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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트] 스팀잇과 트론파이, 그땐 틀렸고 지금은 맞다?

저스틴 선, 트론파이, 디파이

[소냐's B노트] 지난 2월 블록체인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트론의 스팀잇 인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트론 재단은 스팀잇의 블록체인 SNS 서비스와 디앱을 모두 트론 플랫폼에 옮기고 토큰 역시 트론 기반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반발한 스팀 블록체인 증인들은 트론이 인수한 스팀 토큰을 동결하는 소프트포크를 단행했고, 트론이 동결 해제를 위한 또 다른 소프트포크로 맞불을 놓았는데요. 결국 증인들이 하드포크를 통해 하이브(Hive)라는 새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건이 일단락됐습니다. 양측간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를 두고 일각에선 '중앙화와 탈중앙화 간 갈등'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깊이 파고들면 복잡한 문제가 이면에 존재하지만 어쨌든 저스틴 선이 갈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거래소에 예치된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는 등 무리수를 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스틴 선은 돈과 권력만 있으면 탈중앙화를 뒤엎을 수 있다는 현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그럼에도 스팀잇 인수는 그에게 꽤나 뼈아픈 과오가 돼 버렸죠. #스팀잇에서 디파이로 넘어오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집니다. 바로 디파이(Defiㆍ탈중앙화 금융)입니다. 디파이 이자농사가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뒤흔들기 시작하자 저스틴 선은 재빨리 머리를 굴립니다. 유명 디파이 프로토콜을 모방한 트론판 디파이를 하나둘 내놓은 거죠. 이른바 ‘트론파이(TronFi)’가 시작된 것입니다. 먼저, 저스틴 선은 탈중앙화 거래소의 대표주자 유니스왑을 포크한 저스트스왑을 8월 중 출시했습니다.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출시를 서두르는 바람에 사전 보안 감사를 허술하게 진행한 겁니다. 결국 저스트스왑은 출시 첫날 가짜 토큰이 무더기 상장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가 커지자 그는 부랴부랴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가짜 토큰을 걸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가까웠고, 지금도 이용자들은 가짜를 구별하기 위해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또한 하루 거래량이 6억달러를 넘어서자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생기는 등 문제가 속출합니다. 그런데도 저스틴 선을 등에 업은 저스트스왑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코인게코 기준 현재 24시간 거래대금은 1억3900만달러로 유니스왑의 4분의 1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만족할 그가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디파이의 비트코인' YFI를 모방한 선(Sun.io)을 출시합니다. 여기서 발행되는 디파이 토큰인 선(SUN)은 총 발행량이 1990만730개로 YFI(3만개)보단 많지만 일반적인 토큰 발행량보단 적은 편입니다. 이용자가 TRX을 비롯한 JST, USDJ, WIN, BTT 등 토큰을 예치하면 SUN이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지금은 제네시스 블록 채굴 기간으로 이때 전체 SUN 중 9.34%가 채굴되며, 16일부터 시작되는 TRX 채굴에선 20.65%, 나머지 토큰의 경우엔 70%가 채굴될 예정입니다. 수익률은 유동성 제공자가 예치한 토큰 수량과 예치 기간에 따라 결정됩니다. 현재 썬마켓에는 약 92억개 이상의 TRX가 예치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선 선이 본격 열리게 되면 트론파이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트론 커뮤니티도 잇따라 디파이 론칭 트론 커뮤니티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유명 디파이의 카피캣을 내놓고 있습니다. 살몬스왑은 최근 인기를 휩쓴 스시스왑을 노골적으로 본뜬 디파이 프로토콜로, '트론판 유니스왑+스시스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거래 시 0.3% 수수료가 붙는데 이는 살몬(SAL) 토큰으로 바뀌어 유동성 공급자에게 분배됩니다. 눈에 띄는 점은 현재 유동성을 제공하지 않는 SAL 보유자에게도 이중 0.05% 수수료를 나눠준다는 겁니다. 유동성 공급자와 커뮤니티의 장단기적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게 살몬스왑 측의 설명입니다. 현재 살몬스왑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저스틴 선도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그는 살몬스왑이 론칭 10분 만에 8000만달러 이상 자금이 예치됐다고 발표하며 흥분된 모습을 보여줬죠. 이 외에도 펄파이낸스(Pearl.Finance), 문풀파이낸스(Moonpool.finance) 등이 각각 디파이 토큰 PEARL과 MFI을 발행하며 이자농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앞서 언급한 토큰들은 모두 저스트스왑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돼 있습니다. 저스틴 선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디파이들도 저스트스왑에서 거래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는 건 다소 위험해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트론파이를 써본 경험자들은 토큰 시세 변동폭이 지나치게 크고, 일부 토큰은 스테이킹 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등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트론파이는 저스틴 선의 '장난감'이다? 그럼에도 트론파이는 빠르게 덩치를 키우며 나름 선방하고 있습니다. 디파이 광풍에 편승한 덕도 있지만, 트론의 거래 수수료가 없고 초당거래속도가 2000TPS에 달하는 등 이더리움보다 나은 점도 인기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트론파이는 중앙화 거래소와 적극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고 있습니다. PEARL은 후오비에, SAL은 오케이이엑스에 상장돼 있는데요.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손쉽게 디파이 토큰을 거래하고 이자농사에 뛰어들게끔 유인하는 것이죠. 물론 한계도 뚜렷합니다. 대량의 유동성을 대줄 수 있는 풀이 적은 데다 장기적 성장을 위한 킬링 디앱도 한참 모자랍니다. 더 큰 문제는 저스틴 선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를 견제할 만한 커뮤니티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건 트론파이가 그의 입맛대로 좌지우지될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일부에선 "트론파이는 저스틴 선의 장난감이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게는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저스틴 선이 직접 트론파이의 ‘보증수표’가 돼 준다면 충분히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는 것이죠. 이들에겐 트론파이의 장기적 전망은 관심 밖입니다. 당장 얼마만큼의 고수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가 훨씬 중요하죠. #저스틴 선이란 보증수표, 기한은 얼마나 남았나 이런 상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서로 복잡하게 얽힌 디파이 특성상 트론파이 생태계가 커져가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거품이 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커뮤니티와 거버넌스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면 저스틴 선이라는 보증수표의 효력이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그에게 트론파이가 스팀잇 과오를 씻어 주고, 새로운 날개가 돼줄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볼 일입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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