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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가 쏘아올린 비트, 테더가 끌어내린 비트?

테더, 비트파이넥스, 비트코인

[ 고란의 어쩌다 투자 ] 15일 한 때 비트코인 가격 1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 국내 시세로는 1200만 원선을 내줬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신고점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앞섰다. 계속 내 달렸으니 쉴 법도 하지만, 숨고르기 장세가 심상치 않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테더(Tether) 리스크’. 14일(현지시간) 50억 USDT(약 5조9000억원 상당)가 ‘실수로’ 발행됐다가 다시 소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류가 즉각 시정되기는 했지만, USDT 발행이 달러 담보금 없이도 마음대로 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과거에도 담보금 없이 발행한 USDT로 비트코인 시세를 조작했을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 보인 셈이다. 6조 원짜리 ‘실수’? 암호화폐 시장의 큰 손, 이른바 ‘고래’의 움직임을 경고하는 ‘고래 경보(Whale Alert)’라는 트위터 계정에 대규모 USDT 발행과 소각 포착. 거래 기록에 따르면, 50억 USDT 발행(13일 오후 5시 34분, UTC 기준)→5억 USDT 소각(39분)→5000만 USDT 발행(42분)→45억 USDT 소각(49분). 곧, 15분 사이에 50억 USDT가 발행됐다가 이를 소각하고, 최종적으로는 5000만 달러어치의 USDT가 발행된 셈.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Bitfinex)의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CTO는 “오늘 새벽 발생한 트론(TRX) 네트워크상 50억 USDT 발행 및 소각 사태는 데이터 표기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언급. 애초엔 5000만 달러어치의 USDT를 옴니 기반에서 트론 블록체인으로 옮기려다, 0의 개수를 잘못 세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설명. 트위터에 해명으로 끝? USDT 대량 발행은 대개 비트코인 상승과 연결. USDT가 신규로 발행됐다는 것은 외부 자금(법정화폐)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들어왔다는 의미.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이 커진다는 의미. 암호화폐 시장 정보 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더는 시가총액 상위 6위 업체. 15일 현재 유통 총량은 약 39억17000만 USDT, 총 발행량은 약 42억2000만 USDT. 앞서 14일 지금까지 발행된 총 USDT보다 더 많은 USDT가 발행됐다는 소식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기준으로 5% 가까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 그러나 이후 실수, 혹은 해프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장에선 테더 관련한 의혹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며 하락세를 주도.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다 비트파이넥스 CTO의 설명 대로라면 법정화폐의 담보금이 있건 없건 간에 원하는 만큼 USDT를 찍어낼 수 있다는 설명. 이는 마치 2018년 4월 삼성증권에서 벌어졌던 유령주식 사태와 유사. 당시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이 1주당 1000원을 입력해야 하지만 1주당 1000주로 입력하는 실수. 직원들 계좌에 실제로 주식이 입고됐고, 일부 직원들은 때아닌 횡재에 눈이 멀어 매도를 시도하다 적발. 이들 직원에게는 1심서 집행유예 등 선고. 당시 시장에서 삼성증권 유령주식 112조원 가량이 풀렸음. 이때 처음으로 실물 담보가 없이도 전산 조작만으로도 주식이 있는 것처럼 꾸밀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를 하는 행위)에 대한 의혹이 증폭. 테더 스캔들도 마찬가지. 미국 뉴욕검찰청(New York Office of the Attorney GeneralㆍNYAG)은 4월 25일 테더사와 비트파이넥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 “비트파이넥스가 테더 준비금을 사용해 약 8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은폐”, “테더사는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USDT에 상응하는 달러 준비금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는 기만행위” 등 주장. 미 사법당국의 기소 이전에도 USDT 발행을 통한 비트코인 가격 조작 의혹은 꾸준히 제기. 특히, 2017년 3월부터 1년간의 비트코인 가격과 USDT 발행량의 추세가 지나치게 유사. 지난해 초에는 미 의회에서 이른바 ‘테더 청문회’가 열리기도. 지난해 6월에는 미 텍사스대 존 그리핀(John Griffin) 교수와 아민 샴스(Amin Shams), 시장에 유입된 테더와 비트코인 가격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 “2017년 비트코인이 호황일 때, 인위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부풀리기 위해 테더를 사용했다”는 66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발표. 모든 의혹을 해결하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은 테더사가 시장에서 유통되는 USDT의 총량과 준비금 계좌에 보유한 달러 규모가 같다는 걸 입증하면 돼.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테더사는 계좌의 공개를 미뤄. 미 뉴욕검찰의 기소로 테더사의 임의 USDT 발행을 통한 비트코인 가격 조작이 입증될 수도. 다음 심리는 29일, 선고는 다음달. 테더가 조작한 상승장? 테더 이슈는 2018년 하락장과 함께 수면 아래로. 고래경보 및 ‘스테이블코인 프린터(Stablecoin Printer)’ 등을 참고한 결과, 올 들어서 4월 23일 처음으로 약 4000만 USDT 발행. 이후 4월 26일과 5월 25일에 각 1억 USDT 발행. 6월 19일엔 무려 4억 USDT가 시장에. 이후 6월 23일, 7월 2ㆍ4ㆍ9ㆍ10일 각 1억 USDT가 발행. 14일 최종 발행된 5000만 USDT를 합치면, 올 들어 총 11억9000만 USDT 발행. 총 발행량의 28%가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구간에 집중적으로 몰려. 게다가 올 들어 처음 USDT를 발행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미 뉴욕검찰이 테더사와 비트파이넥스를 기소한 날. 기소를 보란 듯이 USDT를 발행한 셈. 이 와중에 비트파이넥스는 바이낸스의 BNB토큰과 같은 거래소 자체 토큰 LEO 프라이빗 세일에 돌입. 아르도이노 비트파이넥스 CTO, 5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단 열흘 만에 LEO토큰 프라이빗 세일로 10억 USDT 자금을 조달했다” 발표. 이후 USDT 발행 패턴을 보면, USDT가 발행되고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최근에는 USDT 발행으로 비트코인 하락세를 막아주는 모양새. Rani‘s note 피해자가 없다고 무죄는 아니다 29일 법원 심리에서 테더사의 조작과 관련한 뉴욕 검찰이 확보한 증거가 공개될 듯. 다음달 선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듯. 그때까지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어. 설사 뉴욕 검찰의 의혹이 맞다고 하더라도 USDT 발행을 통한 가격조작으로 인한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불분명. 모든 USDT 보유자들이 테더사를 찾아가 달러로의 환불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테더사가 잠시(?) 달러 준비금을 빌려 썼다고 해도 문제될 건 없어. 소외 ’뱅크런‘이 없다고 가정하고 평시 은행이 지급준비율을 10% 안팎으로 유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대출에 쓰는 이유. 그러나 테더 스캔들로 인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과 규제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은 사필귀정. 한 번은 털고 가야할 문제라면 이번 재판을 계기로 모든 게 투명하게 밝혀지길. 이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한다면 그 또한 어쩔 수 없음. 암호화폐 시장이 그만큼 부실한 토대 위에 세워졌다는 의미이므로. 개인적으로는 이 스캔들의 여파가 단기 시황에는 분명히 악재일 것으로 생각. 50년 뒤쯤 2019년을 돌아볼때 사람들은 페이스북 리브라 공개를 기억할지, 아니면 테더 스캔들을 기억할지. 당연히 전자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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