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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이라더니... 비트코인 가격은 왜 떨어졌을까

디지털 금, 비트코인, 금리역전

[ 고란의 어쩌다 투자 ]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15일(이후 현지시간) 우리 시장은 광복절 휴일로 문을 닫았다. 전날(14일)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소위 ‘R의 공포’가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다우지수가 800포인트, 3% 넘게 급락했다. 올 들어서 최대 낙폭이다. 그나마 15일 시장이 진정세를 찾은 덕에 이튿날(16일) 열린 우리 시장은 1% 안팎에서 낙폭을 방어하고 있다. 그런데 하루 24시간, 1년 356일 열리는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간 한국 투자자들은 15일 마음을 졸였다.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비트코인 1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잠깐만? 비트코인은 안전자산 아니던가. 금값은 시장불안에 더 올랐는데 디지털 금이라는 비트코인 가격은 되레 꺾였다. 비트코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장단기 금리 역전, 확산하는 R의 공포 14일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유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623%까지 폭락, 2년 물 금리(1.634%)를 밑돌았다. 2년 물 금리가 10년 물을 앞선 것은 2007년 6월 이후 약 12년 만이다. 채권 금리는 일반인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3년 만기가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당연히 금리가 높다. 시간 가치와 불확실성에 대해 돈 값을 더 쳐주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14일 미국 채권시장서 10년 만기보다 2년 만기 예금이자가 더 높은 ‘기’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당연히 비정상적이다. 경제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정확히 왜 금리 역전이 나타나는지 매커니즘은 규명된 바 없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날 금리 역전을 일으킨 도화선은 그나마 세계 경제를 지탱하던 독일과 중국에서 날아든 악재다. 독일은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탓인지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를 기록,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기의 전조” vs “이번엔 다르다” 금리 역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이는 경기침체의 신호탄이다. 특히 2년 물과 10년 물 미 국채 금리가 중요한 지표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1978년부터 40년 동안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 물과 2년 물 간 금리 역전이 발생한 것은 다섯 차례다.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평균적으로 22개월 뒤에는 경기침체(리세션, Recession)가 왔다. 경기침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현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려 보자. 전세계가 돈으로 쌓아올린 풍요에 흥청거렸다. 위기를 감지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05년 12월 무렵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01년 IT 버블이 터질 때에도 ‘수익률 곡선 역전(yield curve inversion)’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위기를 경고했다. 1978년 이후엔 금리역전 이후 100% 경기침체가 왔다. 1955년 이후로 따지면 10번 가운데 9차례, 곧 90%의 확률로 경기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확률은 확률일 뿐이다. 과거에 대체로 그랬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 금융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수장을 지낸 재닛 열런 전 의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수익률 곡선 역전을 신뢰하는 것은 이번엔 잘못일 수 있다”며 “장기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데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15조 달러가 넘는 외국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유통되고 있다”며 “이는 채권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이자 장기채 저금리가 ‘뉴 노멀’이 됐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너무 많은 돈을 풀었기 때문에 장단기 역전현상이 왜곡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은 올랐는데 ‘디지털 금’은 떨어졌다? 금융시장의 위기 국면에서 안전자산 취급을 받는 금은 각광을 받았다. 금값은 올 들어서 20% 가까이 올랐다. 연초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으로 온스(31.1g) 당 1277.07달러였던 금값은 15일 1519.6달러까지 치솟았다. 약 6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근접했다. 명실공히 ‘디지털 골드’답게 비트코인 가격도 금값과 궤를 같이 했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플랫폼 BNN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으로 최근 1년간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의 상관계수는 0.496이었지만 최근 3개월간에는 0.827로 폭등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깝다는 건 두 자산의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걸 의미한다. 전문가들의 간증(?)도 이어졌다. 로렌서 서머스 전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비트코인은 금이나 채권 같이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글로벌 거시 경제의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원한 암호화폐 강세론자 톰리 펀드스트랫 창업자는 “미중 무역갈등 및 환율전쟁 속에서 암호화폐는 글로벌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14일 비트코인 급락으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인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주장이다. 미국 12선 하원의원이자 대통령 후보였던 론 폴은 “비트코인은 역사가 매우 짧지만, 금의 역사는 약 6000년에 이른다”며 “비트코인을 새로운 금이라고 보는 견해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수석 투자전략가 브라이언 벨스키도 “아직은 비트코인을 안전한 자산 피난처라고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수석 경제학자인 매튜 루제티는 “변동성이 높은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동성이 높은 자산은 하락장일 때 우선적으로 매도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아닌 금이나 미국채, 일본 엔화 등으로 몰린다”고 설명했다. 하필 바이낸스가 문을 닫았다 최근 쌍둥이처럼 움직였던 금과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이 하필 금융시장이 폭락한 14일 방향을 달리한 이유는 뭘까. 비트코인 비관론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일찌감치 금과 비트코인의 동조화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때문에 비트코인 동조화가 깨진 건 비트코인 내부에서 원인을 찾는 게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15일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인 단화캐피털(DHVC)의 전임 상무이사이자 블록체인 스타트업 프리미티브 벤처스의 공동 창업자인 더비 완(Dovey Wan)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7만 비트코인, 80만 이더리움 규모의 중국 최대 폰지 사기 프로젝트인 플러스토큰(Plustoken)이 대규모 현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러스토큰은 신규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일종의 다단계 형태의 프로제트다. 자신들 주장으로는 AI봇의 재정거래를 이용해 10% 이상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스캠 논란에 시달려 오더니, 약 두 달 전 업체 관계자 6명이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6월 27일부터는 암호화폐 인출까지 정지됐다. 이 플러스토큰의 비트코인 지갑이라고 추정되는 주소에서 전날(14일) 5775개의 비트코인이 여러 개의 지갑 주소로 분할 이체됐다. 이들이 물량을 쏟아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매물을 받아낼 만한 매수 세력이 있으면 가격은 방어가 된다. 그런데 하필 15일 세계 최대 거래소라는 바이낸스가 정기 점검에 들어갔다. 매물은 쏟아지는데 매수세가 받쳐지지 않으니 1만 달러 선이 무너진 셈이다. 15일 오후 7기 정기점검을 마치고 거래를 재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점차 안정세를 찾았다. Rani‘s note 방향은 맞다, 시간의 문제일 뿐 투자고문 회사 모건크릭(MorganCreek)의 마크 유스코(Mark Yusko) 대표는 “전통 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회피수단으로 비트코인을 갖고 싶어 한다”고 CNBC와의 15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도 본지 기고를 통해 비트코인을 새로운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진지하게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 2017년 말 2만 달러에 육박하던 가격이 한때 5분의 1토막이 났다. 변동성이 이렇게 큰 자산을 안전자산이라 여기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가격 흐름의 시계열을 짧게 보면 다른 보통의 주식이나 상품가격과 비교해 가격 변동이 특별히 크다고 보긴 어렵다. 12일 아르헨티나 증시가 38% 폭락하는 목격하지 않았나. 비트코인은 언젠가 반드시 디지털 금이자 글로벌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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