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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혁명의 주연 ‘Defi’, 건투를 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defi

2017년 블록체인 분야를 뜨겁게 달궜던 책 <블록체인 혁명>을 기억하시나요. 경영학계에선 오스카 상으로 불리는 '싱커스 50(Thinkers 50)'이 선정한 '전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50인' 중 4위를 차지한 돈 탭스콧(Don Tapscott)이 쓴 책이라서 주목을 받았었죠. 그와 함께 공동저자로 참여한 알렉스 탭스콧(Alex Tapscott)도 블록체인 회사 설립 자문을 제공하는 업계 전문가였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제목처럼 진취적 내용을 담고 있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혁명은 변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문구였습니다. 2017년 당시 블록체인 산업의 핵이었던 이더리움(Ethereum)을 예로 들며, 변방에서 회사를 재창조한 블록체인 조직이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 예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지금. 업계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Defi(Decentralized Finance, 탈중앙 금융)입니다. 블록체인 세계를 창조한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가 탈중앙 금융을 블록체인의 핵심으로 봤다는 점에서 Defi는 혁명의 본질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Defi, 어디까지 왔나 자본주의의 꽃은 금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금융이 무너지면 자본주의도 엄청난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기존 제도권에서는 금융에 견고한 중앙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고객 인증은 제도권에게 허가된 기관만 도맡아 했고, 거래 처리 과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과정에는 은행과 몇몇 금융기업이 함께할 뿐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통제된 환경 속에서 현대 금융은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고객에 한정하여 기본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은행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통제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최근 페이스북(Facebook)이 리브라(Libra)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은행 없는 곳을 위한 은행’을 선포해서 조금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사실 해당 표어를 먼저 제시한 쪽은 IT 공룡 페이스북 진영이 아니라 순수 블록체인 진영입니다. 페이스북처럼 거대한 인프라 한 줌도 없이 맨땅에서 블록체인의 가치 하나로 일어선 이들 진영은 방식도 기존 제도권과는 많이 다릅니다. 리브라를 통해 뭔가 혁신하려는 페이스북도 현재로서는 페이먼트(Payment)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추론을 할 수 있을 뿐, 다른 프로젝트와 연계해서 체계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이와 달리 Defi는 각자의 영역이 탈중앙 방식으로 얽혀있습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중앙화된 주체의 개입을 배제하고 검열저항성을 지향하여 금융 분권화를 추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동성 등의 문제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프로젝트로 해결합니다. 테더(Tether)의 경우 스테이블 코인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회사와 유착이 있다는 점에서 중앙화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탈중앙 스테이블 프로젝트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Ethereum)을 담보로 해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다이(DAI)를 발행하고 있는 메이커다오(MakerDAO)가 이 분야의 대표적 프로젝트라 볼 수 있습니다. 메이커다오 안에서 다이를 발행하는 주체는 중앙이 아니라 암호화폐를 담보로 건 메이커다오 플랫폼 사용자들입니다. 기존 금융 입장에서는 개개인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하겠지만, 메이커다오에서는 이러한 담보 주체를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에 묶어서 인센티브로 신용을 이끌어냅니다. 묶어 놓은 담보 가치가 늘면 다이를 추가 발행할 수 있고, 담보 가치가 줄면 스마트 콘트랙트 규칙대로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오미세고(OmiseGO)를 비롯한 페이먼트 시장, 시빅(Civic)으로 대표되는 인증 시장, 기타 암호 자산 금융 서비스를 한데 엮은 많은 프로젝트 집합이 Defi에 포함됩니다. 모든 것이 구상단계였던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해당 Defi 프로젝트들이 실제 상호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왔습니다. 실험만 하다가는.. Defi는 특정 세력이 단독적으로 검열·조작을 하기 힘든 블록체인의 특성을 물려받아 뚜렷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감시비용 절감·투명한 거래 절차 공개도 분명한 이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그렇게 쉽게 이뤄지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쉽게도 Defi가 상용화되기 위해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됐던 중요한 지점은 여전히 실험 중에 있습니다. 확장성 문제부터 DID(Decentralized ID, 분산 신원확인)까지요. 이들이 실험만 하는 사이에 제도권 기업 집단 진영은 블록체인 씬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자사의 인프라를 이용함과 동시에 노드 수를 제한해서 블록체인 확장성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고자 합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비트코인에 레이어를 하나 더 생성하는 방식으로 DID 인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 집단 세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현재로써 가장 강력한 진영인 제도권 정치·금융 세력이 견제구를 던지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실험만 하다가는 주도권을 넘겨주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스타트업 진영과 달리 제도권 금융 집단과 IT 기업 집단 진영은 막강합니다. 그런 와중에 블록체인 스타트업 진영의 실험은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실험의 대부분은 실험을 빙자한 스캠 프로젝트이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블록체인 관계자들이 열광했던 ‘블록체인 혁명’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탈중앙화·비가역성·검열저항성·투명성·분산화의 뜻을 지지했던 게 관계자들의 초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하락장 동안 이더리움을 비롯한 소수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초심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느새 탈중앙화는 힘들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완전한 탈중앙화는 힘들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지나치게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대기업 프로젝트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조직을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최근 새롭게 떠오른 Defi는 이러한 사람들이 꾸준히 블록체인에 대한 고민을 해왔기에 형성된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혁명은 성공 확률이 극히 낮지만, 한 번 성공하면 기존 사회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뒤바꿉니다. 그런 점에서 3개의 진영 중 블록체인 혁명의 본래 뜻에 가장 어울리는 쪽은 블록체인 스타트업 진영이 아닐까요. 돈 탭스콧과 알렉스 탭스콧의 저서 <블록체인 혁명>에 나온 ‘혁명은 변방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문구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작게나마 이들 진영을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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