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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비탈릭도 눈여겨보는 예측 시장, 너의 미래는?

암호화폐, 예측, 대선, 블록체인

[파커’s Crypto Story] 최근 미국 대선 결과 예측과 관련한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암호화폐 예측 시장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11월 3일(현지시간) 리브라 프로젝트 총괄 데이비드 마커스가 “어떤 디파이 프로젝트에 주목하면 좋을까”라고 트위터에 묻자 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디파이의 범주에 예측 시장도 포함된다면 예측 시장을 꼽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죠. 앞서 부테린은 “암호화폐 예측 시장이 기존 여론조사나 다른 분석 모델의 정확성을 넘어섰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 FTX는 투자자들의 대선 예측 니즈에 맞춰 지난 2월부터 버니 샌더스, 조 바이든, 마이클 블룸버그, 피터 부티지지, 엘리자베스 워런 선물 계약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최종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관련 예측성 선물 계약을 지속적으로 내놨습니다. 이 가운데 ‘트럼프 코인’으로 칭해졌던 트럼프 선물 계약 서비스는 투자자들의 반발로 기간이 내년 2월까지로 연장된 상태이기도 한데요. 이처럼 최근의 예측 시장은 단순 프로젝트 범주를 넘어 거래소나 디파이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확장된 영역까지 예측 시장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제를 감안하더라도 말이죠. #예측 시장의 과거와 현재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예측 시장의 원조격으로 취급되는 프로젝트는 어거(Augur)입니다. 어거는 2015년 ICO(암호화폐공개)와 함께 비탈릭 부테린이 앤젤 투자에 참여해 주목을 받은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어거의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암호화폐가 아닌 기존 예측 시장과 유사한 측면이 많습니다. 다만 어거는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검증인을 탈중앙적으로 운용합니다. 이를테면 어거 플랫폼에 미국 대선 예측과 관련한 예측 카테고리가 개설되면 참여자들은 자신이 점 찍은 후보에 베팅을 하게 됩니다. 어거의 경우 이더리움을 걸고 베팅을 할 수 있죠. 그리고 베팅 기간이 종료되면 검증인이 블록체인 상에서의 결과를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어거에서는 이들 검증인을 리포터라고 부릅니다. 이때 리포터들이 정상적으로 검증 작업을 완료했을 경우 검증 보상이 주어지게 됩니다. 보상은 물론 어거의 자체 토큰인 REP으로 주어집니다. 베팅 참여자들이 베팅을 걸었을 때 1% 가량의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이 수수료를 바탕으로 보상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반대로 결과와 다른 값을 검증했을 경우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현재 어거 팀의 주된 수익 모델은 최초 토큰 분배 당시 보유한 약 16%의 REP 토큰(220만 개)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예측 시장에서 어거가 관련 분야를 개척해나가자 후발주자로 신디케이터(Cindicator), 폴리마켓(Polymarket) 등의 프로젝트가 차례로 등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폴리마켓은 미국 대선 예측 콘텐트가 한창 인기를 끌었던 11월 4일(현지시간) 당시 일 평균 수익 1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뉴스는 FTX의 대선 예측 선물 계약 서비스, 비탈릭 부테린의 발언과 함께 화제가 되면서 예측 시장 수요를 견인했습니다. 어거 역시 지난 7월 5년만에 새로운 버전의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여러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새 버전에서는 외부 시장의 데이터를 온 체인 상으로 가져오는 오라클 서비스를 유니스왑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개선했습니다. 또한 메이커다오 등의 디파이 프로젝트와 협업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수수료가 낮고 탈중앙적인 검증을 거친다 이처럼 중앙화 거래소 기반 예측 시장을 제외한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는 탈중앙화를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어거의 경우 “탈중앙화를 통해 기존 중앙화 시스템에서 나갔던 비용을 절감하고 사용자들의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중앙화 아래에서는 중앙 인력이 문제를 하나하나 처리해야 하지만, 탈중앙화에서는 중개인 없이 코드로 자동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혹여 노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검증인을 통해 그 문제가 전체적으로 번지지는 않는다는 게 어거측의 설명입니다. 또한 “다른 중앙화 예측 플랫폼은 10% 내외의 수수료가 나가지만, 어거는 1%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예측 시장의 특성상 ‘먹튀’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전통 예측 시장의 경우 베팅 서비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나라들은 이러한 베팅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태죠. 그러다보니 중앙화 베팅 서비스의 경우 설립 주체가 불명확하고 오너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국내외 베팅 사이트들이 돌연 서비스를 중단하고 모인 자금을 먹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불법 베팅 서비스의 규모가 국내에서만 80조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탈중앙화를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면 생각보다 시장규모가 큰 해당 영역을 블록체인 기반 예측 프로젝트가 점유할 수 있겠죠. 게다가 현재 예측 관련 프로젝트들은 단순 베팅 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 상품의 예측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가 현실화 된다면 예측 시장의 파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되레 탈중앙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측에서는 크립토 예측 시장이 탈중앙화이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불법으로 운영되는 중앙화 베팅 업체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탈중앙화 예측 프로젝트가 합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탈중앙 프로젝트 역시 기존 법으로 규정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 합법의 테두리에 들어오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는 주장입니다. 또한 사용자 관점에선 여전히 중앙화 베팅 시스템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수수료 정도를 제외하면 중앙화 베팅 시스템 업체가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예측 시장에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탈중앙 집단지성을 이용한 빅데이터 활용’인데, 이미 중앙화 베팅 업체에선 탈중앙화와 관계없이 훨씬 많은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검열 저항성 부문에서는 탈중앙 프로젝트가 앞선다”고 반박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사용자는 검열 저항성보다는 편리한 서비스를 원한다. 암호화폐 불장 이후로도 중앙화 베팅 서비스 고객 수는 곳곳에서 확보되고 있지만, 크립토 예측 서비스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거나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비탈릭 부테린이 크립토 예측 시장에 대해 “기존 여론 조사 기관보다 예측 시장이 더 정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들은 “오히려 모집단이 적어 각 크립토 예측 서비스마다 오차범위가 큰 편이다”라고 덧붙입니다. 예를 들어 FTX에서는 트럼프 승리 코인이 11월 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0.63달러, 어거에서는 0.4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실상 대선 결과가 이미 나온 현재 시점으로 보면 어거가 전통 여론 조사 기관과 비슷한 관점을 가져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같은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 FTX에서는 트럼프의 재선을 점쳤습니다. 두 프로젝트 간의 예측 오차 범위도 꽤 큰 편이죠. #양자역학과도 같은 예측 시장 범주…너의 미래는? 여기에 예측 시장은 범위에 대한 정의 자체가 아직 불명확하다는 숙제도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파이에 예측 시장이 포함되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논쟁 중 하나였습니다. 비탈릭 부테린도 ‘예측 시장도 디파이로 볼 수 있다면’ 예측 시장을 추천한다고 말하기도 했죠. 원래 예측 프로젝트는 디파이와 별개로 형성된 시장이지만, 올해 디파이 열풍과 함께 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이와 같은 논쟁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예측 시장의 세부 카테고리에 대한 정의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은 베팅을 통한 메커니즘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에는 예측 데이터 자체를 수익모델화하는 방향으로 범위가 확장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예측 시장 역시 어떤 상품이냐에 따라 예측 시장이 아닐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바이너리 옵션이 대표적 예 가운데 하나인데요. 바이너리 옵션이란 어떤 현상에 대해 둘 중 하나를 택일하는 거래입니다. 예컨대 이번 미국 대선에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될 것이냐, GDP가 상승·하락 중 어떤 방향성을 가질 것이냐 등이 바이너리 옵션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바이너리 옵션이 기존 베팅 서비스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양자를 분류해서 보고 있습니다. 바이너리 옵션은 현재 가치 기준으로 포지션을 설정해놓고 미래에 결정된 금액에 따라 수익금을 배분합니다. 다시 말해 제도권의 선물옵션과 비슷한 트레이딩 상품입니다. 그러나 예측 시장의 경우 아직까지는 단순 이벤트 예측에 대한 결과로 수익이 결정나는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장난이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업계에서는 그렇게 분류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확인 차원에서 바이너리 옵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신세틱스 측에 문의를 해봤으나, 비슷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현재 리서치에서 배포되고 있는 예측 시장 규모도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습니다. 범위를 좁게 잡는다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 구루들이 예측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건, 서비스를 잘만 개선하면 블록체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고 보기 때문이겠죠. 아직까진 불확실성이 큰 시장이지만, 그만큼 높은 잠재력을 이용하는 유의미한 예측 프로젝트가 나오길 바라봅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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