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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리브라ㆍ비트위안보다 힘이 세다

투키디데스, 리브라, 비트위안

[ 한중섭's Bitcoin Behind ] 끝이 보이지 않는 미ㆍ중 무역전쟁을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불가피한 전쟁(Destined for War)』이라고 표현했다. 앨리슨 교수는 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투키디데스는 그리스의 역사학자다. 기원전 5세기 벌어졌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을 아테네의 군사 대국화가 패권국인 스파르타의 불안을 야기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는데, 신흥 강국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흔들면 이에 불안을 느낀 패권국이 신흥국과 무력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아테네를 중국, 스파르타를 미국으로 바꾸면 지금의 미ㆍ중 무역전쟁 상황에 꼭 들어맞는다. 무역에만 국한된 양국 간 전쟁인 줄 알았는데, 불록체인 산업에서도 미ㆍ중 갈등이 점화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발표한 리브라(Libra) 백서에 단서가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그 가치를 담보하는 자산이 없는데 반해, 리브라는 100% 지급 준비율에 해당하는 법정화폐 바스켓을 보유하고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바스켓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빠졌다는 점이다. IMF(국제통화기금)의 SDR(특별인출권)이 달러ㆍ유로ㆍ엔ㆍ파운드ㆍ위안으로 구성된 반면, 리브라는 위안을 뺐다. 달러ㆍ유로ㆍ엔ㆍ파운드 등만을 췰급한다. 게다가 리브라 협회에 가입한 28개 기업 및 재단을 살펴보면 미국 국적이 과반수이다. 페이스북은 2020년까지 리브라 협회 파트너사를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는데, 여기에 중국 기업은 아예 배제되거나 대단히 제한적인 역할만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리브라가 미국의 달러 패권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되레 강화한다. 리브라의 법정 화폐 바스켓 안에는 단연코 달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리브라가 활발히 쓰인다면 미국은 손쉽계 글로벌 디지털 화폐 생태계를 장악할 수 있다. 달러로 현실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은 리브라나 자국 기업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통제함으로써 디지털 세계의 경제까지 지배하려 들 것이다. 중국이 이를 보고만 있을 리 없다. 인민은행 전 총재는 중국이 자체 디지털 화폐를 개발해 리브라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필자가 보기엔 중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빠르게 디지털 화폐 국제 표준 정립을 주도하기 위해 ‘비트위안(가칭)’을 발행할 것 같다. 리브라가 미국의 민간 기업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인 반면, 비트위안은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훨씬 강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따위는 가뿐히 무시하며 중국 내 비트위안 사용을 강제할 힘이 있다. 비트위안이 활성화되면 탈세ㆍ지폐위조ㆍ자금세탁 등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부작용도 우려된다. 소수 민족 지지자나 공산당에 반감을 가진 사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 등에게 중국 정부가 경제적 불이익을 가할 수 있다. 위안화를 쓸 때보다 비트위안을 쓸 경우 추적이 훨씬 쉽다. 비트코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미ㆍ중 전쟁이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비트코인의 중립성이 더욱 빛날 것이다. 미국 정부도, 중국 정부도, 비트코인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Fed 코인(가칭)’을 발행하든, 중국 인민은행이 비트위안을 발행하든,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하든, 어쨌건 간에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진 힘을 약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이유는 비트코인이 특정한 통제 주체 없이 분산된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근ㆍ현대 명목화폐와 금의 관계처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각종 디지털 화폐의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을 고려해 봐야 한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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