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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당신이 알아야 할 비트코인 시나리오

비트코인, 암호화폐, 블록체인

[파커’s Crypto Story] 2017년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암호화폐 뉴스가 최근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신탁 투자회사 그레이스케일의 마이클 소넨샤인 이사처럼 “비트코인이 강세장 초입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뉴스에 팔아라”라며 끝물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 크립토 스토리에서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약진하는 암호화폐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다뤄봅니다. #환희와 혼란이 공존하는 거시경제 상황 올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급등은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된 유동성 확대가 주요 원인이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트코인은 그 어느때보다 제도권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최초에 제도권 통화의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2008년 10월(백서 공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더군다나 2013년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의 상승에는 각국 경제위기(2008년 금융위기,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건 등)가 함께했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비트코인을 제도권과 반대되는 존재로 인식한 것입니다. 그런데 2013년 이후부터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에 조금씩 영향을 받더니, 2017년 무렵에는 다른 제도권 자산과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증시 대폭락 사태 때도 비트코인은 동조하는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이 3월 12일 하루만에 8000달러에서 4600달러로 폭락한 사건은 ‘검은 목요일’이라는 명칭이 따로 생길 정도로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 줬습니다. 따라서 거시경제 상황을 짚고 넘어가는 것은 오늘날 암호화폐 시장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거시경제는 유례없는 유동성 확대와 메인스트리트와의 괴리 현상으로 파죽지세인 증시 흐름과 경제지표 악화를 함께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11월 고용지표 및 실업률이 모두 기대치를 하회하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날로 강력해짐에도 백신과 유동성 확대 기대감으로 인해 증시는 고가 행진을 이어나가는 중입니다. 이에 따른 금융 전설들의 의견도 분분합니다. 헤지펀드 전설로 불리는 짐 로저스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현 금융시장의 대표적 회의론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짐 로저스는 과도한 유동성 공급과 국가 부채를 언급하며 거품을 경고했고, 손정의 회장은 빠른 백신 공급에 부정적 의견을 드러내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매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유동성 공급에 의한 자산 가치 상승도 2020년 하반기 들어서는 ‘기대감’에 의한 것일 뿐, 실제로 이뤄진 게 없다고 설명합니다. 최근 중국 국영기업의 연쇄도산 우려와 달러 약세에 따른 반작용 가능성 등은 이들의 견해에 힘을 실어줍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본부 부부장도 이러한 우려로 인해 “미 연준이 시장의 기대감만큼 돈을 크게 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긍정론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은 어떤 식으로든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현금을 제외한 자산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중에서도 약 165조원 규모의 돈을 운용하는 피셔 인베스트먼트 켄 피셔 회장의 발언이 흥미로운데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피셔 회장은 유동성 확대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취임으로 인해 2021년까지 큰 상승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는 “역대 민주당 대통령 취임 첫해 증시는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다만 첫해 랠리 후 2년차에는 대부분 시장이 하락했다”며 2021년 상승 후 2022년 하락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피셔 회장은 “내년에는 가치주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테크주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의 미래에 일어날 일은 민주당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질 증시 상승, 그리고 코로나가 굳힐 디지털 전환이다”라는 뜻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제도권 금융시장은 12월 중순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2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 회의를 시작으로 18일 미국 네 마녀의 날(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겹치는 날), 테슬라 S&P 편입 직전 거래일, 미 연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등의 이벤트가 연달아 열립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2월 중순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를 점치고 있습니다. #10월 이후 비트코인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 거시경제 혼조세 속에서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2020년 하반기 들어 거시경제 흐름과 일치하다가도 어긋나는 애매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10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 주가 지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던 비트코인은 10월 중순 이후로 역상관관계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올해 4분기에만 1만 1000달러 선에서 1만 9000달러를 돌파하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동기간 코로나19 대장 지수로 평가받는 나스닥은 11300포인트에서 12500포인트 상승에 그쳤습니다. 특히 10월 중순~11월 초 사이 나스닥이 하락세를 보일 때 비트코인은 급등을 거듭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8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금도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는 금값의 상승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금은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백신 기대감 등으로 인한 증시 성장 가능성에 묻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상승을 거듭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블룸버그는 “금 대신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이 월가의 화두가 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제도권 투자기관도 비트코인을 금보다 뛰어난 가치 저장 수단이 되는 ‘디지털 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3년 전과는 다르다… 기관이 진입한다 아무리 뛰어난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해도 신뢰성과 사용처가 확보되지 않으면 그 자산이 가치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3년 전 기관과 대중들은 그런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실물경제에서 실질적인 사용이 광범위하게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실체가 없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누구나 알만한 인물들이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짐 사이먼스 CEO,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폴 튜더 존스 창립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와 같은 거물들이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한 암호화폐 투자 및 서비스에 공식적으로 진출하는 제도권 기업들도 ‘비트코인에는 실체가 없다’는 그간의 평가를 불식시키며, 시장 훈풍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CEO 잭 도시의 또 다른 회사로 잘 알려져 있는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가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스퀘어는 올 10월에만 4700개 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스퀘어는 3분기 실적의 80%가 비트코인으로부터 나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여기에 지난 8월에는 나스닥 상장사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3만 8250개를 대량 매수하며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12월 들어서는 비트코인 2574개를 추가 매수하고, 4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비트코인 매입에 쓰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시기상 급등의 분수령으로 평가받는 페이팔 비트코인 결제 소식과 그레이스케일 암호화폐 매입 이슈도 빼놓을 수 없는 소식입니다. 페이팔의 경우 “내년부터 2600만개 가맹점에서 소비자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실제 시스템상 결제는 달러 기반으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어떤 식으로든 페이팔에 이용된다는 것만으로 상징성이 부각된 셈입니다. 반면 암호화폐 신탁펀드 그레이스케일은 수급 측면에서의 이슈가 컸습니다. 12월 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그레이스케일의 암호화폐 신탁펀드는 비트코인만 55만 1236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유통량이 1856만개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326조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비트코인 간접 투자 등의 대형 뉴스가 연달아 터지면서 올해 비트코인 화두는 ‘기관의 진입’이라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데이터 지표 현황은?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통용되는 데이터 지표 현황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주로 고래(암호화폐 물량이 많은 큰 손)들의 지갑 이동, 채굴자들의 매도량, 거래소 내 암호화폐 보유량 현황 등이 지표에 해당됩니다. 모두 블록체인의 특성으로 거래기록을 투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분석할 수 있는 지표들입니다. 온체인 데이터분석 기업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해당 데이터들을 분석하면서 “이번주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횡보하거나 한차례 조정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거래소 내 암호화폐 입금량이 늘어나면 매도압력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거래소 출금량은 낮아져 하방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 대표에 따르면 “당장 팔지 않을 비트코인을 거래소가 아닌 외부 지갑에 옮겨두는 것은 고래들의 오래된 문법”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매도량 증가 추세와 2만 달러 부근에 대량의 매도 주문이 걸려있는 것도 암호화폐 분석가들의 최근 의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다만 주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과열되어 있지만,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결국 2만 달러를 넘을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일까, 유동성 기대감에 의한 환상일까 그 어느때보다 시장의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상황에서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세계대전급 충격에 비유하며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언급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장 스토리는 이상할 정도로 디지털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테크주의 압도적인 약진, 금의 부진 속에서 떠오르는 비트코인 등이 대표적 현상입니다. 일각에서는 백신 부작용,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기존 백신 무력화 현상 등이 발생하면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더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반면 디지털 패러다임은 환상일 뿐이고 유동성 공급은 기대감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향후 유동성이 풀린다고 하더라도 그 액수는 시장 기대감에 한참 못 미칠뿐더러,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억눌려왔던 오프라인 수요가 폭발하여 이전의 생활로 금새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지난 11월 9일 금융시장에서 터진 재밌는 현상이 이들의 의견을 뒷받침합니다. 11월 9일은 화이자의 백신 호재가 발표된 날이었습니다. 이날 하늘을 모르고 치솟았던 나스닥은 하락세를 기록했고, 전통 가치주들이 강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백신이 아직 풀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이와 같은 흐름이 나타난 것입니다.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논쟁도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뜨겁습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의 마이클 케이시 CCO(최고콘텐트책임자)는 지난 11월 칼럼에서 “비트코인을 전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빅쇼트 포지션으로 봐야한다”며 비트코인을 영화 ‘빅쇼트’보다 더 큰 규모의 빅쇼트 자산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달리 필자는 비트코인은 전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빅쇼트 포지션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기관이 대거 진입한 순간부터 비트코인은 더 이상 제도권의 대척점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한다면, 기관 진입은 기독교 공인 과정의 ‘그것’과 유사한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금융 전설인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크다.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의 가격과 상관관계도 거의 없어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좋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존 경제 논리 상으로 대부분 일리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기존 현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듯합니다. 과연 이 새로운 현상들은 신세계일까요, 신기루일까요.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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