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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려면

[김문수’s Token Biz] “국부(國富)는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창조된다.” 이 위대한 선언으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1776년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내놓은 뒤 약 200년간 지속돼 오던 전통 경제 이론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습니다. 마이클 포터는 기존의 전통 이론과는 달리 국가의 번영은 보유한 자원의 양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개선을 통해 새롭게 창조된다는 개념을 정립하였기 때문입니다. (‘국가경쟁력 이론과 실제’, 조동성&문휘창, 2006) 최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은 담대한 비전과 규모 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 내용을 시민사회가 보다 세심하게 살펴보며 세부 내용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부가 단순히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 좋은 메커니즘을 국가 전략실행에 적용하면 더 많은 국부가 창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커니즘은 최신 경영 전략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입니다. 메커니즘 연구의 대가인 조동성 교수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이 경영주체, 경영환경, 경영자원 등의 기본 요인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기업 내부에 구축되어 온 기업의 운영원리 또는 경영방식과 같은 메커니즘에 의해 창조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경제학에서도 메커니즘 디자인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레오니트 후르비치, 에릭 매스킨, 로저 마이어슨 교수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기초를 수립해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경제학에서 메커니즘 디자인은 게임이론과 역(逆, reverse)의 관계에 있습니다. 게임이론이 어떤 규칙에 대해 사람들의 선택을 살피는 것이라면, 메커니즘 디자인은 사람들의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더 나은 규칙과 제도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코로나 위기 이후 국가단위의 승부수로 던져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담대한 계획의 선포뿐만 아니라 담대한 계획이 잘 작동되기 위한 내부 메커니즘의 설계가 무척 중요합니다. 정부 발표 내용의 추진체계 부분에 따르면, 앞으로 강력한 추진력 확보를 위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설치하고 당정 협업 논의구조를 구축하며 기획재정부가 총괄하는 실무집행 및 지원조직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저는 한국판 뉴딜 계획의 더 높은 성공을 위해 다음과 같은 세부 내용을 추가로 건의하고 싶습니다. 첫째,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디지털 교육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의 감사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최근 교육부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해 교육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법령상 근거 없는 규제를 폐지하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사전에 금지한 조항이 아닌 한 나머지 혁신활동을 합법으로 간주한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고등교육 혁신 샌드박스’ 도입까지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매일 학교 일선에 내려오는 공문 시스템으로는 혁신은커녕 지켜야만 하는 세세한 규칙에 함몰되기 쉽습니다. 교육부의 정보보안 규제 또한 최신화되어야 합니다. 한국형 뉴딜 10대 과제를 살펴보면 2022년까지 전체 교실에 무선인터넷을 설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일선 교육 현장의 애로 사항을 살펴보면 상당 수의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인터넷 자료를 띄우기 위해 아직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무선인터넷(핫스팟)을 발생시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습니다. 학교 앞 카페도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시대입니다.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려면 2022년이 아니라 올해 안에 전국 학교에 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100% 구축하여 디지털 교육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둘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누락된 농업의 디지털 전환에 관한 비전과 실행 계획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하거나 새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식량은 국가간 경쟁에서 중요한 협상 무기가 됩니다. 농촌 지역의 고령화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먹거리 산업인 농업의 디지털 현대화가 국가 단위에서 집중 추진되어야 합니다. 국가 단위에서 농업의 디지털화가 주목받아야 AI 특구로 지정받은 광주ㆍ전남 지역도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려면 시민의 비중이 대폭 강화돼야 합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살펴보면 160조원의 투자와 19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거대한 숫자와 더불어 실행 주체인 중앙 리더십이 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반면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귀납적 구조를 아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창의적인 디지털 혁신은 연역적이고 수직적인 방식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시민들의 귀납적 실험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혁신적 포용국가를 구현하기 위한 사람 중심 경제는 복지의 시선을 넘어 시민에게 국가 혁신의 주도권을 맡기는 데 있습니다. 넷째, 정부 조직 리더들의 디지털 교육이 의무화돼야 합니다. 시민들이 좋은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해도 정부 조직이 같은 눈높이에서 빠르게 받아내지 못하면 시민들의 창의적 혁신이 관료적 장벽을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정부 조직의 리더와 기관장들에게 AI와 디지털 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공무원 승진시험에 AI와 디지털 교육을 반영하여 공무원이 높게 승진한 만큼 디지털 전문성 또한 높다는 공식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즉, 3급 공무원이 4급 공무원보다 디지털 지식이 뛰어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디지털 혁신 교육에 실무자를 보내거나 리더들이 회의나 외부 미팅의 핑계를 대는 관행이 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섯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으로 인해 앞으로 바뀔 국가경쟁력 순위 목표가 구체적으로 표기돼야 합니다. 공개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미래 변화상에는 ‘똑똑한 나라, 그린 선도 국가, 더 보호받고 더 따뜻한 나라’라는 형용사 중심의 비전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 발표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앞으로 상승할 국가경쟁력 순위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추가되어야 합니다. 2020년 6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은 전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3위를 기록했습니다. 먼저, 이 23위의 랭킹을 어디까지 어떻게 올릴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디지털 혁신을 반영한 디지털 국가경쟁력 평가 연구의 설계와 개발을 주도하여 기존의 국가경쟁력 순위 자체를 최신화해야 합니다. 선진국의 자세는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평가하는 것입니다. 우수하게 평가받는 것을 넘어 더 과학적인 지표를 개발하여 주도적으로 세계를 평가하는 리더십을 확보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여기서 뒤처지면 영원히 2등 국가라고 천명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빈국 순위에서 바닥을 기었던 한국이 2등에 올라서기까지 많은 희생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2등에서 1등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과정에 비해 차원이 다른 노력과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만들어 낸 과거의 무의식과 습관이 앞으로 1등 국가를 향해 도전하는 새로운 여정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초반부터 선진국의 습관과 디지털의 귀납적 철학을 대폭 추가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김문수 aSSIST 경영대학원 부총장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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