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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투자 코인은 ‘믿거’? 창투사는 코인 투자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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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in:Der's View ]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A사는 국내 유명 창업투자회사(VC, 벤처캐피털)로부터 수 십억 원 투자를 받았다. 블록체인 바닥서는 나름 인지도가 있는 A사였지만, 블록체인 반경을 조금만 벗어나도 ‘듣보잡’ 신세다. A사는 해당 창투사의 투자 사실을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자신보다는 유명한 그 창투사의 이름을 빌어 자사를 알리는데 힘썼다. 그런데 예상치못한 일이 생겼다. 일반 투자자들 가운데 창투사로부터 투자받은 사실을 악재로 여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창투사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하기도 했다. 왜냐고? 안 좋은 기억 때문이다. 기관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의 코인이 업비트ㆍ빗썸 등 메이저 거래소에 상장했을 때다. 개인 투자자들은 소위 ‘상장발’ 기대감에 코인을 매수했다. 하지만, 개인들 생각대로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 오를 만하면 매물이 쏟아졌다. 프로젝트 초기 원체 싸게 받았던 물량의 차익 실현에 나선 까닭이다. 이런 안 좋은 경험이 쌓이다 보니 아예 기관이 투자한 프로젝트의 코인은 ‘믿거(믿고 거르는)’ 수준까지 돼 버렸다. 이런 식의 기피 성향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사정을 알 만한 몇몇 크립토 전문 VC조차도 블록체인 업체나 코인 프로젝트 대표에게 심심치 않게 묻는다. 그래서 “창투사 투자금은 절대 코인 매도 물량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답을 들어도 마찬가지다. 크립토 VC 담당자나 임원들은 여전히 상장 직후 쏟아져 나올 이들의 코인 매도 물량에 대해 우려한다. 이 바닥에서 좀 안다고 하는 사람조차도 전통 금융투자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코인 투자가 아직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못했다고 해서 자본시장법을 몰라도 되는 건 아니다. 코인 투자자들 역시 투자 관련한 법이나 제도, 정부의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창투사의 투자의사 결정 과정 펀드의 다른 말은 투자조합이다. 투자 목적으로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에 따라 만들어지는 단체다. 펀드 자금은 ‘무한’책임사원과 ‘유한’책임사원의 출자금의 합이다. 여기서 책임은 펀드에 돈을 갚아야 하는 책임을 말한다. 책임의 한도에 따라 유한책임과 무한책임으로 나뉜다. 유한책임은 자신이 출자한 금액만큼만 책임을 진다. 반면, 무한책임은 자신이 낸 돈을 넘어 회사의 채무 등 기업이 감당해야할 모든 책임을 진다. 창투사는 무한책임사원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유한책임사원은 펀드에 돈을 대고, 무한책임사원은 이를 운용한다. 유한책임사원은 운용에 대한 대가로 무한책임사원에게 보수를 지급한다. 투자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면, 정해진 방식대로 무한책임사원과 유한책임사원이 나눠 갖는다. 무한책임사원이 펀드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관리보수와 성공보수의 합이다. 관리보수는 운용성과와 무관하게 규모에 따라 매년 받는다. 반면, 성공보수는 펀드의 최종 성과를 기준으로 타임라인의 후반부에 받는다. 성과가 좋지 못하면 아예 받지 못할 수 있다. 각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업무가 진행된다. ㆍ투자 요청, 혹은 딜소싱: 기업 발굴 과정이다. 각각 투자 요청은 투자대상 기업, 딜소싱은 투자사 관점에서의 표현이다. ㆍ투자 검토: IR(회사 소개 및 발표를 하는 피칭 행사), 기업분석을 통한 투자검토보고서 작성 등이 이뤄진다. ㆍ실사: 투심위 전과 후로 이루어진다. 업무 실사를 전문으로 하는 회계ㆍ감정평가ㆍ법무법인 등이 투입된다. 투자사도 참여해 투자 관련 데이터 확인, 준법감시(규제 당국 및 감독당국에 등록 여부, 최근 창구 지도 등 조사 및 사유 파악, 계류 중인 소송 존재 여부 등), 리스크 관리(공식(혹은 비공식)적인 리스크 한도, 투자 대상에 대한 투명성ㆍ적시성 등) 등을 확인한다. ㆍ투자 1ㆍ2차 심의위원회: 자금 집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ㆍ투자 승인 후 집행: 계약을 검토하고 날인하며 펀드의 자금을 납입한다. 이때 이해관계 상충 조정(운용사와 투자대상과의 이해관계 상충 조정, 주요 임직원들의 이해관계(투자여부ㆍ특수관계 등), 투자자(LP)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할 잠재적 이해 상충 존재 여부 확인 및 고지 등)의 절차를 밟는다. ㆍ정기감사: 재무실사, 자금세탁방지(AML, 투자대상 기업 및 투자자(LP)의 자금세탁 관련 내용 확인) 등 투자 후 사후관리 절차를 이행한다. 위처럼 전통 창투사는 내ㆍ외부의 독립적인 부서에서 견제와 감시를 통해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거치며 투자의 집행과 관리ㆍ보고를 해야만 한다. 창투사도 정부 정책에 민감 창투사가 가장 신경 쓰는 관계자는 투자자(LP)다. 현재 한국의 LP 중 가장 큰 손은 국민연금,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기타 공제회 등 대다수가 정부정책자금이다. 정부정책자금은 규모가 클 뿐더러 이 자금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의 공신력을 올려준다. 곧 이 자금을 받으면 추가 펀딩이 쉬워진다. 창업투자회사가 해외에서 유명하다면 한국 정부의 정책자금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후 다른 펀드 자금을 모집할 때 정부정책자금이 필요할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모든 창업투자회사가 정부의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정부와 감독기관과의 관계 및 네트워킹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의 암호화폐 투자에 관한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대표적으로 ICO(암호화폐를 통한 자금모집)를 전면 금지했다. 다음의 기사를 봐도 정부의 부정적인 태도를 읽을 수 있다. ㆍ(2018.01.26) 투기 잡겠다더니… 정부, 가상화폐 거래소에 수백억 투자 (문화일보) ㆍ(2018.09.27) 정부, ‘블록체인 암호화 자산 매매ㆍ중개업’ 벤처기업서 제외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8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곧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으로 추가했다. 그간에는 일반 유흥주점업, 무도 유흥주점업, 기타 주점업, 기타 사행시설관리 및 운영업, 무도장 운영업 등 5개 업종이 이에 해당했다. 곧, 국민정서상 암호화폐 거래소가 사설도박장에 다를 바 없으니 정부자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 초 금융감독기관에서 해외 사례처럼 일정 규모의 자산이 있는 기관이나 개인에게 적격ㆍ전문 투자자 자격을 부여해 제도권 사모펀드를 통해 암호화폐에 간접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와 사전 내부검토를 한 적이 있다. 검토 결과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정부의 입장이 이러할 진데, 국내 유명 창투사의 대표나 담당 매니저가 코인 관련 회사나 사업에 투자할 수 있을까. 그래도 몰래 코인 투자하지 않을까 창투사의 펀드 운용 자산이 2000억~1조 원이라 가정하면, 성과급을 제외하고 연간 보장된 수익은 약 30억~170억 정도(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수수료율은 낮아짐)다. 창투사가 전체 펀드 규모에 비해 미미한 코인 관련 회사에 몇 십억 원을 투자한다면 정부정책자금은 안 받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매년 약 50억 원의 확정된 이익과 향후 설립할 펀드의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다. 정부정책자금을 안 받겠다는 건 회사의 존립과도 관련된 주요한 문제다.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관점에서 코인 관련 회사에 투자할 이유가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정부정책자금을 받았다면 차후 청문회에도 불려갈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리스크까지 감안한다면 더더욱 코인이나 코인 관련 회사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업계에서는 이면계약서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면계약서도 내부로는 리스크팀과 준법감시팀 등의 관리를 받아 작성된다. 외부로는 이를 LP에 보고하고 이들의 감사를 거쳐야 한다. 만약 이면계약을 통한 투자가 불법행위로 간주된다면 손해배상 의무도 져야 한다. 한 번 이런 불미스런 일에 엮이고 나면 차후 다른 펀드 조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회사 차원이 아니라 개인 담당자가 몰래 사적으로 코인 투자를 하거나 코인 회사로부터 다른 방법으로 혜택을 받는 경우도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권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사회적ㆍ법적으로 전문직으로 인식돼 관련한 범법 행위에 연루되면 가중처벌을 받는다. 역시 사적으로 뒷거래를 통해 코인 투자를 했을 때 얻게 되는 기대수익과 적발될 경우의 리스크를 감안해 보면, 창투사 직원들이 몰래 코인 투자를 했을 확률은 매우 낮다. 설명이 길었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 상황에선 전통 창투사가 공개적으로나 비밀리에 코인 자체나 관련 회사ㆍ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조성연 힐스톤파트너스 이사 *Join:D는 Join:Der 여러분의 인사이트가 넘치는 글을 기다립니다. 주제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떤 것도 좋습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울 경우엔 익명도 가능합니다. 채택된 글에 한해서는 감사의 의미로 0.1ETH를 에어드랍해 드립니다. ( joi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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