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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

DCEP, 디지털위안, 디지털화폐

중국정치협상회의 위원인 선난펑(沈南鹏)이 지난달 열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DCEPㆍ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의 세계화 첫 단계로 홍콩 스테이블 통화 발행을 제안해 중국 블록체인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 블록체인 매체 8비트는 지난 10일 빅터 지(Victor Ji)의 기고를 통해 이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아래는 전문. 베이징에서 열린 양회(两会)가 공식 폐막한 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자 세쿼이아 캐피탈글로벌(Sequoia Capital Global) 집행 파트너인 선난펑(沈南鹏)의 제안이 중국 블록체인 업계에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제안은 <홍콩 지역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코인 전개에 관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문서에 담겼다. 여기서 그는 민간 기업이 페이스북 리브라(Libra)와 유사한 동맹을 결성하고 위안화ㆍ원화ㆍ엔화 및 홍콩 달러를 사용한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 패키지를 만들어 샌드박스 규제 형태로 글로벌 무역결제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아시아판 리브라'를 만들자는 것으로 인민은행의 DCEP를 홍콩 그레이터 베이 지역(홍콩ㆍ마카오ㆍ광둥성), 나아가 동아시아 국가에서 글로벌하게 사용토록 추진하자는 것이 골자다. 선난펑의 제안은 지난 4월 시범 테스트에 돌입한 인민은행의 DCEP나 슝안신구(雄安新区)의 DCEP 발행 전략과 큰 차이가 있다. 그의 제안은 홍콩 지역과 동아시아에 기반을 둔 민간기업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금융시스템 구축을 강조하고 있어 DCEP의 글로벌화와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영향도 적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난펑은 누구? 우선 주목할 점은 제안자 선난펑의 백그라운드다. 1967년생으로 상하이교통대학과 예일대 MBA를 졸업한 선난펑은 중국 벤처캐피탈 업계를 대표해 양회(两会)에 참석한 유일한 인물이다.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던 그는 1999년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트립닷컴을 창립해 1위 여행 플랫폼으로 키운 뒤 2003년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중국인 대다수는 여행시 트립닷컴을 이용한다. 이후 세콰이어 캐피털에 투자하면서 이 회사의 집행 파트너가 됐다. 또한 그는 홍콩특구 행정장관의 혁신전략발전 고문단에 속해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포브스가 발표한 전세계 최고의 창업투자자 가운데 그는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2019년 한화 1조9230억의 재산을 보유, 포브스 발표 기준 중국 부호 순위 231위). 그런 그가 홍콩을 통한 디지털 인민폐(DCEP)의 글로벌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 이는 디지털 인민폐에 대한 세쿼이아 캐피탈의 관심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도 여겨진다. 공개 정보에 따르면, 2014년 초 세콰이어는 중국 최대거래소인 후오비의 1대 주주였고, 파일코인(Filecoin)ㆍ오키드프로토콜(Orchid Protocol)ㆍ이오스트(IOST)ㆍ온톨로지(Ontology)ㆍ컨플럭스(Conflux) 같은 굵직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세콰이어 캐피탈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화폐 분야에서의 오랜 업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제안에 언급된 '아시아판 리브라' 창설은 민간기업의 DCEP 참여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감독기관의 의중도 떠본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민간기업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면 세콰이어 캐피털은 그동안 축적한 기술적 리소스를 바탕으로 시장 요구를 부응하는 동맹을 즉시 구축하는 동시에,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와 DCEP 관계는? 중국 인민은행이 DCEP를 설계한 초기 주요 목적 중 하나는 보다 효율적인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확립하고 기존 결제 시스템을 교체함으로써 결국 달러 패권을 종식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DCEP의 실제 적용에 대한 각국의 태도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중앙은행이 직접 통제하는 중앙집중식 원장이기 때문에 해외기업이나 타국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중국 스스로 정한 역외 인민폐의 제한된 사용, 환율의 시장화(환율을 시장 자율에 맡기는 제도) 지연, 중국 정부의 자본 유출에 대한 제한과 코로나19 이후 대외 무역 수요 감소로 인한 통화 수요 감소 등 각종 장애물이 DCEP의 국제화의 걸림돌이다. 중국이 추진한 일대일로의 경험에 비춰볼 때, DCEP의 글로벌화는 중국의 국유기업과 대형 민간기업에게 해외 진출의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다수 외자 기업과 금융기관은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홍콩의 스테이블 통화 결제 시스템 개발은 민간기업들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콩은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홍콩 금융당국도 장기간 분산 원장을 검토해왔기 때문이다. 홍콩은 가장 큰 역외 위안화 거래 지역이다. 2019년 한해 홍콩 은행이 처리한 위안화 무역 결제액은 약 5.38조 위안(한화 약 914조 6천억원)으로, 2019년 글로벌 무역 위안화 결제 총액의 89%를 차지한다. 또 스위프트(SWIFT)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을 통해 처리된 역외 위안화 거래는 본토를 제외하면 전세계 총량의 75%에 이른다. 2017년부터 홍콩은 각국 중앙은행, 블록체인 기업, 민간 은행들과 글로벌 자금 송금 분야에 분산 원장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2019년 3분기에 홍콩 금융당국과 태국의 8개 은행은 개념증명(PoC) 개발에 착수했다. 주로 소매시장에 집중되어 있는 DCEP와 비교할 때, 홍콩 금융당국은 글로벌 자금 송금 측면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적용 시나리오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해왔다. 아시아판 리브라에 대한 구상도 이런 맥락에서 시작된 것이다. 홍콩 금융관리국 전 총재를 역임한 찬탁람(陈德霖)이 최초 공개 발의하면서 올해 양회 기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지역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글로벌 무역에서 민간기업 간 응용 시나리오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가 도입되면 비싼 무역 거래 결제 비용을 줄이고 코로나 사태 와중에 무제한 발행된 미국 달러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도 감소시킬 수 있어 통화 구매력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주요 비즈니스 기반을 동아시아에 두고 있는 일부 다국적기업에게는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의 구조는 금융기관과 대형 다국적 기업을 노드로 하는 스테이블 통화 동맹을 결성하고, DCEP 등 각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를 동맹의 제휴 체인에 담아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 패키지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홍콩 통화 당국 등 규제 기관은 체인 상의 계약 정보를 통해 실시간 감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다국적기업 간의 무역 시나리오에서 새로운 결제 방식을 형성하게 된다. 앞으로 중앙은행 DCEP의 무제한 법적 보상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면,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외국 자본이 대륙의 금융 활동에 참여토록 하는 경로로 쓰일 수도 있다. 이 글을 쓴 빅터 지(victor Ji)는,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가 발행되더라도 현재의 디지털 화폐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에 설립된 테더(Tether)사가 발행한 USDT 스테이블 코인은 투명성 부족과 100% 달러 담보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USDT는 디지털 스테이블 코인 시장 거래량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규제가 결여된 지역에서 USDT는 달러의 유동성을 대체하는 존재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홍콩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의 주요 응용 시나리오는 소매가 아닌 규정을 준수하는 대규모 글로벌 거래이므로 USDT의 사용 시나리오와도 중첩되지 않는다. 또한 홍콩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수많은 다국적 기업과 금융 기관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규제 기관은 이에 대한 감독을 엄격히 할 것이다. #금융 부문과 지정학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국의 통화 및 재정 정책이 크게 완화되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시장의 기대치는 마이너스 금리 수준까지 도달했고, 서방 국가의 재정 지출은 GDP의 20%를 이미 초과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탈글로벌화 경향은 다국적 기업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 최우선 요구되는 것은 소비자들이 실구매력을 유지하는 것인데,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본토의 경우, 중국과 미국간 1단계 무역 협정이 시행됨에 따라 추가 자본 계정 자유화와 환율 안정성 요구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더 높은 수준의 글로벌 자금 유동성을 요구한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일련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통화 정책을 수행할 것이다. 동시에 자본 프로젝트의 추가 개방을 보장하고 환율 안정성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런 목표는 많은 공개 시장 개입을 필요로 하는데, 중국의 외환보유를 줄이고 대량의 미국 달러를 매각하면 통화 정책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홍콩이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를 발행한다면 중국 인민폐의 글로벌화를 강화하고 외환보유고를 늘려줄 것이다. 외환을 통제하면 자본 유출이 감소한다는 전제하에서, 글로벌 자금 유동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다. 최근 전인대에서 통과한 홍콩 보안법이 베이징과 홍콩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어, 홍콩의 금융기관과 다국적 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안법 이슈로 홍콩에 부여한 무역 수혜국 지위를 취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앞으로 민간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시스템적인 위험을 피하고 글로벌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 도입은 본토와 홍콩 사이의 연결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핀테크 측면에서는 홍콩 금융관리국이 인민은행 DCEP의 영향을 받아 이에 상응하는 해당 기술 표준과 계약을 공식화할 것 같다. 글로벌 무역 측면에서는 홍콩이 더 많은 동아시아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면 중국의 수출국으로서 역할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이밖에 홍콩의 글로벌 인민폐 결제와 인민폐 예금 증가는 홍콩이 국제적인 무역 중심으로서의 입지를 강화시켜 지역 경제를 촉진하고 긴장된 정치 상황도 완화시킬 것 같다. 동아시아와 지정학적 관계를 고려하면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년 시작된 한일 무역전쟁과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한중일 3자간 무역은 정체 상태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한중일 무역 관계에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홍콩은 한국과 일본의 주요 거래 파트너이므로 홍콩 스테이블 통화 동맹에 가입한 민간기업에게 적용할 법률과 규정을 마련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 중앙은행은 중국 DCEP 설계를 간접적으로 이해하고 참조할 수 있으며, 한중일의 지역 자본 유동을 촉진하고 한일 경제의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미국과 영국의 홍콩 보안법에 대한 강력한 반발에 비해 한일은 동맹국의 명확한 입장을 따르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는 중국과의 경제 무역 관계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지역 경제에 지정학적 영향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국가는 미국과 대만이다. 대만은 한일 양국과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데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는 대만에 적용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대만의 경제와 무역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다. 더불어 지역 스테이블 통화가 발전하면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달러의 지위도 중대한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최소한 세계 GDP의 20%를 차지하는 동아시아 시장에서는 그럴 것이다. 정리하면, 홍콩이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를 도입할 경우 민간기업이 중국 DCEP의 해외진출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제안이 현실화 되려면 여러 차례의 수정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이 제안이 중국에서 일으킨 논쟁은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홍콩의 글로벌 디지털 스테이블 통화(HGDSC)는 앞으로 중국과 주변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무역은 물론이고 정치 질서에도 잠재적 영향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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