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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트] 앤트그룹 IPO 중단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앤트그룹, 후오비, 오케이이엑스

[소냐’s B노트] 11월 3일 밤 10시, 중국에서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역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로 기대를 모으던 중국 IT공룡 알리바바 금융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 절차가 중단된 겁니다. 모바일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의 모회사이기도 한 앤트그룹은 당초 5일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될 예정이었습니다. IPO 예상 규모는 약 345억달러로, 전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이 브레이크를 걸면서 상장 시기는 불투명하게 됐습니다. 이 소식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엔 최근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정부 비판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마윈은 지난달 24일 열린 고위급 행사에서 금융당국을 전당포 영업에 비유하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는 없듯이 과거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수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후 마윈을 비롯한 알리바바 핵심 인사는 당국에 불려가 한 차례 곤욕을 치렀다고 전해지는데요.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350억달러짜리 IPO를 가차없이 중단시킨 중국 당국의 태도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상 최대 IPO도 엎었는데... 암호화폐 업계는 과연 정부에 밉보여 기업 운명이 바뀌는 사례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공식석상에서 당국을 비판하거나 정책 방향에 정면으로 맞설 경우 당국에 불려가 경고를 받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중국인들에게 존경받는 마윈이나 유명 연예인도 결코 예외가 될 순 없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암호화폐 업계도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암호화폐는 정부가 원칙상 금지하되 일부 예외를 두는 분야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예외를 뒀다는 건 정부가 언제든 태도를 180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은 봐줬지만 내일은 또 어떨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최근 중국 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가 이 같은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中 양대 거래소 핵심 인사 모두 조사 중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양대 거래소인 오케이이엑스와 후오비 핵심 인사가 잇따라 당국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가 은행법에 암호화폐 규정을 추가한 시점 전후로 발생한 일입니다. 10월 23일 중국은 인민은행법 개정안에 위안화를 대체하기 위한 토큰 및 디지털 화폐의 발행 및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케이이엑스 설립자 쉬밍싱이 돈세탁 및 해외 자금 유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쉬밍싱이 거래소의 프라이빗키를 들고 있는 채로 당국에 연행돼 출금이 막혔고, 2주가 지난 지금도 출금은 재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쉬밍싱의 행방에 대해서도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11월 2일 후오비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후오비 2인자로 알려진 주자웨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쉬밍싱과 비슷한 이유로 당국 조사를 받게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후오비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하고, 후오비 토큰인 HT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후오비는 즉각 “거래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거래나 입출금 모두 제대로 작동된다”고 공지했습니다. 후오비는 앞서 오케이이엑스 사태가 터졌을 때 키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업계의 불안을 잠재우려 했습니다. 바이낸스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이유가 과연 키 관리 소홀 때문일까요. 연이어 발생한 두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진짜 문제가 거래소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습니다. 바로 당국의 태도 변화입니다. 하필이면 지금, 그것도 정부에 친화적인 대형 거래소 두 곳의 핵심 인사를 한꺼번에 타격했다는 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앞서 중국 당국이 ICO나 스캠 등을 색출해 처벌하던 것과 이번 일은 결이 다르다는 게 현지 업계의 관측입니다. #일찌부터 당국과 거리둔 바낸, 그 선택은 옳았다? 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는 거래소가 있습니다. 바이낸스입니다. 바이낸스는 중국 정부가 2017년 9월 ICO를 금지할 때 중국을 떠나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다만 오케이이엑스, 후오비와 달리 바이낸스는 정부와 거리를 둔 채 중국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당국과의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두 거래소가 받은 타격의 여파로 바이낸스 거래량도 일부 줄어들긴 했지만, 바이낸스의 현재 상황은 나머지 두 곳보다는 양호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바이낸스도 규제와 관련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말이죠. 바이낸스가 미 당국의 규제 회피를 위해 작성한 문건이 유출돼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이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포브스의 보도가 지난달 나왔습니다. 포브스는 2018년 작성된 해당 문건에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IP 주소를 우회하는 방법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 직후 창펑자오 바이낸스 창업자는 “이 문건은 바이낸스 내부에서 작성한 게 아니라 외부 로펌이 작성해 우리에게 제안한 것”이라며 “바이낸스는 문건에 나온 내용을 실제 적용한 적 없다”며 전면 부인했습니다. 바이낸스 US는 아예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뉴욕주에선 아직 비트라이선스를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최근 미국이 암호화폐를 제도권 내 흡수하는 작업을 본격화했기 때문에 과연 이번 의혹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그 외에 인도 등 동남아 지역과 영국 등지에서는 바이낸스가 현지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발급받아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中 당국과의 관계, 되돌아볼 필요 있다 오케이이엑스와 후오비는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서 특혜를 받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 덕에 중국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하거나 중국인 대상 서비스를 하는 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주자웨이 COO가 당국 조사를 받기 바로 직전, 후오비는 중국에선 보기 드문 대형 암호화폐 컨퍼런스까지 열었다고 합니다. 리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합법적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부에만 의존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정부의 태도는 시시각각 돌변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룰도, 합의점도 없는 이 바닥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위치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사소한 말 한 마디라 할지라도 선을 넘는다면 언제든지 경고등이 켜질 수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부정적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그간 제공해온 편의와 혜택을 도로 거둬들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거래소들이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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