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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기능이 쓸모 없어진 시대, 통신사가 살 길은?

통신사, 블록체인, BaaS

[ 유성민‘s Chain Story ] 지난 달 통신사 고위 임원 출신 교수를 초빙해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그는 통신사가 예전보다 수익이 훨씬 줄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통신사는 과거에 그야말로 앉아서 돈을 긁어 모았다. 통화나 문자메시지만으로도 수익은 충분했다. 핸드폰에서 필요없는 기능이 통화? 지금은 어디 그런가. Z세대에게 핸드폰에서 없애도 좋은 기능이 뭐냐고 물으면 “통화”라고 답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다. 지금은 굳이 전화로 통화하지 않는다. IT 서비스를 활용해 소통한다. 전화보다 카카오톡 등과 같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선호한다. 채팅앱에 아예 통화 기능도 있으니 굳이 전화할 필요도 없다. 문자메시지도 스팸메세지 창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아는 사람과는 채팅앱으로 대화한다. 콘텐트 서비스도 IT가 대체하고 있다. 과거엔 통신사가 콘텐트를 직접 유통했다. 멜론이나 지니뮤직 등을 떠올려보자. 노래 하나를 100원 주고 다운받았다면, 가수에게 돌아가는 돈은 10원에도 훨씬 못 미친단다. 그런데 통신사가 거의 50원을 가져갔다. 하지만, 지금은 통신사의 유통망을 거쳐 콘텐트를 이용하지 않는다. 앱을 다운받아 그 앱을 실행해 콘텐트를 향유한다. 콘텐트를 유통해 주는 대가로 챙기는 수익은 구글이나 애플 등 운영체제(OS) 업체들의 몫이다. 통신사는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살기 위해선 먹을 게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IT 서비스에서 돈이 나오니 그 분야에 진입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미 그 바닥에선 잔뼈가 굵은 IT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그저 거함은 뜨기도 어렵지만 그리 빨리 가라앉지도 않는다는 속성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아니다. 통신사가 IT 기업과 비교해 충분히 해 볼 만한 분야가 있다. 그건 바로, 블록체인이다. 통신사 미래 먹거리는 블록체인 KTㆍSK텔레콤 등은 블록체인 분야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KT의 경우엔 자체 플랫폼까지 만들었다. 클라우드에서 블록체인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지난 3월에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국내 통신사가 유별난 게 아니다. 해외 통신사들도 블록체인 분야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거대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은 블록체인 엔지니어 5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대다수 글로벌 통신사가 블록체인 분야에 많은 관심으로 보이면서 통신사 중심의 블록체인 협의체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는 ‘허가형 블록체인에 관한 산업표준그룹(ISG PDL)’을 만들었다. 허가형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통신서비스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화웨이ㆍ에릭슨ㆍ텔레포니카ㆍ보다폰 등이 창립 회원사로 참여했다. 이 기구는 지난 6월 국제통신주간(ITW)에서 통신사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때 공개된 플랫폼 이름이 ‘통신사 전용 블록체인 네트워크(CBN, Communications Blockchain Network)’다. 이미 오스트리아텔레콤ㆍ차이나텔레콤ㆍ콜트ㆍ도이치텔레콤ㆍ오렌지ㆍ타타커뮤니케이션즈ㆍ텔레포니카ㆍIDT텔레콤ㆍPCCW텔레콤ㆍ텔레콤뉴질랜드인터네셔널ㆍ텔스트라 등 11개 통신사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기술 지원을 위해서는 IBMㆍR3ㆍ오브스ㆍ컨센시스 등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 참여한다. 블록체인 분야에선 적과의 동침? 국내 통신사도 블록체인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초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사 블록체인 스터디 그룹(CBSG)’에 가입했다. CBSG는 2017년 9월 일본의 소프트뱅크, 대만의 파이스톤, 그리고 미국의 스프린트가 만든 통신사 블록체인 협회다. 티비씨에소프트(TBCASoft)가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참여 통신사는 CBSG를 통해 국제간 통신 결제 서비스를 가능케 할 계획이다. 소액 결제와 같은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서비스의 원리는 결제 이력을 블록체인을 통해 참여 통신사와 공유해 자국 통신사가 사용자에게 결제를 청구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 2월 서비스 실증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7월에는 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을 출범했다. 국내 통신 3사를 포함해 코스콤ㆍ우리은행ㆍ삼성전자ㆍKEB하나은행 등이 참여했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 신원정보를 본인의 스마트 디바이스에 저장해 직접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여 기관만 공동으로 증명할 수 있다. 실증 서비스로 대학 제증명에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사,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까? 블록체인이 통신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면, 통신 산업에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①블록체인으로 통신서비스 효율 높인다 먼저, 기존 통신서비스의 효율성을 블록체인으로 향상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통신사들은 블록체인을 국제로밍에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로밍 방식은 국제로밍정산소(DCH, Data Clearing House)를 통해 이뤄졌다. 이러한 방식은 중간자를 거치므로 지연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정산 방식에도 간혹 오류가 발생했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통신사 간에 데이터 사용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 진다. 필리핀의 글로브텔레콤, 영국의 보다폰,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국내 KT 등이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 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5G 혁신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통신구조망이 깔리고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정의네트워크(SDN)와 네트워크가상화(NFV) 등이 이에 해당한다. SDN은 네트워크 제어를 한 곳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보안을 취약하게 한다. 제어 부분이 해킹에 뚫리면 제어 대상 네트워크 모두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SDN 방식은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마라’는 속담을 어기는 행위와 같다. 이러한 문제는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제어 영역을 블록체인으로 엮어서 제어 이력을 공유하면 된다. 제어 이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영역의 제어 서버로 대신하면 된다. 영국의 콜트가 SDN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텔레포니카는 IBM과 함께 국제전화 관리 효율성을 블록체인으로 향상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②신규 수익 창출 방안 아예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KT는 국내 최초로 BaaS를 선보였다. SKT는 지난 7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스톤)을 런칭했다. LG유플러스는 휴대폰 분실ㆍ파손 보험을 블록체인으로 쉽게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AT&T는 최근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고 있다. 공룡은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지구에서 사라졌다. 통신사의 별칭은 ‘거대 공룡’이다. 통신사 역시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공룡처럼 자취를 감출지 모른다. 블록체인 시대가 다가온다. 통신사들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블록체인 산업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호대학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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