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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가격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한대훈, 비트코인, 부동산

[한대훈의 투(자 이야)기] 오늘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있어 할 부동산 이야기로 칼럼을 시작해볼까 한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관심있는 재테크 주제였고, 부동산 정책의 성공과 실패는 그 정부의 지지율과 연결되기도 했다. 1980년대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은 1989년부터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는 평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 집 값 폭등이 나타나자 당시 노태우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다. 바로 주택 200만호 건설 프로젝트였다. 수도권에 신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신도시 건설을 통해 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화를 시키겠다는 의도였다. 분당과 일산을 포함해 산본, 평촌, 중동 등 5개 신도시가 선정됐고, 주택건설이 본격화됐다. #천당 아래 분당 VS 천하제일 일산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지역은 분당(9만 7500호)과 일산(6만9000호)이었다(나머지 세 지역은 각각 2만 5000호). 주거를 선택함에 있어 여러가지 요소들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주가와 직장의 거리를 고려한 직주근접, 학군 등이 고려요소다. 당연히 내 집 마련을 생각할 때는 이런 요소들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맞벌이 부부 기준으로 두 부부가 광화문 일대나 여의도 일대에 출퇴근을 한다면 분당보다 일산이 더 좋은 입지조건이다. 이런 요인들을 제외하고 투자적으로만 접근했을 때는 어떠할까? 당시 분당이든, 일산이든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 매매를 고려했던 사람들은 여러가지 논리를 통해 결정을 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천당 아래 분당’, ‘천하제일 일산’의 쌍벽으로 불리며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래 성장성 등 여러가지 요소를 통해 투자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분당은 천당 아래 분당의 존재를 과시하며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과 가깝고 판교 테크노밸리와 인접해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반면 높은 녹지율과 통일시대의 미래 성장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는 일산의 꿈은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만약 A라는 사람이 당시에 여러가지 근거를 토대로 일산 집 값 상승을 예견했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이 분당을 선택했다면 가격은 분당이 더 오를 수밖에 없었다. 즉 자산의 가격은 이런 식으로 결정된다. 아무리 미래가 유망하고 성장성이 높다고 본인이 생각을 해도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안 오른다. 반대로 미래가 어두울 것 같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밝은 미래를 예상한다면 가격은 상승한다. 능력 있는 투자자들은 이를 빨리 인정하고, 잘못된 선택을 해도 빠르게 손절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손절 타이밍을 놓치고 오랫동안 물리거나 존버(신조어)를 외치는 이유다. #비트코인은 어떨까? 비트코인 가격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2017년에 비트코인 광풍이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새로운 화폐로 자리잡거나 새로운 금융자산으로 인정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아직은 시기상조고 이 못미더운 비트코인을 어떻게 신뢰하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후자의 의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격이 급락했으니 그들의 의견이 맞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급기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닷컴버블이 붕괴되고 나스닥이 당시 가격을 회복하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고, 지금은 다시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데, 비트코인 가격 회복은 그 보다 짧은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 비트코인의 가격은, 결국 당시보다 비트코인의 성장성을 믿고 투자하는 투자자가 다수가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직도 2017년의 생각에 사로 잡혀서 놓치고 있는 것이 없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될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바꾼 글로벌 금융 거물들과 투자의 구루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은 제2의 튤립버블이라고 평가절하했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점을 시인했고, JP모건은 현재 디지털금융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나온다면 비트코인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던 레이 달리오 역시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빠르게 자산으로 성장한 비트코인이 대체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니얼 퍼거슨 등 여러 석학 및 유명인사들 가운데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꾼 사람들이 많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면,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유망하다고 볼 때 가격은 오른다. 아무리 똑똑한 투자자라도 다수의 대중이 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가 말하는 대로 미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격은 떨어진다. 누구나 잘못된 예상과 판단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빠르게 인정해야 손실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7년에 비해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이 파생할 금융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기에 가격은 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때 잘못됐던 글로벌 구루들 가운데서도 많은 분들이 생각을 바꾸고 계신다. 비트코인 가격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이해할 수 없거나,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독자분들께서는 혹시 너무 2017년의 사고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언급했다 그런 가운데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아직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가 영위하는 여러 사업분야(테슬라, 스페이스X 등)에 사용할지, 사용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따라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하나만으로 비트코인에 투자를 생각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단순 관심만 가졌을 수도 있고, 의견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2017년과는 너무 다르다.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지난 2017년과 같은 폭락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넥스트 파이낸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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