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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무역전쟁에 이은 화폐전쟁서 중국이 이긴다”

임동민, 리브라, 무역전쟁, 환율전쟁

[ Economist's Deconomy ] 영국의 금융경제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에서 중국의 승리를 점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니얼 퍼거슨은 2010년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를 통해 지금은 약 500년간 지속돼 온 서구의 세계지배 체제가 막을 내리는 전환기이며 미국은 이를 저지한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10년 정도가 지난 지금 퍼거슨의 입장은 최근 그의 저작인 『광장과 타워(The Square and The Tower)』 가운데 59장 ‘송곳니, 박쥐 그리고 유럽연합‘에서 확인할 수 있다(송곳니는 미국의 ’FAANG(페이스북ㆍ아마존ㆍ애플ㆍ넷플릭스ㆍ구글), 박쥐는 중국의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를 의미). 퍼거슨은 21세기 이후 전개되고 있는 모바일-인터넷 혁명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의한 성과물이며 페이스북ㆍ아마존ㆍ애플ㆍ넷플릭스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이 특히 지배적 위치에 이르렀으며 중국만이 이에 대항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전략은 검열을 포함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의 IT 기업들이 중국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한 후, 현지의 사업가를 키워내는 것이었다. 중국 정부는 자기규율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미국의 IT 기업을 중국에서 몰아냈다. 페이스북은 2009년 폐쇄됐고, 구글은 2010년 철수했다. 그후 10년 동안 중국에서는 검색엔진 분야의 바이두, 전자상거래 분야의 알리바바, 소셜네트워크 분야의 텐센트 등이 지배적 기업으로 성장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항할 수 있게 됐다. 퍼거슨은 이를 중국의 만리장성 방화벽으로 표현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자국의 인터넷 시장을 지켜낸 것을 경제적ㆍ정치적ㆍ전략적으로 매우 영리했던 대처로 평가한다. 특히 중국 시진핑의 공산당 네트워크와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네트워크가 연결될 때 그 잠재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호구제도(가구등록)와 당안제도(개인정보기록) 시스템을 확립했고, BAT 기업들로부터 당국이 손쉽게 긁어온 데이터를 결합하면 20세기 중반 전체주의 국가(독일의 나치 정권, 소련의 스탈린 정권, 중국의 마오쩌둥 정권 등)들보다도 훨씬 강력한 사회적 통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은 중국의 암호화폐 발행 가능성도 예견했다. 중국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암호화폐(아마도 이름은 ‘비트위안’이 될 것으로 추정)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ㆍ금융ㆍ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패권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이때 금융기술 부분에서 미국에 앞설 기회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독점적 암호화폐 발행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발행 계획을 밝히자, 중국은 중앙은행 전자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리브라 도입에 다소 부정적 시각을 보임에 따라 리브라 도입이 무기한 연기되는 상황을 지켜 보면서 퍼거슨의 혜안에 감탄한다. 그는 베이징이 워싱턴을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중국 독자적인 암호화폐의 발행과 안착을 성공시킨다면 이는 화폐의 역사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으뜸가는 국제통화로서 달러화의 위상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실제 교역규모에 있어서는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화 패권에 바탕을 둔 금융과 군사력 분야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이 중앙 집권적이고 효율적인 중앙은행 전자화폐 체제를 도입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교역 네트워크에 비트위안이 사용돼 위안화의 국제화가 달성된다면, 금융부분에서 나타나는 미ㆍ중의 확장성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기울어졌던 중국의 위치가 그만큼 균형을 찾아간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퍼거슨은 20세기 초에 부상하는 독일을 저지하려다가 급속히 쇠망한 영국을 지적하면서, 미국 역시 중국과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중국을 동반자로 인정하려는 조짐은 없다. 미ㆍ중 무역전쟁에 이어 화폐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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