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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트] 비트멕스 사태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비트멕스, bitmex, CFTC

[소냐's B노트] 글로벌 암호화폐 마진 거래소 비트멕스(Bitmex)가 2014년 설립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미국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비트멕스 모회사인 HDR 글로벌 트레이딩(HDR Global Trading Limited)과 계열사 4곳,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을 자금세탁 등 규제 위반 혐의로 제소했기 때문입니다. #비트멕스 경영진, 형사고발 당해... 형량 최대 5년 10월 1일(현지시간) CFTC는 40페이지 분량의 제소장에서 비트멕스가 CFTC의 승인 없이 암호화폐 스왑, 비트코인 마진 거래 등을 제공했고 고객신원확인(KYC)이나 자금세탁방지(AML)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법무부는 비트멕스가 미 은행보안법(Bank Secrecy Act, BSA)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4명의 임원진을 형사 고발한 뒤 이중 한 명인 사물엘 레이드(Samuel Reid) 공동창업자를 매사추세츠에서 체포했습니다. 레이드는 현지 연방법원의 법정에 설 예정입니다. 윌리엄 스위니(William Sweeney)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성명을 통해 "4명의 피고는 미국의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등 BSA를 위반했다"며 "이들에게 막대한 규모의 벌금 또는 징역형 등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는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관측하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비트멕스는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1일 발표한 성명에서 "당사는 창립 초기부터 미국 법률을 잘 숙지하고 관련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하며 "미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해당 혐의에 대해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4만개 이상 비트코인 유출... 이용자들 불안 심리 커져 하지만 이용자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4만50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비트멕스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이는 비트멕스가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현재 12만BTC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유출된 비트코인 중 30%는 제미니나 바이낸스 등 다른 거래소로 옮겨졌습니다. 그 밖에 비트멕스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계약 미결제약정은 24% 감소한 4억5000만달러로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선물 거래량도 하룻새 13억달러에서 514만달러로 급감했습니다. 비트멕스는 빈번한 서버 다운, 시장조작 의혹, 고객들의 항의와 소 제기 등 운영상 고비가 수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별탈없이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미 당국이 작심한듯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비트멕스가 당국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양측 간 갈등이 장기전으로 치닫거나, 심지어는 회생 불능의 어려움에 처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비트멕스에겐 2014년 설립 이래 지금이 최대의 위기 상황입니다. #비트멕스는 왜 美 당국과 등졌는가 비트멕스는 왜 미 당국과 등을 지게 된 걸까요. 당국의 주장대로라면 라이선스 없이 리스크가 큰 마진 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돈세탁 등 혐의가 드러난 게 주요 원인일 겁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아서 헤이즈 CEO가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던 게 이번 사태가 키웠다"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합니다. 그렇다면 아서 헤이즈는 어떤 사람일까요.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그는 2008년 왓튼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뒤 도이체방크와 씨티은행을 거쳐 암호화폐 시장에 입문했습니다. 초기엔 거래소간 비트코인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남기다가 과거 은행에서 담당했던 파생상품 업무 경험을 살려 2014년 최대 100배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암호화폐 마진 거래소 비트멕스를 설립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초호황기였던 2017년 비트멕스는 8300만달러 매출을 올리며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비트멕스 설립 초기만 해도 암호화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다크웹을 통한 거래, 돈세탁, 테러자금조달 등 불법 영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는 "돈세탁 범죄자들이 선호하는 건 미 달러이고,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에도 허점이 많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며 "비트코인이야말로 투명하게 개방돼 있는 화폐"라고 극찬했습니다. 이 정도야 암호화폐 낙관론자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자주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당국이 헤이즈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 건 다른 지점입니다. 당국은 이번에 비트멕스를 고발하면서 이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고발장에서 "헤이즈는 비트멕스 모회사를 세이셸로 둔 이유로 '당국에 내는 뇌물 규모가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하듯 말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이어 브라이언 퀸텐즈(Brian Quintenz) CFTC 위원도 "당국의 규제를 고의로 무시한다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당국에 대한 그의 비협조적이고 오만한 태도가 문제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감지하기라도 했던 걸까요. 지난 8월 비트멕스는 KYC 제도를 도입하며 당국에 협조하는 제스처를 취해보기도 했지만 당국의 태도를 바꾸기엔 충분치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비트멕스 사태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비트멕스 사태가 혹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타격이 크지 않았습니다. 소식이 나온 후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금세 반등했습니다. 일부에선 비트멕스 악재가 비트코인에는 오히려 호재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요. 암호화폐 분석가 윌리 우(Willy Woo)는 "이번 일로 시장 건전성이 개선되고 가격 변동성도 줄어들어 기관들의 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파생상품 거래가 가격에 끼쳤던 악영향도 해소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거래소나 디파이 등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당장은 당국에 책 잡히지 않으려고 몸을 사릴 가능성이 큽니다. 당국도 이러한 점까지 염두에 두고 비트멕스를 타격했겠죠. 디파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유력한 경쟁자가 곤경에 처했으니 디파이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낙관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디파이는 중앙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5개 상위 디파이 프로토콜 중 12개는 관리자 키가 모든 권한을 쥐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핵심 관리자, 엔지니어 등의 고용주 등을 상대로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즉 당국이 플랫폼을 폐쇄하지는 못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를 걸 수 있는 지점 혹은 대상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겁니다. 디파이를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이 규제권 안으로 포섭되는 건 불가피한 일입니다. 그 누구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비트멕스가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중앙화 거래소 혹은 디파이가 다음 타깃이 될지 모를 일입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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