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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과정이 공정했나... 묻지 말고 블록체인에 기록하라

블록체인, 닉사보, 스마트콘트랙트

유성민's Chain Story 1학기 대학원에서 맡은 과목은 ‘블록체인 비즈니스 컨설팅’이다. 블록체인의 사업화를 가르친다. 이 수업은 조별 ‘블록체인 사업제안 발표’로 학점을 평가했다. 여러 발표 가운데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유난히 기억에 남는 아이디어가 있다. 수사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기록한다는 내용이다. 수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정하다고 믿어달라? 믿을 수 있어야 믿지 이 주제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다. 필자는 자녀의 아동학대 문제로 피해자의 보호자 신분으로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 문턱을 한 번이라도 넘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건 수사라고 하는 게 참 길다. 벌써 1년이 넘었다. 원체 일이 많을 테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수사의 공정성에는 의문이 간다. 필자가 사건 관계자임을 감안하더라도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재판 결과가 나왔다. 가장 미심쩍은 부분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필자가 진술한 내용이 검찰 조사에서 검토됐는지의 여부다. 경찰 조서에는 필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조사관 말을 듣자하니 이 조서를 검사가 봤는지조차 의심됐다. 둘째는 조사의 공정성이다. 검사는 피의자만 불러서 사건을 조사했다. 필자를 포함해 피해자 측 관계자는 어느 누구도 부르지 않았다. 양쪽의 주장이 다르다면 양쪽을 모두 불러 각자의 입장을 듣는 게 상식이 아닌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필자의 배우자(피해 아동의 엄마)가 담당 조사관에게 전화했더니, 그는 마치 피의자를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필자가 직접 나서 이를 따지니, 그 조사관은 공정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믿어달라는 말 뿐이었다. 믿을 수 없는데 믿으라니…. 앞서 기억에 남는 과제 주제처럼 수사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어떨까. 당연히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수사 과정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을까. 법률 산업과 블록체인의 콜라보, 계약 법률 산업과 블록체인을 연관 지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는 계약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블록체인의 활용 가치가 크다. 블록체인의 최대 장점인 무결성을 계약 내용 보증에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이더리움에는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라는 계약에 특화된 기능이 있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사이퍼펑크(Cypherpunk)의 일원인 닉 사보(Nick Szabo))가 1994년 처음 제안했다. 이 개념을 제안한 건 계약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자연어로 이뤄진 현실 계약은 모호한 경우가 많다. 법정 분쟁이 일었을 때 재판 비용 등을 써야 한다. 반면 컴퓨터 언어는 이진수다. 명확하다. 프로그램을 돌리며, 명확하게 답이 도출된다. 그러나 사보의 방식에는 한 가지 한계점이 있었다. 시스템에 저장된 계약 내용을 바꿀 수 있었다. 충분히 조작될 위험이 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장점으로 이러한 한계점을 해결했다. 스마트 콘트랙트로 계약 내용의 모호성을 없앴다. 그뿐만 아니라, 계약 내용의 보증 기능까지 한다. 블록체인 산업 초창기에는 스마트 콘트랙트를 기반으로 한 다수의 법률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는 법률 분야의 기본 블록체인 사업 모델이다. 예를 들어 2014년 설립된 모낙스(MONAX)라는 회사가 있다. 다수가 체결한 계약을 블록체인으로 보증한다. 비슷한 서비스로 로켓로이어(RockerLawyer)도 있다. 지적재산권 소유 보증에도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닥원(KodakOne)‘원은 사진의 저작권 소유주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소유주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무결성을 넘어 투명성으로 블록체인 사업 모델을 법률 산업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꾸준하다. 다만,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방향성만 있다. 기존 사업모델은 무결성만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투명성과 공유성의 가치를 법률 산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 법무부(Ministry of Justice)는 2017년 디지털 증거물의 진위 여부를 블록체인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실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식은 해시 값을 대조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후에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를 높이고 있는데, 법원행정처(HMCTS)는 디지털 증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실증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은 증거물 이관 시에 유실될 염려가 없다. 또한, 증거물 소유주는 증거물 활용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보인 자산의 소유권을 강화할 수 있다. 2018년 7월 두바이국제금융센터(DFIC)는 스마트 두바이가 협력하여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법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진 목적은 재판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중복된 서류 최소화, 서류 공유의 원할성 등을 지원할 목표이다. 프랑스 또한 법률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3월 IBM과 함께 법률 현황을 블록체인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상업법원의회(NCC)이다. 프랑스 정부의 목적은 블록체인 방식을 통해 기업 정책 준수, 법률 정보 등을 공유해 기업이 법적 규제를 잘 따르게 하는 것이다. 그밖에 영국의 리걸노드(LegalNodes)는 변호사와 일반인을 직접 연결해주는 블록체인 서비스이다. 법무법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지리적인 제약 없이 변호 상담이 가능하다(다만, 국내에서는 활성화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네이버 지식인이나 블로그 등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 12월 나온 포렌식 체인(Forensic Chain)이라는 서비스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수사 과정의 명세를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당연히 수사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겠나.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호대학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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