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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특금법, 은행과 4대 거래소에 유리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불만이다. 실명계정 발급을 은행이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때문이다. ‘칼자루를 쥔 것 같은’ 은행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자칫 실익 없이 책임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명계정 발급 기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특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은 은행으로만 제한되어 있다. 법 시행 초기에는 자금세탁방지 역량 및 실적이 우수한 은행이 앞장을 서라는 뜻이다. 제도 안착 정도에 따라 다른 금융회사 등에 허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만약 은행이 실명계정을 발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가상자산사업자는 사업을 접어야 한다. 현재 은행과 손을 잡고 실명계정을 발급하고 있는 가상자산사업자는 빗썸ㆍ업비트ㆍ코인원ㆍ코빗 등의 거래소가 전부다. 4대 거래소가 일단 유리한 상황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령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나왔다”며 “기존에 준비하던 방향대로 열심히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을 제외한 후발 업자들은 앞날이 불투명하다. 중소 거래소인 A거래소 관계자는 “지금 실명계정 발급 계약에 있어서도 은행이 갑인데 (특금법 시행령은) 은행에 더 큰 목줄을 쥐어줬다”며 “사실상 후발주자들은 실명계정 발급이 어려워졌다. 신규 사업자들도 (실명계정을 발급받은 4대 거래소처럼) 실명계정 발급에 있어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비용과 시간 싸움 그는 시행령에서 요구하는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갖추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사실 역시 언급했다. 당장 실명계정 발급 기준 중 하나인 ISMS 인증 취득에도 일반적으로 1년 정도의 기간과 3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통부는 11월 2일 ISMS 인증 제도를 개선해 가상자산사업자에 특화된 점검 항목 56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점검 항목에는 지갑ㆍ암호키, 전산원장 관리 등이 포함된다. 해당 항목은 이달부터 시행되는 ISMS 인증 심사에 적용된다. 앞으로 가상자산사업자는 심사 시 ‘ISMS 기존 심사 항목‘(325개)에 ‘가상자산 특화항목’(56개)이 더해져 총 381개 항목을 점검받아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시험범위를 정해달라” 가상자산사업자에 포함된 커스터디 업체 역시 우려를 표했다. 한 커스터디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상황을 잘 알아보지 않고 시행령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은행에 너무 큰 힘을 쥐어줘서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도 지금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며 “은행이 본격적으로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하면 사업자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다음 주 중으로 ISMS 인증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실명계정 발급을 위해 시중은행 두 군데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그는 “시행령에 맞춰 준비는 계속하고 있지만 정부가 불균형은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명계정 발급 기준이 모호한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B 거래소 관계자는 “시행령 내용이 기존에 나왔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실명계정 발급이 관건인데 은행이 자의적으로 발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금법이 자금세탁방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런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시험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은 격”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 은행 관계자들은 거래소나 프로젝트 못지 않게 특금법 시행령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걸 주저했다. 코빗과 계약을 맺고 실명계정을 발급하고 있는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계속 검토하고 협의하는 중이라 의견을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앞으로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실명계좌 추가 발급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실명계정 발급을 하고 있진 않지만 자체적인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따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들 역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거나 내부 검토를 해야 한다며 답을 미루었다.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 회장은 “은행 입장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에 실명계정을 발급한다고 해도 고객 풀이 조금 넓어진다는 것 외에 큰 사업적인 이득이 없다”며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규제감독을 받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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