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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미국 암호화폐 규제, 코인에 어떻게 적용될까

암호화폐, 가상자산, 비트코인, 규제

[파커’s Crypto Story] 세계 금융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소식이 최근 들어 계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2월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리플사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 건으로 각 코인 프로젝트들도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인데요.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증권 판별 기준으로 규제를 가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확고한 비증권 코인 지위 확보 암호화폐 규제를 직접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규제기관은 바로 SEC입니다. SEC는 특정 코인 프로젝트에 제재를 가할 때마다 ‘미등록 증권’을 근거로 내세운 바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SEC는 해당 코인의 증권 여부를 하위 테스트(Howey Test)로 가려냅니다. 하위 테스트는 1933년 미국 플로리다에 오렌지 농장을 가진 하위라는 업체가 농장 토지를 농사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판매했다는 혐의가 적용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하위 테스트의 기준은 ▲돈의 투자 ▲공동의 사업에 투자 ▲투자 이익의 기대 ▲타인의 노력으로 인한 이익이었습니다. 예컨대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나 다른 자산을 통해 매수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 했다면 ▲돈의 투자 ▲투자 이익의 기대 개념에 해당됩니다. 또한 투자한 돈이 특정 업체에 속해 있거나 자신이 아닌 타인(개발사 등)에 의해 수익이 창출된다면 ▲공동의 사업에 투자 ▲타인의 노력으로 인한 이익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위 테스트 중 암호화폐에서 주로 쟁점이 되는 항목은 ▲공동의 사업에 투자 ▲타인의 노력으로 인한 이익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모든 코인 가운데 해당 항목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의 투자와 투자 이익의 기대는 피할 수 없는 사항이지만, 비트코인은 공동 기업 자체가 없고 창립자인 나카모토 사토시도 실체가 없습니다. 곧, 운영 주체가 뚜렷하지 않아 타인의 노력으로 인한 이익을 확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SEC를 비롯한 여러 규제 기관 인사들에게 “증권이 아니다”라고 인증 받은 바 있습니다. #이더리움, 비트코인과 함께 비증권 공인 받아… 다만 ‘이더리움 2.0’ 이슈 있어 이더리움 역시 SEC로부터 증권이 아니라는 판명을 받은 코인입니다. 다만 ICO(암호화폐공개)를 거쳤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미국 규제 당국은 ICO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증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ICO 자체가 개발사 등의 특정 공동 기업에 자금을 모으는 행위이며, 투자에서 나온 수익이 제3자인 기업 등으로부터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도 ICO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으므로 초창기엔 증권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ICO 이후 이렇다 할 주체 없이 개발 조직 및 커뮤니티가 탈중앙화됐고, 프로젝트를 주도한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와 이더리움 재단으로 인해 수익이 나는 구조도 더 이상 아니게 됐습니다. 탈중앙 거버넌스는 코인을 투자한 투자자들이 그 코인의 개발자가 되거나 생태계 기여자가 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규제기관은 이더리움이 ICO 이후로는 탈중앙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증권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다만 PoW(작업증명)에서 PoS(지분증명)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 이더리움 2.0이 실제 가동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이와 관련해 히스 타버트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019년 “이더리움 2.0은 제한된 인원(진입장벽: 32ETH 보유)에게만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을 준다. 이는 일종의 배당으로 볼 수 있다”며 이더리움 2.0이 증권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하위테스트 부합 기준에 ‘타인의 노력으로 인한 이익’이 포함돼 있는 이상, 이더리움 2.0도 증권이 될 수 없다는 업계 의견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스테이킹만 하면 되는 구조가 아니라 블록 검증을 제대로 안하면 되레 보유 수량이 삭감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라이트코인, 코인 증권 논란서 의외의 강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가려 잘 알려져있지 않은 편이지만, 라이트코인도 코인 증권 이슈에선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라이트코인은 창립자인 찰리 리와 관련 재단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찰리 리와 라이트코인 재단의 노력을 통해 라이트코인 투자자가 이익을 얻는 구조는 아닙니다. 특히 찰리 리는 지난 2017년 레딧에서 자신이 보유한 라이트코인을 모두 기부 및 매도하겠다는 글을 미리 남긴 뒤, 실제로 전량 처분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후 라이트코인의 탈중앙성은 더욱 강화됐습니다. 또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처럼 운영 주체가 탈중앙화 되어 있어 중앙 운영 주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코인 증권 논란에서 의외의 강자 포지션에 있는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파이, 프로젝트별로 천차만별 한편 지난해부터 화제가 된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 프로젝트들도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비투다는 “▲프로젝트의 소유자를 식별할 수 있을 경우 ▲증권법을 위반한 자금 조달 및 투자 활동이 있을 경우 ▲ 플랫폼 또는 기술 그 자체 이외의 규제 대상이 부재한 경우에 디파이가 규제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투다가 제시한 근거와 함께 하위 테스트 관점에서 디파이를 보면 프로젝트별로 증권 적용 기준이 천차만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안드레 크로녜 와이언 창시자의 경우에는 프로젝트의 거버넌스 토큰 YFI를 사전 채굴·판매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프로젝트 설립 과정에서 본인 몫의 YFI를 분배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와이언 파이낸스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사용자에게만 YFI를 분배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도권 입장에서도 증권으로 간주하기 어려워집니다. 반면 디파이를 표방하면서 특정 중앙화 주체가 토큰 판매로 수익을 올린다면 증권으로 판명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만 시장에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주요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탈중앙 거버넌스 개선 자체를 중요 목표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규제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택스, 증권 인증 받고 토큰 판매 뒤 비증권 신청 전통 메이저 코인은 아니지만 토큰 세일 단계부터 SEC의 공식 승인을 받은 스택스(구 블록스택)도 눈여겨볼 만한 사례입니다. 미국 규제 당국은 ICO와 같은 모금을 통한 토큰 판매는 증권으로 간주하고 있는데요. 스택스의 경우 처음부터 증권 인증을 받고 판매를 시작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스택스는 최근 메인넷 2.0 출시를 앞두고 SEC에 비증권 전환을 위한 법률 의견서를 작성했습니다. 전환에 성공한다면 스택스는 더 이상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간주됩니다. 곧,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스택스가 비증권 신청을 등록한 이유는 ‘탈중앙성 확보’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인넷 2.0이 출시되면 스택스 블록체인을 일방적으로 수정하거나 신규 토큰을 발행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메인넷 출시 이후부터는 증권의 요소를 벗어났다고 판단하여 비증권 신청을 진행한 것입니다. 다만 아직 등록이 완료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SEC로부터 비증권 허가를 확정받는다면, 코인 프로젝트들에게는 새로운 전략이 생기는 셈입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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