의 고단수다. 저스틴 선의 초중앙화된 기업 운영 방식은 정작 그가 떠들고 다니는 '탈중앙화'와는 정반대다. 그와 그의 수하들은 긴밀하게 연결된 채로 직원들을 종으로 부리고 있다. 통제를 선호하는 그의 방식은 트론의 비즈니스 운영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한 전직 직원은, 트론이 인기있는 레딧(Reddit)에서 조롱을 당하자 트론이 직접 부정적인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도록 게시판 관리자 페로지(perogies)에게 돈을 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페로지는 원래 하드코어적이고 철두철미하게 언론자유를 추구하는 Redditor"라고 말했다. 언론자유는 탈중앙화된 사상의 일부이고 이러한 가정 하에서 어떤 사상도 검열없이 자유롭게 퍼질 수 있다. 그러나 트론은 임의로 게시물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분이 상한 페로지는 트론이 그에게 돈을 준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직원은 "어느 날 베이징 사무실이 이 문제를 맡기 시작했다. 그리고 페로지는 영원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다시는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 "이거 진짜 사기인데" 저스틴 선이 트론의 공적인 모든 것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만 트론의 앱스토어인 트론 네트워크(Tron Network)는 완전히 무료다. 사용자는 트론의 XRP를 사용해 앱을 구매할 수 있고 트론은 이를 통해 약간의 수익도 얻는다. 직원들은, 현재 가장 인기있는 것이 도박 앱이고, 트론은 다른 유명 앱을 베낀 짝퉁 앱을 만들어 모든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제압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저스틴은 실제로 중국 선전에 사무실을 열고 프로그래머를 고용한 뒤 짝퉁 앱 개발에 들어갔다. 동시에 의심스러운 개발자들이 꿀을 쫓는 벌떼처럼 트론 네트워크에 몰려들었다. 한 직원은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모른다. 우리는 그들의 연락처도 없다. 이들은 우리 블록체인 안에 들어와 사기극을 시작했다. 사기극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직원은, 저스틴과 베이징 고위직원이 주간회의에서 직원들이 제기한 사기극 경고를 완전히 무시했고 어떨 때는 영어만 할 줄 아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중국어로 조롱했다고 회상했다. 그래놓고 통역사에게는 "이 내용은 번역하지 마라"고 했다는 것. 피해를 당한 중국 투자자들은 자신의 권리 보호를 위해 트론을 중국 당국에 고발했다. 어느 날부터 트론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은 베이징 시정부 공상국이 보낸 공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 직원은 "공문이 매우 빈번하게 왔고, 첩첩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기 피해자와 Reddit 포럼의 비판을 무시하고 비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드러난 피해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한번은 저스틴 선이 추첨을 통해 테슬라를 경품으로 주겠다고 홍보한 적이 있었다. 저스틴 선은 트위터에 사전 녹화된 추첨 영상을 올렸는데 화면에 1초 정도 순간적인 '깜박임'이 보였다. 방영 속도를 늦추면 발표 전에 당첨자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이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위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스틴은 트위터에 올린 영상은 압축된 것으로 이는 '그냥 에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 직원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스틴 선이 우승자를 발표하기 전 누군가 망쳐버렸다. 수상자의 사진이 화면에 나타난 것이다. 인터넷 음모론자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수상자가 아직 선정되지도 않았는데 수상자의 사진이 화면에 나타났으니까.” 트론 직원들은 이 추첨이 진짜라고 줄곧 주장했지만 인터넷이 들끓자 저스틴은 테슬라 증정을 무효화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추첨을 진행했고 새로운 수상자를 뽑았지만 논쟁은 계속됐다. 그러자 저스틴은 두 명의 수상자 모두에게 테슬라를 보내야만 했다. 한 직원은 저스틴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같은 '전복 사고'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스틴은 사업을 현실적으로 운영하는 것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면서 "그는 오직 큰 반향을 일으키고 인기를 얻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라고 했다. 나중에 직원들이 회의를 열고 테슬라 추첨 사건을 리뷰했을 때 직원들은 이것이 진짜 사기라는 인식을 했다. 테슬라 추첨 번복 사건이 내부에 미친 또 다른 영향은 무엇일까. 한 전직 직원은 "이것은 저스틴이 크게 타격을 입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많은 직원들은 저스틴 선이 회의실에 동석한 사람들에게 지르는 비명을 지르고 그의 비명이 로비에까지 울리는 것을 들었다. 그는 사무실을 뛰어다니며 문을 쾅쾅 두들기기도 했고 딱히 누구를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성난 울부짖음도 쏟아냈다. 직원들은 그가 사무실이나 전화로 직원들을 꾸짖을 때 문을 차는 소리도 여러 번 들었다고 했다. 트론 직원 모두 회의를 두려워 한다. 그때부터 트론 내부에서는 저스틴이 일부 직원들을 해고하고 싶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 사건 이후, 한 직원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저스틴 선의 영웅인 마윈의 홍보 담당자를 만났다. 그 홍보 담당자는 트론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방금 트론과 저스틴 선에 대해 언급하셨죠? 그에게 꼭 전해주세요. 우리는 어떤 관계로도 그와 엮이고 싶지 않다고요." 나와 대화를 나눈 모든 전현직 직원들은, 저스틴 선의 비즈니스 기초가 결코 기술에 있지 않으며 오직 마케팅을 활용해 사용자에게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느 날 회의에서 저스틴 선은 마케팅팀의 비즈니스 목표를 '매춘 사업'과 비교한 적이 있었다. 테슬라 추첨 사건 이후 저스틴 선은 더 크고 현란한 쇼를 찾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워런 버핏과의 점심 자선 경매에서 낙찰자가 되어 그와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이었다. 한 직원은 "그는 눈길을 끌고 영향력 있어 보이는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저스틴은 경매에서 이겼고 테슬라 130대의 가격과 맞먹는 457만 달러를 지불했다. 마케팅 부서가 그에게 얼마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을 때 그는 "돈은 상관 없어. 어쨌든 이겨야 해"라고 대답했다. 상한선은 없었다. 그가 이런 일에 돈을 쓰도록 하는 것은 엄청 쉬운 일이니까. 이 경매를 둘러싸고 미디어를 통한 노이즈 마케팅도 엄청났다. 정작 미국 CNBC 인터뷰어는 저스틴 선에게 "버핏은 비트코인 구입을 라스베가스에서의 도박과 비교했다. 그리고 암호화폐는 강력한 쥐약이라고도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저스틴 선은 줄곧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정보 채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얼마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비트코인이나 기타 암호화폐의 팬이 아니다"라면서 "그 가치는 허공에 구축된 것"이라고 트윗했다. 저스틴은 이에 즉시 "대통령님, 가짜뉴스에 현혹된 겁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미국에게 최고의 발전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과 암호화폐 분야의 최고 인물들을 7월 25일 버핏과의 오찬에 초대하고 싶습니다"라고 리트윗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 트론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저스틴 선이 신장 결석 문제로 이번 점심 식사를 연기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중국언론은 저스틴 선이 불법 모금, 도박, 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베이징 당국에 구금되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저스틴은 자신의 페리스코프(Periscope) 계정을 사용해 생방송을 진행했고 그의 뒤로 금문교가 보이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한 아파트에 나타났다. 그는 트론의 비즈니스 계획을 되풀이하면서 "난 괜찮다"라고 말했다. # 버핏과의 경매에 얽힌 전말, 베이징 당국의 경고와 저스틴의 거짓말 직원들이 밝힌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중국 당국이 몇 주 동안 계속 저스틴 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중국 당국은 "버핏은 '자본주의 주구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 점심에 너는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스틴 선이 트럼프까지 초대하자 상황은 비등점에 도달했다. 일개 중국인이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 대통령과 점심을 먹는 일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스틴은 줄곧 중국 당국의 경고를 무시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이 행동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트론의 베이징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6명의 직원을 연행했다. 심지어 당국은 저스틴 선과 관계가 소원했던 그의 아버지도 찾아내 구금했다. 그들의 휴대폰은 압수당했다. 중국 당국은 저스틴 선에 대해 자금세탁,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구금된 직원 중 한 명은 겁에 질려 계속 울었다. 6시간 뒤 정부 관리가 직원들에게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휴대폰을 돌려주겠다. 누구든 저스틴 선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와 점심을 먹지 말라고 하라" "그러나 어떤 매체에도 이런 내용을 공개해선 안된다." 저스틴은 결국 그의 내부 핵심 관계자를 모아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조소를 지으며 "어떤 여직원이 울었다더라"면서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중국 정부에서 누구든 오기만 해봐. 바지를 벗겨버릴 테니까"라고 말했다. 트론은 긴급 '전시위원회'(실제 이름이 그랬다)를 소집했고, 핵심 관계자들은 저스틴 선에게 건강상의 이유를 핑계로 버핏과의 점심 식사에 참석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회의 끝에 핑계는 '신장 결석'으로 최종 결정됐다. 따라서 당시 중국 언론의 보도는 거짓이다. 중국정부는 관영 신문을 통해 여론전 형태의 보복을 가했는데, 실제로는 정치적인 이유였음에도 저스틴 선을 그저 사기꾼으로 지칭한 셈이다. 당연히 저스틴 선의 핑계도 거짓이다. 그리고 잠시 뒤 신장결석으로 버핏과의 점심을 미룬다던 저스틴 선이 전체 직원회의를 열었다. 그는 여유롭게 회의장으로 걸어 들어와 크게 웃으며 "이제서야 왜 가짜뉴스라는 말이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면서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는 모두 가짜라고 말했다. 한 직원은 "당시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 몇 시간 전 저스틴이 신장결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회의장에 나타난 그는 건강상 어떤 문제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회사 전체가 속은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버핏과의 점심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하루 뒤 저스틴은 웨이보 등 다양한 미디어에 장문의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 시간 질병으로 고통받던 어두운 시기에, 나는 내 인생에서 전례없는 풍파, 회의감과 고통을 경험했다.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과거 나 자신의 언행, 과도한 마케팅, 과잉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 깊은 자괴감도 든다. 이에 대해 나는 대중과 언론, 나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과 관계 당국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드린다. 앞으로 한동안 질병을 치료할 것이고, 웨이보 게시도 줄이겠다.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며, 언론 인터뷰도 줄이고, 과도한 노이즈 마케팅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술의 심도있는 연구개발로 돌아갈 것이다." 이 게시물은 그동안 저스틴 선이 보여준 스타일과는 완전히 상반된 사과문이었는데, 그나마 이 웨이보 게시물조차도 빠르게 삭제됐다. 저스틴 선이 공개적으로 비난받고 있을 즈음 회사의 업무 환경이 악화됐다. 동료들 간에 대화를 많이 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는 불협화음처럼 보이는 침묵이 흘렀고, 이로 인해 트론 내부 사건은 도리어 잦아들었다. # 사무실내 폭력사건 산호세 주립대학을 막 졸업하고 트론에 입사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루카스 주라젝(Lukasz Juraszek)은 늘 사무실에 일찍 출근했는데 그는 당시 목격한 충격적인 사건을 잊지 못한다. 폴란드 태생의 주라젝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왔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 미래의 아내를 만났고 아이로부터 영어를 배웠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학 학사 학위를 받기 위해 그는 많은 대출을 했다. 트론에서의 새로운 직업은 그의 미래와 미국 체류 비자 요건 충족에 매우 중요했다. 그날 아침, 주라젝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저스틴 선은 사무실에서 누군가와 다투었고 언쟁이 커졌다. 주라젝은 책상 칸막이 너머로 저스틴 선과 개발총괄인 리총(Cong Li)이 회의실 몇 미터 밖에서 마주보고 서있는 것을 보았다. 주라젝은 그들과 눈이 마주쳤고 그들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숙였다. 미국 트론에 합류하던 당시 리는 부드러운 말을 하는 사교적인 기술 책임자였고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는데도 능했다. 그는 저스틴에게 신뢰를 얻어 인력 규모도 늘렸다. 무엇보다 적자생존이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에서 몇 가지 이유로 리의 성공은 보장된 듯 했다. 그는 언제나 저스틴 선의 요구와 위협을 용인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었다. 한번은 여러 직원과의 회의에서 저스틴 선이 "약속했던 업무를 해내지 못하면 리를 해고하겠다"고 반농담조로 위협한 적이 있었다. 그는 이런 것도 쉽게 받아 넘겼다. 그러나 그날 아침, 주라젝은 저스틴 선이 리에게 지르는 고함소리 때문에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손이 떨리고 땀이 나기 시작했어요. 잠시 뒤 누군가 침을 뱉는 소리가 들렸죠." 그리고는 리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주라젝은 일어서서 칸막이 너머를 본 뒤 자리에 주저앉았다. 저스틴 선이 리를 폭행한 것이었다. 리는 얼마 뒤 다른 직원에게 저스틴 선이 자신을 폭행했음을 확인해줬다. 이 폭력 사건은 리와 사무실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다. # BT 무비를 빌미로 벌어진 또 다른 폭행 사건 트론은 비즈니스 무게 중심을 'BT 무비'라는 프로젝트에 맞춰 조정에 들어갔다. 저스틴 선은 리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제품을 출시하도록 강요했고 사사건건 압박을 가해 리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의 두 딸도 미국으로 데려오지 못하도록 했다. 저스틴 선은 때때로 새벽 4시에 별다른 이유없이 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BT 무비는 탈중앙화된 비디오 및 영화 배포 앱이다. 업로더는 암호화폐로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일부 직원들은 BT 무비의 설계가 실제로는 불법복제된 영화 배포를 장려하거나 '해커'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의 재정만 축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트론의 서버에서 아동 포르노와 같은 불법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BT 무비가 미국 규제 당국의 주목을 받을 우려도 있었다. 주라젝에 따르면 BT 무비 프로젝트에 대한 토의는 회의록으로 힌번도 작성되지 않았고, 단지 채팅 앱 '딩딩'을 통해서만 비공식적으로 논의되었을 뿐이었다. 주라젝의 상사는 BT 무비 프로젝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중국인 직원 허즈민(Zhimin He)이었다. 어느 날 책상에 앉아 있던 주라젝은 헤드폰을 끼고 일렉트로닉 음악을 듣고 있었지만, 근처 회의실에서 다투는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불투명 유리 너머 회의실에는 리와 허즈민이 있었는데 내부에 있던 노트북이 탁자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어 그는 주먹으로 무언가를 가격하는 소리, 귀싸대기 또는 손바닥으로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도 들었다. 리는 서둘러 회의실 문을 열고 나갔고, 주라젝은 허즈민이 극도의 불안 상태로 난감해하며 의자 뒤에 기댄 모습을 보았다. 주라젝은 동료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이 회사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 미친 짓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는 HR부서로 걸어가는 내내 몸을 떨었다. 그는 자신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고 미국 비자도 위험한 상태임을 느꼈다. 그는 “비이민자들은 나 같은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한 달 내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추방당할 거라는 생각이 줄곧 머리 속을 멤돌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HR부서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HR부서 담당자는 그에게 혹시 보복이 가해진다면 자신에게 얘기해달라고 했다. 얼마 뒤 HR부서는 사내 괴롭힘 방지라는 과정을 도입했다. 직원들이 BT 무비의 적법성에 대해 리에게 물었을 때 그는 "걱정하지 마라"면서 "우리는 기술 개발만 담당하고 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것은 저스틴 선의 "괜찮을 거야(I think it's okay)"라는 구두선에 부합하는 대답이었다. 주라젝은 이것이 위험을 무시하는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소프트웨어는 아직 공식 운영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는 이것부터가 의심스러웠다. 주라젝은 BT 무비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앱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고 그가 본 것은 충격적이었다. 다운로드 가능한 헐리우드 영화 목록이 셀 수 없이 많았는데, 그 중에는 몇 주 전 개봉한 <라이온 킹>, <헐리우드의 원스 어폰 어 타임>, <괴물의 왕 고질라>,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앤트맨과 와스프>, <블랙 팬서> 등도 있었다. # "철두철미한 배신" 주라젝은 나중에 HR부서장이 리에 대한 자신의 목격담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메일을 통해 정정을 요구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사업장을 해치려 한다'는 경고였다. 그는 "이것은 내 가치관, 내 원칙과 내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에 배치된다"고 토로했지만 HR부서장으로부터 "뭐라는 거야? 그건 네가 낄 자리가 아니야. 닥치고 네 일이나 해"라는 답이 돌아왔다. 주라젝은 규정에 위반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에게 하나 하나 열거했다. 한 시간 뒤 HR부서에서 이 일로 그에게 회신했던 이메일이 모두 사라졌다. HR 담당자는 "나는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고 그날 오후 주라젝의 컴퓨터가 작동을 멈췄다. 그에게는 서버 유지 보수 문제가 있다고 알려줬다. 얼마 뒤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내부 이메일에 액세스한 것을 발견했다. 더 많은 이메일이 추가로 사라졌다. 주라젝은 더 큰 압박을 느꼈다. 증거가 될 만한 캡처를 남기기 위해 사내 채널인 '딩딩'을 열어 BT 무비 토론을 검색했을 때는 그동안 나눴던 긴 대화 내용이 모두 사라지고 '메시지 삭제, 메시지 삭제, 메시지 삭제'만 남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라젝은 프로젝트 관리자인 톰 마오(Tom Mao)에게 달려가 딩딩의 내용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리고 증거를 저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는 동의는 하지만 주저하는 것 같았다. 대화가 끝난 뒤 그는 마오의 컴퓨터 화면을 보았고, 그가 백업용 Slack 게시물을 직접 삭제했음을 확인했다. "완전한 배신이었죠"라고 그는 말했다.(마오는 의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날 밤 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주라젝은 FBI 사이버범죄 신고센터에 보낼 IC3 보고서 작성을 해나갔다. 내부 고발자를 다룬 영화 스노든(Snowden)에서 용기를 얻은 그는 시간이 가기 전에 증거 수집을 위한 체계적인 정리에 돌입했다. 그는 "더 이상 자는 시간은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며칠 후 개발총괄 리총, HR부서와 트론의 변호사는 그를 불러 회의를 열었다. 그들은 주라젝이 '제3자에게 회사정보를 공유하는 '최소 한 가지'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해고되었다. 내가 그를 인터뷰했을 때 그는 트론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컴퓨터에서 공개적으로 액세스 할 수 있는 BT 무비의 소스 코드를 보여주었다. 이 코드는 규정에 따라, 사용자들이 BT 무비 안에서 상호 전송한 모든 파일 중 20%를 보여준다. 이 앱의 코드는 버전 제어도 허용하고 있는데 코드가 변경될 때마다 변경한 사람의 기록이 저장된다. 변경한 모든 사람은 구분자(임의의 문자와 숫자로 조합된 문자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팀원인 주라젝은 임의의 구분자를 갖지 않는다. 그는 BT 무비 프로젝트 팀 직원에게 부여되는 고유 식별자 리스트를 보여주었다. 그는 트론 직원이 업로드 한 콘텐트를 보여주었고, 이것은 사용자를 불법복제한 헐리우드 영화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버로 안내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는 트론이 직접 업로드 한 모든 영화의 나머지 80%를 추출했음을 보여주는 코드들도 표시해 보여줬다. 주라젝은 트론 서버에 올라온 영화 가운데 불법복제판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이 알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트론은 미중 무역전쟁의 의제 가운데 하나인 '지적재산권 절취'와 직접 관련이 있다. 주라젝은 트론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회상하면서 "그곳에서의 시간은 매우 비현실적이었고 허구와 현실이 융합된 것 같았다"고 했다. FBI는 그의 보고서에 회신한 적이 없다. 리총은 2020년 3월 트론을 퇴직했다. 어떤 면에서는 저스틴 선이 내부고발자 보다 그의 오른팔에게 더 잔인하게 대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스틴 선은 리가 자신의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려고 노력한 진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주라젝과 마찬가지로 리도 미국 취업 비자를 가지고 있었다. 전직 트론 직원은, 리가 자신의 비자 상태를 저스틴이 알지 못하도록 내내 조심했다고 말했다. 리가 해고되면 그의 가족이 강제로 미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 BT 라이브는 어떻게 준비됐나 그런데 BT 무비 조차도 'BT Live' 프로젝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BT 라이브는 수 많은 트론 직원들을 곤란하게 만들었고, 저스틴 선은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목적에 대해 엄격한 기밀이 유지되길 바랐다. 표면적으로 BT 라이브는 평범한 라이브 스트리밍 앱 서비스일 뿐이다. 비트토렌트의 현명한 창립자 브램 코헨(Bram Cohen)은 이 프로젝트의 코드를 직접 작성했다. 실제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코드 작업을 했다. 저스틴 선은 이 서비스 런칭을 앞당기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일정표'를 요구했다. 직원들은 BT 라이브 프로젝트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시장에는 페이스타임, 페이스북 라이브, 스카이프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 앱들이 넘쳐났다. 한 전직 직원들은 셀링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다. 이후 경영진은 친숙한 목표를 추가했다. 다름 아닌 '탈중앙화'다. 아이디어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지원하기 위해 비트토렌트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어하고 전달하는 중앙화 시스템을 없애기로 표방한 것이다. 저스틴 선은 전세계 반체제 인사들이 꿈꾸는 소프트웨어를 꿈꾸고 있는 듯 했다. 그는 내부의 다수 관련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중국어로 "BIGO Live를 베끼라"는 지시를 내렸다. BIGO Live는 중국의 스트리밍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는 채팅방에 입장해 생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시청자는 진행자에게 팁을 지불한다. BIGO Live는 중국 시장 외에 인도를 발전 교두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트론은 실리콘밸리 출신 베테랑이자 영국 국적 직원 리차드 홀(Richard Hall)을 인도로 파견해 BIGO Live를 배워오도록 했다. 리차드 홀은 처음엔 인도에서 발견한 것을 놓고 매우 흥분했다. 조사 결과, BIGO Live의 인도 시장 실적은 하락하고 있었다. 그래서 트론이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BIGO Live 앵커들의 수입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낮았다. 트론이 많은 시청자를 모으려면 앵커들이 필요한데 홀은 "앵커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시간 수당으로 합리적인 높은 보수를 제공하면 그들이 BT 라이브 앵커로 옮겨올 것"으로 여겼다. 리차드 홀은 BIGO Live 앵커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파트타임으로 여분의 돈을 벌기 원하는 인도 여대생들이었다. 그런데 그는 이들이 매일 인터넷 시청자들이 뱉어내는 각종 음란한 발언을 견뎌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장 입이 걸쭉한 시청자는 걸프 지역의 부유한 산유국 시청자들인 것 같았다. 여러 앵커가 성희롱을 당했고 플랫폼에는 심의 과정도 없었다. 심지어 한 여대생은 그녀가 캠퍼스에서 찍은 얼굴사진을 나체 여성 사진과 합성한 이미지가 가해자에 의해 퍼져 나간 적도 있었다고 했다. 충격을 받은 홀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코멘트를 내놓았다. "탈중앙화로는 안된다. 심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반드시 심의를 해야 한다." 홀은 여러 트론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심의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이것이 중범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얼마 뒤 홀이 50세 생일과 결혼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1만달러 짜리 가족 크루즈 여행을 떠나려 하자 트론은 몇 달 전 휴가를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여행을 취소토록 강요했다. 결국 홀은 회의에 소집됐고 '부적합한 지위'라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는 고소를 다짐했다. 저스틴 선은 인도에서 홀이 조사한 내용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많은 전직 직원들은 당시 비트토렌트 CEO였던 조디 벌슨(Jordy Berson)이 이런 약속을 했었다고 말했다.(그는 BT Live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했다) "심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비스를 내놓지 않을 것이다." 인도에 심의를 위한 사무실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도 미미하다. 이론적으로 보면, 심의 없이는 BT Live가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 단 하루도 올라갈 수 없다. 저스틴 선은 직원들의 반대에 발광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전체 팀을 중국인으로 교체하고 싶어했다. 샌프란시스코 직원들은 BT 라이브의 중국 엔지니어링 및 제품 책임자 갈릭(Garlic)과 대화를 시도했다. 갈릭은 저스틴 선에게 전화를 걸어 "사장님이 원하면 원하는 대로 하시라"고 말했다. 갈릭은 사실상 직원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았다. 저스틴 선이 계속 이 프로젝트에 압력을 가하던 중,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직원 누구도 저스틴의 숨겨진 구체적인 계획을 몰랐다. 그런데 누군가 그의 계획을 알아차렸다는 것도 몰랐다. 주인공은 BT 라이브 팀의 오스카 고(Oscar Ko)라는 제품 디자이너였다. 그는 미국 비트토렌트 직원이자 독실한 신자이며 샌프란시스코에서 노숙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주말 활동에도 참가했다. 그는 하나의 비밀스런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 "저스틴이 진짜 원하는 것은 포르노 애플리케이션이다" 오스카 고는 중국계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직원 누구도 몰랐다. 고는 어느 날 퇴사했다. 한 전직 직원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고 둘은 밖에서 따로 만났다. 고는 하나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저스틴 선이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 회의실로 들어왔고 혼자서 BT Live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중국어로 실컷 떠들다가 떠났다. 오스카 고는 그때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 "저스틴 선은 중국 규제 당국과 방화벽을 우회하는 포르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핵심은 비트토렌트(BTT)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이다. 한 전직 직원은 "'P2P'는 탈중앙화된 공유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무언가 씨를 내리고 퍼지기 시작하면 이것을 추적하고 폐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상적인 상황 하에서는 사람들이 자유, 민주주의와 그밖의 모든 건전한 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심의가 없는 탈중앙화 상태에서는 이것이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다. 아동 학대 사진, 테러리스트의 콘텐츠를 포함해 무엇이든 생중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최악인 것은 이것이 오래 지속될 수 있고, 정부나 규제 당국도 이를 쉽게 폐쇄할 수 없을 거라는 점이다."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가 원한 것은 바로 판도라 상자였다! 중국에서는 제제를 받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그가 상상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은 것이고 그리고 나면 정부도 이를 폐쇄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시장에서 그는 넘볼 수 없는 지위를 얻게 될 것이고, 어떤 것도 거기서 유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이전에 전파할 수 없었던, 볼 수도 없었던 모든 것을... 이제 누구나 그런 것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차단할 수도 없는 그런 것을..." 이 네트워크의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 누구나 트론 XRP를 구매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트론 XRP와 연계되는 사업이다. BT 라이브 팀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내막을 알게 된 BT 라이브 팀은 저스틴 선과 직접 마주했다. 회의에서 그들은 저스틴 선에게 해당 앱에 대한 심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저스틴은 잠시 생각한 뒤 화이트 보드로 걸어갔다. 그는 네모를 그리고 중간에 가로 줄을 그었다. 이것은 신문의 첫 페이지처럼 보였다. 가로 선 위쪽의 상단 혹은 '화면1'은 사용자가 BT 라이브에 액세스 할 수 있는 로그인 페이지다. 그는 '화면1'에 대한 심의를 100% 수락했다. 그런 다음 저스틴은 가로 선의 아랫 부분인 '화면2', 즉 심의되지 않는 콘텐트가 남아 있는 네모 상자 아랫 쪽을 가리켰다. "모든 사용자는 로그인 없이 아래로 스크롤만 하면 '화면2'를 전부 볼 수 있다."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은 또 다시 충격을 받았다. 이 팀은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9,000달러를 들여 자동 심의 업무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했다. 저스틴 선은 빠르게 이를 수락했다. 개발총괄이 엔지니어들에게 저스틴 선이 지시한 심의 요령을 설명하자, 한 엔지니어가 노트북을 닫고 분노하며 자리를 떠났다. # "저스틴 선은 천재적인 악마다. 그 무엇도 그를 막을 수 없다" 개발팀은 얼마 뒤 저스틴 선에게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했다. 회의에 참석한 트론의 한 직원은 "저스틴 선은 분명 조금의 관심도 없어 보였다. 그는 산만했고 전혀 귀기울여 듣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트토렌트 CEO 벌슨은 BT 라이브 팀의 노력을 칭찬하기 위해 이메일을 보냈고 다음날 사임을 발표했다. 한 전직 직원은 "그는 100% 해고 당했다"고 말했다. 개발이 끝나자 저스틴 선은 프로젝트를 중국 사무실로 이전시켰다. 이 직원은 "저스틴 선은 천재적인 악마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몇 달 뒤 루카스 주라젝(Lucasz Juraszek)과 리차드 홀(Richard Hall)은 저스틴 선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사기, 직장내 괴롭힘,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복 등으로 제기된 민사 소송이었다. 그들은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저스틴 선의 변호사가 중재를 요청했다. 판사는 저스틴 선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는 사건의 세부 사항이 영원히 공개될 수 없다는 의미다. 주라젝과 홀의 변호사는 샌프란시스코 법무부 검사에게 5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원칙적으로 탈중앙화는 인터넷 초창기 정신을 담고 있댜. 당시 인터넷이 받은 규제는 비교적 적었고 감시로 인한 방해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인터넷은 무료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를 차분한 시금석으로 만들어냈다. 어쩌면 탈중앙화는 진정으로 이같은 인터넷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스틴 선이 이처럼 숭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는 믿기 어렵다. 그의 사업 아이디어는 탈중앙화를 강화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를 이용해 사익만 추구하는 것일 뿐이다. 탈중앙화는 저스틴 선에게 합리적인 이념적 외투를 걸쳐줬고 그가 앞으로도 책임 추궁을 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한 전직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에게 마지노선이라는 건 없다. 그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다. 그는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는다."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지쳐버린 많은 직원들이 퇴사하거나 해고 당했다. 가장 비극적인 것은 저스틴 선이 탈중앙화를 신봉하는 이상주의자들을 파괴했다는 것이고 그들이 믿음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기술을 믿는다. 그리고 기술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스틴 선은 기술이 실질적인 구현해낼 결과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이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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