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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의 리플 기소, 위험통제인가? 혁신 죽이기인가?

리플 XRP SEC

지난 2020년 12월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플(Ripple)과 공동 창업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ley Garlinghouse), 크리스 라르센(Christian A. Larsen)을 정식 기소했다. 기소문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리플과 이 두 사람은 146억 개 이상의 디지털 자산 증권 'XRP'를 판매하고 13억 8천만 달러 이상의 이득을 취했다. 피고는 SEC에 등록하지 않고 XRP를 판매했다. 별도의 등록 면제를 받은 사실도 없기 때문에 연방증권법의 등록 요건을 위반했다는 것이 기소의 요지다. 이 소송에 대해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우리는 잘못이 없다. 우리는 미국의 규칙을 명확히 하고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싸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수 년에 걸친 리플과 SEC간의 '애증'은 업계의 광범위한 관심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리플이 무엇을 했길래 규제 기관이 이처럼 우려하고 있는 것일까? XRP는 어떻게 규정되어야 할까? 미국 규제의 기준을 묻고 있는 이 사건에서 리플과 SEC 사이의 대치 상황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PA뉴스는 3월 23일 SEC와 리플간의 소송을 재조명하고 근본적으로 해소되어야 할 규제 문제를 상세히 짚었다. # 리플의 과거와 현재 지난 2017년 강세장 때 리플은 이더리움을 넘어 시가 총액 기준 세계 2위의 암호화폐가 되었다. 개발 역사를 되돌아 보면 리플의 초기 버전은 실제로 비트코인 메인넷의 탄생보다 앞서 있다. 탈중앙화 시스템을 통해 법정통화를 뛰어 넘어 저비용으로 빠른 글로벌 송금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게 리플의 목표였다. 리플은 비트코인에 앞선 프로젝트로 2004년 리플의 지불 프로토콜인 리플페이(RipplePay)가 세상에 나왔고 초기 설정 메커니즘은 지인간의 사용으로 제한되었다. 2013년 회사 명칭을 리플로 변경한 뒤 국경 간 송금에 본격 뛰어들어 빠른 개발을 가능케 하기 위한 수단으로 게이트웨이와 XRP를 도입했다. 전통적인 국경 간 결제 분야는 SWIFT(World Bank Association for Inter-bank Telecommunications) 시스템이 지배해 왔다. SWIFT는 1970년대에 설립되었으며 국제은행간 글로벌 결제를 위한 주요 서비스 제공업체다. 서로 다른 은행간에 표준화된 결제 운영 방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송금은 여전히 SWIFT 프로토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독과점 상황 하에 이러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은 저효율, 고비용, 열악한 신뢰성을 끊임없이 지적받아 왔고, 이해관계자가 많고 책임소재 등의 문제로 혁신과 개혁의 동기를 결집하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리플은 중앙 노드의 통제가 없는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리플은 분산 신원인증 기술을 채택하고 xCurrent, ODL 국경 간 결제플랫폼과 xVia 3개 제품을 제공하는데 이들 기능은 2019년말 리플넷(RippleNet)에 통합되었다. 그 중 xCurrent는 가장 높은 수용도를 가지고 있으며 금융 기관을 위한 기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요컨대, 금융기관 A가 송금 의뢰받은 현지 법정통화를 XRP로 바꾸고 금융기관 B에 이것을 전송하면, B는 전송받은 XRP를 해당 국가의 법정통화로 바꿔 수취인에게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XRP를 사용하면 송금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리플의 주장이다. XRP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이기 때문에 XRP가 xCurrent 결제에 사용되면 상대방이 발신자의 XRP 준비금을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수 년 간의 노력 끝에 리플의 고객은 40여개국 350곳 이상의 금융기관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협력은 XRP의 중요한 가치를 지탱하는 요인 중 하나다. XRP의 가치는 탄생 이래 100배 이상 뛰어 올랐다. 베이징대학 블록체인클럽 사무총장이자 비트블루훼일(BitBlueWhale)의 창립자 천레이(陈雷)는 체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XRP는 2017년 역사상 가장 높은 가격에 도달했다. 2020년에는 규제와 소송의 영향으로 계속 급락했다. 최근 XRP의 가격이 다소 반등했지만 주요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상승폭에 비하면 훨씬 못미친다. SEC와 리플이 법정에서 화해할 수 있을 지의 여부가 XRP의 단기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소송에 따른 위기와 기회 2020년 12월 22일 SEC는 리플에 대한 소송을 시작했다. SEC는 리플이 미등록 증권임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불법적으로 판매됐다고 보고 리플과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공동 창립자 크리스 라르센을 기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브래드 갈링하우스와 크리스 라르센이 중요한 XRP '증권' 보유자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 둘은 최대 6억 달러에 달하는 XRP를 '개인 판매'하면서도 SEC에 XRP 판매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동시에 두 개인이 등록 면제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연방증권법의 등록 요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SEC의 규정에 따라 개인이나 암호화폐 회사는 발행된 '증권' 상품을 규제 기관에 등록하거나 면제를 신청해야 한다. SEC는 리플이 증권 유형의 상품을 심사받지 않고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리플과 대리점은 XRP의 높은 투자 수익을 이용해 고객을 끌어들였고 조직적으로 판매했다. 판매 경로 역시 증권화 제품 판매 규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소송은 XRP 가격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SEC의 기소 소식이 발표된 직후 XRP 가격은 약 20%까지 급락했다. 규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는 XRP를 직접 상장폐지했다. SEC는 과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탈중앙화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증권이 아닌 암호화폐로 특정될 수 있다고 명확히 한 바 있다. 그런데 XRP에 대해서는 왜 이처럼 다른 판단을 한 걸까? 천레이는 "SEC가 리플을 주요 타깃으로 선택한 것은 리플이 수 차례 미국인들에게 판매한 기록이 있고 규제 기관의 관심을 끌만한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첫째, 리플은 줄곧 명확한 사업체와 명확한 경영주체, 비즈니스 조직이 있었고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XRP 판매와 고객 유지 관리를 수행해 왔으며 법 집행이나 소송 주제도 명확하다. 둘째, 리플은 발전 과정에서 유럽과 미국은행 시스템, 제3자 결재, 아태지역 투자은행과 적극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했으며 일부 인수합병도 진행했다. 이로 인해 리플의 영향력은 다른 주요 암호화폐에 뒤지 않았고 심지어 전통 금융분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일부 암호화폐 투자자의 눈에는 XRP와 금융기관의 협력이 그동안 사토시 나카모토가 주창했던 '은행이 가진 통제권을 일반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P2P 화폐의 비전에서 한참 벗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어떤 이들은 XRP를 가짜 블록체인 프로젝트라고도 하고 XRP 개발자들의 현금화 수단에 불과하다고도 한다. # 규제는 어떻게 혁신과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가? 천레이는 "이번 소송에서 리플측 변호사는 이미 SEC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증권 규제 대상이 아닌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비공개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제 SEC는 중앙화든 탈중앙화 프로젝트든 관계없이 전체 암호화폐 업계에 원칙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거래 규제, 조세 정책, 자금세탁 방지 및 기관 투자 채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성숙해졌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규제 방향은 여전히 신중하면서도 포용적이고 발전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는 “이번 소송 이후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산업에 대한 정의와 규제가 더욱 성숙해질 것이며 암호화폐의 제도화된 운영 경로가 더욱 명확해질 수 있다. 이는 암호화폐가 사회경제활동의 이익에 좀 더 가까와졌고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전 위원장이자 암호화폐 전문가인 게리 갠슬러(Gary Gensler)는 SEC 의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자신의 트윗에 "게리 갠슬러에게 축하를 보낸다! 우리는 SEC 리더십과 바이든 정부와 더 광범위한 협력을 준비해 미국의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 혁신을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썼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플 SEC간의 소송전이 종결되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이고 여전히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미국의 파생상품, 은행, 증권 등 3대 금융 부문은 규제 기관의 대응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디지털 통화에 대한 진행 속도 역시 다르다. 그중 암호화 금융 분야에 대한 SEC의 규제 방식은 사안에 따른 개별 처리다. SEC는 기존 증권 규제를 만족시키고 이와 관련된 시장의 혁신을 규제 프레임 속에 담을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시장 주체들의 다양한 시도는 규정 위반이 될 위험을 늘 수반하고 있다. 이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SEC는 일반적으로 하위(Howey) 테스트라고 불리는 증권의 정의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암호화된 디지털 통화 또는 토큰이 하위 테스트를 충족하면 증권형 상품으로 인정돼야 한다. 운영 방식도 증권법과 규정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한편으로 SEC는 기존 입장을 계속 강조하는 한편, 규제 위반으로 간주되는 프로젝트를 기소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리플은 그 중 한 사례다. 모체인 테크놀로지(MoChain Technology) 선임연구원 저우신젠(Zhou Xinjian)은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화폐는 퍼블릭체인 인센티브 메커니즘의 산물"이라며 "탈중앙화 기술을 포함한 퍼블릭체인의 다양한 이점을 피할 수 없다면 기술 발전과 이에 수반되는 위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디지털 자산이 연이라면, 규제는 연과 이어진 실을 잡고 있는 것이다. 실이 없는 연은 높이 날 수 없고, 실의 길이는 시장 상황과 연의 성능에 따라 조정돼야 한다. 암호화폐라는 신문물이 나온 뒤 각국 정부가 여전히 탐색 중인 가운데 일정한 프레임 워크 내에서 부단히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모델을 찾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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