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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디지털 차이나가 두렵다

김문수, CBDC, 텐센트, 알리페이

중국의 디지털 화폐(CBDC)를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이 15억 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기업 텐센트(Tencent)의 시가총액은 500조 원대로 삼성전자의 2배 규모입니다. 중국의 유통을 대표하는 알리바바의 시가총액 역시 500조 원대로 이마트의 170배에 달합니다. 따라서 중국 디지털 화폐의 미래와 파급력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중국 디지털 화폐가 유통될 중국의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텐센트는 중국의 전략적 자산 중국의 디지털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텐센트라는 기업의 전략과 영향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창업자 마화텅(马化腾)은 중국 최고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国人民代表大会)의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며 국가의 디지털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인물입니다. 마화텅은 대외활동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쓴 글에서 그가 구상하는 디지털 중국의 비전과 전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번역돼 소개된 그의 저서 『인터넷 플러스 혁명』의 원제목은 '互联网+: 国家战略行动路线图(인터넷 플러스: 국가 전략 행동 로드맵)’입니다. 『공유경제』의 원제목은 '分享经济: 供给侧改革的新经济方案(공유경제: 공급 측 개혁의 새로운 경제 방안)’이고요. 아직 국내에는 출간되지 않은 『디지털 경제』의 원래 제목은 ‘数字经济: 中国创新增长新动能(디지털 경제: 중국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입니다. 곧, 텐센트는 단순한 기업을 넘어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체제에서 국가의 디지털 전략을 함께 설계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전략적 자산입니다. 텐센트는 지난 5월 ‘디지털 중국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29조9100억 위안에 달합니다.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이 디지털 기술로 실현됐습니다.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중국 지수를 산업ㆍ생활ㆍ문화ㆍ정부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중국의 디지털 발전 상황을 도시ㆍ권역ㆍ산업별 등으로 비교해 평가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 부문의 클라우드 사용량이 2017년보다 404.7% 증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중국 전체 클라우드 사용률 평균의 1.86배에 이릅니다. 이처럼 빠르게 구축되고 있는 중국의 디지털 환경에 디지털 화폐가 공급된다고 가정해 보세요. 텐센트의 위챗(WeChat) 모바일 서비스와 결합해 중국 전역에 빠르게 확산할 것입니다. 중국의 디지털 환경, 왜 주목해야 하나 ①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데카콘이 즐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중국의 디지털 환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중국에는 앞서 언급한 텐센트나 알리바바 외에도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 기업이 널렸습니다.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170조 원,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가 90조 원, 모빌리티 기업인 디지추싱이 70조 원, 소셜커머스 기업인 메이퇀-디앤핑이 55조 원, 쇼핑몰 징동닷컴이 50조 원, 검색엔진 바이두가 50조 원, 게임기업 넷이즈가 40조 원, 샤오미가 35조 원, 지방 소도시에서 급성장중인 쇼핑몰 핑둬둬가 27조 원, 텐센트 음악 자회사인 텐센트 뮤직이 27조 원, 텐센트의 인터넷 은행인 WeBank가 25조 원, 중국의 여행 플랫폼 대표기업인 Ctrip이 23조 원대(이상 지난 6월 기준)에 이릅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출시되면 중국의 대형 디지털 기업들을 통해 다양한 적용 사례가 쏟아져 나올 것임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②퍼스트 무버로 변신한 중국 디지털 기업 다음으로, 중국의 디지털 기업이 모방을 넘어 이제는 창조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중국 기업들이 서양 기업들의 서비스를 모방했지만, 최근에는 서양 기업들이 되레 중국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참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짧은 비디오 재생으로 유명한 틱톡과 유사한 ‘라쏘(Lasso)’라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출시되면 더 많은 서양 기업들이 디지털 화폐와 결합한 중국 디지털 금융의 혁신 사례를 참고하게 될 것입니다. ③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중국 정부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가 기업가 정신에 충만합니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 전략 문서를 보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다는 표현이 가득합니다. 중국인터넷발전기금회와 중국증권투자기금업협회 주관으로 지난해 5월 청두에서 열린 ‘글로벌 유니콘 기업 정상 포럼’의 주제는 ‘새 시대, 새 경제, 새 미래’ 였습니다. 중국전자은행망 기사에 따르면, 중국의 디지털 화폐에 대해 많은 사람이 놀랐지만 중국은 5년 전부터 조용히 996 형태로 준비해 왔다고 합니다. 996은 중국에서 스타트업이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간 일에 몰두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https://www.cebnet.com.cn/20190813/102593646.html) 언제까지 쫓아만 갈 것인가 중국이 이처럼 디지털 혁신에 역동적인 이유는 뭘까요.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강효백 교수(중국법 담당)는 저서 『중국 통째로 바로 알기』에서 중국이 입법 중심의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한국은 과거에 만든 법률과 규제로 신기술 혁신의 위법성부터 판단하는 반면, 중국은 선진화된 제도를 창조하고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일단 관찰하고 학습한 후 빠르게 입법으로 내재화합니다. 2003년 알리바바가 알리페이를 만들었을 때입니다. 당시 제3자 지불결제시스템은 중국 법령에 없어 일종의 불법 사금융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듬해(2004년) 빠르게 ‘전자서명법’을 제정해 알리페이를 제도화했습니다. 디지털 중국이 파괴적인 이유는 단순히 15억 명의 규모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국은 변화를 쫓아가고 적응하려는 종속적 습관보다, 세상에 변화를 끼치고 주도해서 이끌어가려는 독립적 사고 습관이 있는 국가입니다. 우리는 중국의 여러 가지 특성 중에서도 이 독립적 사고 습관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국가 단위에서 ‘디지털 코리아’에 대한 강한 비전과 자신감을 대폭 보강하고 대담한 로드맵을 전파해야 합니다. 독립적 사고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고 담대한 전략과 기세를 뿜어내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자신감을 선물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에서도 독립적인 길을 걷는 길입니다. 김문수 aSSIST-CKGSB Top-tier EMBA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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