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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홀푸드서 밥먹기... 제가 한번 해 봤습니다만

SEC, SPEND, 비트코인ETF

첫 번째 레터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 플렉사(Flexa)가 개발한 ‘SPEDN(스페든)’ 애플리케이션(앱)을 말씀드렸습니다. 이 앱을 통해서 스타벅스(Starbucks)나 홀푸드(Whole Foods) 등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고요. 정말 되는지 궁금해서 지난달 말,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 홀푸드 스토어에 점심을 먹으러 가봤습니다. 제가 홀푸드 모회사인 아마존(Amazone) 프라임 멤버라 푸드코트에서 멤버 대상 할인이 적용된 피자와 샐러드를 산 후 그다지 붐비지 않는 계산대로 갔습니다. 스마트폰에 깔린 아마존 앱에서 홀푸드 할인용 바코드를 보여주면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는 언제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종업원은 곧 서비스 교육을 받을 거라고 답하더군요. 정말 진행이 되고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조만간 다시 들러봐야 겠네요. 참고로 저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에 비트코인과 몇 가지 알트코인이 있습니다. 트레이딩 목적이라기보다는 장기 보유할 계획입니다. 미국 대형 온라인 증권사 가운데 하나인 이트레이드증권이 비트코인 거래를 제공할 거라는 기사도 봤습니다. 맨해튼에 있는 대형 이트레이드증권지점을 찾아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하면 계좌를 만들고 싶다”고 했더니, 아직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지점 단위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받은 게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투자자들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걸 보니 다들 관심이 많은 모양입니다. 저는 15년 이상 찰스슈왑(Charles Schwab)ㆍ피델리티(Fidelity)ㆍ뱅가드(Vanguard) 계열 등의 증권사를 이용하면서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 왔습니다. 이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투자 관련 보고서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코인베이스로부터는 그 어떤 투자 보고서 비슷한 것도 받은 적이 없네요. 신산업에 신생 거래소이다 보니 전통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그런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무리인가 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겠죠.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시장에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을 겁니다. 미 SEC(증권거래위원회)는 반에크(VanEck)와 비트와이즈(Bitwise)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ETF에 대한 승인여부를 8월로 미뤘습니다. 최근에는 USO(원유선물ETF)로 잘 알려진 US커머더티펀드(US Commodity Funds) 운용사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 추적 ETF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 5년여간 미국에서는 약 10여 개 운용사가 크립토자산 ETF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SEC는 승인거부ㆍ자진철회ㆍ재신청ㆍ판단연기ㆍ공개의견(public comment)요청 등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승인을 제외하고 SEC가 내릴 수 있는 거의 모든 결정이 나온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SEC의 승인 결정을 올해는 기대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 같네요. 지난 3월 말에는 워싱턴DC에 위치한 SEC에 가서 암호화폐 관련 담당 직원들에게 프레즌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가 스위스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운용 중인 크립토 ETP(Exchange Traded Products, 상장지수상품)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여러 얘기를 나누면서 SEC 직원들이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암호화폐 거래소 생태계 등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걸 느꼈습니다. 또한,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해 변동성이 너무 크고, 가격 조작이 가능하며, 거래 시스템이 불투명하다는 것 등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SEC의 근본 미션 중의 하나가 바로 투자자 보호라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제가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인 프로쉐어즈(ProShares)를 설계하고 SEC 승인을 받기까지 꼬박 6년이 걸렸습니다. 크립토, 혹은 디지털 자산이라는 전혀 새로운 투자상품은 SEC에 주어진 또 하나의 난제로 보입니다. 더구나 SEC의 결정이 미칠 글로벌 시장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걸 감안하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SEC는 산하에 핀허브(FinHub)라는 조직까지 구성하면서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심충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규제 및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업계의 진화와 발전에도 도움을 주리라 믿습니다. 이태용 아문자산운용 CMO: 리딩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을 역임한 뒤, 2010년 미래에셋그룹에 합류했다. 국내 1세대 ETF 전문가로 글로벌ETF 사장을 지냈다. 올 초 스위스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전문 ETPㆍETF 운용사인 아문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이 운용사는 지난해 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으로 이뤄진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를 스위스 증권거래소(SIX)에 상장했다. 이 ETF의 티커가 ‘HODL(시쳇말로 존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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