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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비트코인은 없애려 하고 리브라는 구축하려 한다

김문수, 비트코인, 리브라, 백서

[김문수's Token Biz] 비트코인과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함께 등장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둘이 탄생한 배경과 지향점은 다릅니다. 글에는 작성자가 처한 상황과 그의 속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두 백서의 원문을 분석하면 각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① 금융기관 없는 직접금융 vs 국경을 뛰어넘는 금융기관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개인들의 직접 금융을 구현하려 합니다(초록(Abstract) 중, ‘without going through a financial institution’). 리브라는 국경을 뛰어 넘는 금융기관이 되고 싶어 합니다(도입(Intoduction) 중 ‘Libra‘s mission is to enable a simple global currency and financial infrastructure’). ② 금융기관이 금융비용 높여 vs 금융서비스를 쉽고 저렴하게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의 존재 자체가 금융 비용을 높인다고 봅니다(도입 중 ‘The cost of mediation increases transaction costs‘). 리브라는 더 쉽고 저렴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 합니다(결론(Conclusion) 중 ‘Our hope is to create more access to better, cheaper, and open financial services’). ③ 지배구조를 제거 vs 지배구조를 구축 비트코인은 지배구조(Governance)를 제거하려 합니다. 비트코인은 지배구조가 없는 단순함 때문에 견고하다고 했습니다(결론 중 ‘The network is robust in its unstructured simplicity’). 페이스북은 지배구조를 구축하려 합니다. 리브라는 위원회(Council)-이사회(Board)-임원진(Executive Team)-운영이사(Managing Director) 등 단계별 조직 체계를 10페이지에 이르는 ‘리브라 연합 페이퍼(The Libra Association Paper)’라는 별개 문서를 통해 설명합니다. ④ 탈중앙화의 방법 기술 vs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강조 비트코인 백서에는 ‘탈중앙화(Decentralized)’ 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 백서는 중앙 지배구조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탈중앙화된 이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상적인 시스템을 실제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기술하려 했습니다. 리브라 백서의 목적은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을 강조하는 것입니다(도입 중 ‘This document outlines our plans for a new decentralized blockchain’).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허가가 필요없는 합의구조를 향해(Moving Toward Permissionless Consensus)’라는 별도 문서를 통해 다음으로 미뤄놓았습니다. ⑤ '오픈’ 1번 등장 vs '오픈' 20번 등장 비트코인 백서에는 ‘오픈(Open)’이라는 단어가 딱 한 번 등장합니다. 악의를 가진 공격자의 공격에도 탈중앙화된 체제가 무단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는 표현에 불과합니다(결론 중 ‘Even if this is accomplished, it does not throw the system open to arbitrary changes’). 리브라 백서에는 ‘오픈’이라는 단어가 20번 등장합니다. ⑥ 한 개의 기본 백서 vs 기본 백서+여러 개 부속 문서 비트코인 백서는 한 개의 문서로 간단명료하고 빈틈이 없습니다. 리브라 백서는 한 개의 기본 백서에 이어, 기술 백서(The Libra Blockchain)와 금융자산 운용 백서(The Libra Reserve), 그리고 지배구조 백서(The Libra Association) 등 여러 개의 부속 문서로 구성돼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리브라가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탄생한 배경과 설계 의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중앙 기관의 통제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법을 꿈꾸었던 암호학 선구자들의 선행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닉 사보(Nick Szabo)는 1999년 <신의 프로토콜(The God Protocol)>‘이라는 논문에서 중앙기관 없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완벽히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신의 프로토콜’에 비유했습니다. 2001년에는 <믿을 수 있는 제 3자는 보안허점(Trusted Third Parties are Security Holes)>이라는 논문을 통해 신뢰검증의 역할을 맡은 중앙기관이 오히려 보안의 허점이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할 피니(Hal Finney)는 이중지불을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고(<이중지불탐지(Detecting Double Spending)>, 1993), 재사용 가능한 작업증명 알고리즘을 제안했습니다(<재사용 가능한 작업증명(RPOW - Reusable Proofs of Work)>, 2004). 피니는 최초로 비트코인을 전송받은 사람입니다. 사보가 2005년 제안한 비트골드(Bit Gold) 문서에는 퍼즐함수ㆍ작업증명, 일방향함수(puzzle function, proof of work, one-way function) 등이 들어있어 비트코인의 핵심 요소들과 매우 유사합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2019년 3월 7일 ‘프리이버시 중점을 둔 사회적 관계망의 비전(A Privacy-Focused Vision for Social Networking)’이라는 글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경영 방침을 발표하며, ’암호화는 탈중앙화(Encryption is decentralizing)‘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리브라 백서의 분산ID(DID)과 관련 있습니다(’리브라 연합‘ 문서 중 ’We believe that decentralized and portable digital identity is a prerequisite to financial inclusion and competition) 비트코인의 설계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으로 등장해 비트코인 생태계를 이끌다, 결국 자신의 종적마저 감추고 자신을 제거함으로써 ‘신의 프로토콜’을 완성하고자 했습니다. 리브라는 ’허가가 없는 합의구조를 향해(Moving Toward Permissionless Consensus)라는 문서를 통해, 앞으로 탈중앙화를 추구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만, 이것이 대중이 참여하는 탈중앙화(Public Permissionless)인지 리브라 협회에 의한 탈중앙화(Private Permissionless)인지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 뒀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비트코인과 리브라를 언급한 속마음이 비트코인 때문인지 리브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의 실현은 리브라의 백서 구상에 영향을 주었고, 리브라 백서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구상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기축통화 패권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문수 aSSIST 경영대학원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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