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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승] 중고거래·블록체인·의료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의료, 헬스케어, 중고, 약품

[이대승’s 블록체인 헬스케어]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00. 이런 인터넷 밈(meme)이 유행할 만큼,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물건들까지 플랫폼을 통해 중고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은 어느새 20조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지역기반 중고거래앱은 일평균 사용자수가 156만 명에 달합니다. 파 한 단부터 수억 원짜리 차까지 중고 시장의 인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버려지는 약품들,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약도 예외는 아닙니다. 건강보조식품·영양제·전문의약품까지도 종종 중고로 거래되고 있죠. 다만 한국에서 전문의약품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와 블록체인을 엮어 Lancet이라는 유명 의학 잡지에 실린 멋진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항암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무척 비쌉니다. 비교적 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한국에서도 신약을 사용하는 경우 매달 약 1000만원에 달하는 약값이 청구됩니다. 미국에서는 무려 매달 3만달러(약 3600만원) 정도가 들죠. 이 때문에 치료를 받으면서 엄청난 경제적 부담에 시달리게 됩니다. 심지어 이 비싼 약을 사용하더라도 40%의 환자는 사망합니다. 비싸서 사용도 못하거나, 사용하더라도 환자가 사망하여 항암제가 버려지는 ‘이중 비극’이 펼쳐집니다. 심지어 이 약을 보장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국민건강보험금이 들어갑니다. 항암제를 쓰지 않는 많은 국민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돌아가게 되죠. #중고 거래와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에 접목한다면? 10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스타트업 Good Shepherd Pharmacy가 만든 Remedichain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합니다. 그리고 FDA의 약 관련 물류에 대한 시범사업에 입성하죠.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전이성 유방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가족은 유효기간이 남은 유방암 경구 치료제 입랜스(Ibrance)를 기증하고 Remedichain에 등록합니다. Remedichain에서는 물류 추적 시스템을 통해 기증받은 약을 꼭 필요하지만 비싼 항암제를 구입할 수 없는 이들에게 무료로 전달합니다. 항암제 외의 약은 얼마나 폐기될까요? 한국에서만 한해에 반품 및 폐기되는 약의 규모는 2조원 입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약국에서 회수하는 폐의약품의 연간 규모가 11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정에서 쓰이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거나 그저 보관하고 있는 약은 연간 3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거의 90%가 처방의약품인 것은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나오는 현상(해외는 처방의약품 65%)입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규모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Remedichain은 FDA 파일럿 프로그램에 속한 항암제 관련 프로젝트만 수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집에 남아있는 어떠한 약이든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기증 받을 수혜자가 매칭되어 약을 배송해 줍니다. 또한 수혜자 매칭을 하지 못하더라도 Medreturn과 같은 약품 회수통에 올바르게 처분할 경우 인센티브(비록 아마존 기프트 카드지만)를 제공합니다. 보안·물류·인센티브의 영역을 아우르는 셈입니다. 기존에 블록체인이 제공해왔던 모든 가치들이 한데 모여, 모든 이들에게 의료가 닿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제안하는 듯 합니다. #지속가능한 의료, 블록체인으로 가능할까 의료비 부담은 개인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MRI에 대한 의료 보험 영역을 확장했다가 서둘러 거두었던 것과 2019년부터 건강보험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현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는 의료비의 단면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들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을 낳았으며, 의사들의 파업으로까지 치닫게 되는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분열하고 다투는 보습을 보고 있자니, 탈중앙화된 작은 노력들로 전세계적인 의료시스템을 지속가능케 하는 꿈을 꾸게 하는 블록체인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대승 안과 전문의, 한양대 IAB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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