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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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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s Deconomy] “블록체인 운영체제는 보안성(Security)ㆍ탈중앙성(Decentralized)ㆍ확장성(Scalability) 등 3가지 가운데 두 가지만 달성할 수 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트릴레마(Blockchain Trilemma)’를 이렇게 설명한다.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는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보안성ㆍ탈중앙성은 우수하지만 확장성이 열위에 있다. 이오스(EOS)와 리브라(Libra)는 확장성과 보안성은 비교적 우수하지만 탈중앙성이 열위에 있다. 블록체인이 보편적이고 안전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안성ㆍ탈중앙성ㆍ확장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곧, 트릴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트릴레마 난제가 블록체인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199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먼델 교수와 마커스 플레밍 IMF(국제통화기금) 이코노미스트가 정립한 개방 경제 간 균형을 도출하는 먼델-플레밍 모델은 ‘임파서블 트리니티(Impossible Trinity,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개념으로 통화정책 트릴레마를 설명한다. 통화정책의 트릴레마는 자유로운 자본이동, 고정환율, 통화정책의 독립성 등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개방경제 국가 모델에서는 독립적인 통화정책과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허용하고, 고정환율제 대신 변동환율제를 택한다. 이 경우 중앙은행의 통화조절과 대외무역 및 투자 촉진은 가능하지만, 환율변동은 불가피하다. 반면, 고정환율제를 택하는 국가는 독립적인 통화정책, 혹은 자유로운 자본이동 둘 가운데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중국은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대신 자본이동 및 환율변동을 억제하고 있다. 유럽은 역내 국가의 자유로운 자본이동과 고정환율제도(유로화 단일통화 도입)를 보장하는 대신 독립적 통화정책을 펼 수 없다. 통화정책의 트릴레마 난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주는 시사점은 두 가지다. 첫째,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이루고자 하는 생태계의 최적범위를 설정해 보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초기 단계에 있는 신흥국이라면 통화정책의 트릴레마 중 자유로운 자본이동과 고정환율제도를 우선 도입할 것이다.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통해 경제성장에 필요한 외부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고, 고정환율제도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궤도에 이르고 국가 내에 금융 및 자본시장이 충분히 발달한 이후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수립하면서 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할 수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목표ㆍ성격ㆍ개발단계 등에 따라 트릴레마 요소인 보안성ㆍ탈중앙성ㆍ확장성 가운데 우선순위를 둘 수 있다. 해킹이 가장 두려운 프로젝트라면 탈중앙성이나 확장성보다는 보안성이 우선돼야 한다.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지 않는 신원, 혹은 자산증명을 위한 프로젝트가 해당할 것 같다. 마이크로 송금이나 결제를 위한 블록체인 거래 체제라면 무엇보다 확장성을 우선시해야 한다. 중개자의 개입 배제, 특히 초국가적 표준이 요구되는 분산원장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확장성보다는 보안성이나 탈중앙성을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통화정책의 트릴레마 극복을 위해 먼델-플레밍 모델은 최적 통화지역 이론을 제안한다. 즉 자유로운 자본이동, 고정환율제도,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지역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다. 많은 국가를 연합한다면 경제통합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지만, 개별국가의 독립적 통화정책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유로 존은 회원국이 독립적 통화정책을 펼 수 없는 가운데, 경제적 격차가 벌어져 분열위험이 커지게 됐다. 반대로 적은 수의 국가가 연합한다면 경제통합의 효과 또한 제한적일 것이다. 먼델-플레밍의 최적통화지역 이론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확장성과 생태계의 범위를 설정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통한 네트워크의 구성 규모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보안성ㆍ탈중앙성ㆍ확장성 등의 기술충족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분산원장에 기록하는 정보와 거래의 중요성, 거래빈도와 범위는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요구수준과 분명 비례할 것이다. 만약 혼자만의 거래장부를 지금부터 구축한다면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단계에서 프로젝트는 바로 완성될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은 블록체인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시작함에 있어 비용-편익을 한번 더 고려할 수 있는 신중함도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만 유독 엄격한 트릴레마 기준을 요구하는 경향은 경계해야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폄하할 때 흔히들 보안성의, 탈중앙성의, 혹은 확장성의 부족을 거론한다. 그러나 트릴레마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체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대부분의 체계는 트릴레마 난제를 내포하고 있다. 중요도에 따라 요구기준이 다를 뿐이다. 지금 막 태어난 새로운 기술과 가치체계에 과도한 요구와 비판을 해 봐야 뭐하나. 혁신과 개혁의 가능성을 짓밟는 결과를 나을 뿐이다. 블록체인 트릴레마인 보안성ㆍ탈중앙성ㆍ확장성을 극복해 보려 지금도 뛰고 있을 블록체이너들을 응원한다. 임동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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