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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승] 블록체인 세상에서 꿈꾸는 중환자실 이야기

의료, 헬스케어

[이대승’s 블록체인 헬스케어] 골든아워. 중증 외상환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선 1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플래티늄 10분(Platinum Ten)’과 같이 응급 구조 팀이 환자를 마주한 후 10분 안에 환자를 파악하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 철학도 있을 만큼 중증 환자에게는 시간이 정말 중요한 자원입니다. 빠른 판단을 통해 급한 고비를 넘긴 환자들은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중환자실로 옮겨져 수시로 상태를 체크하게 됩니다. 중환자실에서는 혈압, 산소포화도를 비롯해 엄청난 양의 검사를 실시간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생성된 데이터들을 토대로 수많은 의료진이 모니터링을 실시하게 되죠. 이렇게 긴급한 상황이 나올 때마다 의료진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곤 합니다. #현실화되는 의료 데이터 해킹 문제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의료진 한 명의 출중한 능력이 아니라,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임상약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전문 간호사 등과 함께 논의해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의료를 제공해야합니다. 또한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미국의 일부 대형 병원에서는 중환자실의 감염 예방과 인력난 해소를 위해 원격 중환자실(tele-ICU) 모델을 채택한 곳도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각 의료진들이 보고 있는 자료가 각자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요. 혹은 누군가에게는 중요할 수 있는 시그널이 빠진 채 전달되거나 이런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계가 해킹되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년 전 미국의 유명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해커들을 불러 모아 병원 안의 모든 시설 및 장비들을 해킹해보고 문제점들을 보고해 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환자실, 수술실, 외래 등 다양한 진료 공간에 환자들이 차고 있는 혈압계 및 인슐린 주사기 뿐 아니라, 스프링쿨러를 비롯한 병원관리 시설들이 전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연결 된 기기들은 연결된 네트워크망을 정면에서 뚫는게 아니라 사물인터넷 망이나 원격 조정되는 기반시설을 통해 접근하면 쉽사리 해킹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병원 직원들이 사용하는 아이디나 비밀번호도 몇 번 시도하면 다 뚫릴 정도로 허술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험공단 내부 직원들이 대통령 후보자의 진료기록부를 불법적으로 들여다 본 행위가 보도된 바 있는데, 이를 넘어 상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행동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환자들이 심장박동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부착하고 있는 페이스메이커나 인슐린 펌프 장치를 해킹하면 생명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보통 중환자인 경우는 정맥에 연결된 주사를 통하여 약물들이 주입되고 있는데, 만일 해커가 이것을 마음대로 변경한다면 약물 과다 투여나 약물 주입을 중단시킴으로써 완벽하게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것이죠. #블록체인이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무서운 일들은 실제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의료 장비에 대한 공격이 집중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이후 특히 심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원격 의료 및 가상 치료 시스템 사용이 급증하면서 그 틈새를 노린 공격이 많아지는 것이죠. 실시간 데이터에서도 데이터의 무결성을 증명하는 것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는 데이터의 정합성과 실시간성이 중요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퍼블릭 블록체인에는 담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고, 데이터 정합성을 위해 채굴이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실시간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인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본 구조로 사용하면서 데이터의 정합성과 실시간성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저자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데이터의 실시간성과 정합성은 서로 이율배반의 관계에 있지만, 둘 간의 적절한 균형 상태를 찾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충분히 현실 세계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들은 1~5분 간격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 생존과 직결된 이같은 중요한 수치는 기록이 저장되지 않고 보통은 버려지며, 데이터 정합성 등의 문제가 존재하여 저장되더라도 유의미한 연구자료로 쓰기 어렵습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가 높은 정합성을 확보하며 저장될 경우 양질의 병원 데이터를 확보하여,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한층 더 높은 의료기술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을 확보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비트코인은 10여 년간의 부침에도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자료를 보고 있다는 정합성을 확보하면서 해킹에도 강건하다는 것을 증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었던 근본적 한계를 극복하는 다양한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이제 실시간성의 영역까지도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이 도입된 원격 중환자실 시스템은 코로나 시대,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안전하면서도 자원효율적인 의료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대승 안과 전문의, 한양대 IAB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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