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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승]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

인공지능

[이대승’s 블록체인 헬스케어] 2015년 8월 어느날 저녁. 단촐한 식사자리에서 나온 작은 아이디어는 비영리 조직인 OpenAI로 이어졌습니다. OpenAI는 인간에게 친화적이면서도 안전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형성됐는데요. 이 식사자리에는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OpenAI CTO(최고기술책임자)인 그렉 브록먼 등이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자리였던 셈이죠. #인공지능이 인간의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2019년 8월 즈음 OpenAI가 제한적 영리 활동을 병행하기로 하고, 기업투자의 대가로 최대 100배의 투자수익과 기술에 대한 일부 접근권을 부여하기로 합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에 10억 달러(1.1조)를 투자합니다. 그리고 그렉 브록먼은 이 투자금이 “5년 이내에, 그리고 아마 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인간 두뇌 수준의 모델"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죠. 당시엔 모두가 왜 이리 무리한 발표를 했는지 의아해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5월 이들은 GPT-3에 대한 논문과 데모를 공개했고, 세상은 연일 파란에 휩싸였습니다. GPT-3가 대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일까요. 간단히 말하면 인간의 언어(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입니다. 수많은 데이터에서 추려낸 3000억 개의 데이터셋으로 사전 학습을 진행하고,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집어넣어 만들어낸 결과물이죠. GPT-3가 쓴 뉴스를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때 기계가 썼는지, 사람이 썼는지 맞추게 했더니 정답률이 52%였습니다. 이제 정말로 구분하기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아래는 인공지능이 실제로 쓴 글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강아지라고 대답했네요. 그리고 강아지가 충성심이 있으며 친근하다고 말합니다. 어떤가요. 인공지능과 나누는 대화 같나요. 이보다 좀 더 심도깊은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고, 대화의 수준이 생각보다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된 헬스케어 시대가 도래했을 때 필요한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 GPT-3로 충격을 받고 있을 때 arxiv에서 재미있는 논문을 발견했습니다. 가상화된 헬스케어 시대가 도래했을 때 필요한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을 다룬 VerifyMed라는 것인데요. 여기에는 세 가지 신뢰 이슈가 있다고 말합니다. 1) 환자가 마주하는 대상이 정말 내가 요청한 의료인이 맞는가 2) 정말 능력이 있는 전문가인가 3) 이 전문가의 자격증은 유효한가 이렇게 세 가지 지점을 다루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이 논문에서는 아쉽게도 블록체인 그 자체로 의료인의 신원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국가와 같은 기관에서 이 의료인이 속한 의료기관을 인증해줘야 하고, 의료인 면허를 발급하는 조직도 필요합니다. 또한 블록체인 시스템에 올라가 있는 면허를 모두가 인정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운용성도 확보를 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다가오는 ‘인증’의 시대,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건 아닐까 늘 의료진의 눈에서 바라봤기에 이 논문이 제기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이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지금 만나는 이가 유령의사는 아닐까”라는 의심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정말 전문가인지, 유효한 자격증인지에 대한 여부는 다양한 시스템들도 많고 이미 여러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회에 참석해서 평점을 이수하기도 하고, 논문을 써서 연구 능력을 증명하기도 하죠. 자격증들은 넘쳐납니다. 그러나 여기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은 원격의료 등의 환경 아래 가상화된 진료실에서 나를 치료하는 이가 ‘내가 진료를 신청한 바로 그 사람인가’를 알고 싶어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진료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이번 GPT-3를 비롯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악용한다면, 딥 페이크로 조작한 영상과 함께 자연스럽게 나누는 환자와의 대화는 유령의사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의료라는 환경은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분야라 환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알아채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가짜의사 이슈도 심심치 않게 기사에 나오기도 하고, 몇몇 병원의 쉐도우닥터 이슈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원격 의료가 활성화 되면서 나는 지금 내가 진료를 보는 의료인들을 믿을 수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의료인들은 내가 의미 있는 의료인임을 증명하는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환자들에게 내가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먼저인 시대가 오는 건 아닐까요. 이대승 안과 전문의, 한양대 IAB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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