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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카카오 코인' 클레이, 지금 사면 '흑우' 인증일까

클레이, 클레이튼, 클립, 그라운드X

[고란의 어쩌다 투자] 클레이(KLAY)가 화제입니다. 업계에서 코인이 화제가 된다는 건 가격이 그만큼 뛰었기 때문이지요. 200원도 안 하던 클레이 가격이 카카오톡에 탑재된 암호화폐 지갑 ‘클립’이 6월 3일 출시되면서 급등했습니다. 국내 거래소 가운데선 가장 먼저 클레이를 상장한 지닥에서는 6월 5일 498원까지 뛰었습니다. 지난해 기관들에게 판 가격이 시드 1라운드에는 개당 0.02달러, 2라운드는 0.06달러, 프라이빗 세일 가격은 0.08달러라고 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매수한 가격에 비하면 지금 시장에서 클레이를 매수하는 건 턱없이 높은 가격입니다. 그럼에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라는 백을 믿고 클레이를 지금이라도 사야 할까요. 400원에 육박하는 클레이 지금 클레이 가격은 과연 적정할까요.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 그라운드X 측이 6월 8일 보내 온 답을 종합해 적정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문답을 정리해 봤습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사업에 관심이 있기는 한가? 클레이 가치의 9할은, 아니 99%는 카카오라는 든든한 백 덕입니다. 업계에선 클레이를 두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코인’이라고 부릅니다. 카카오가 밀어줄 테니, 앞으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거죠. 그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만든 지갑 클립은 카카오톡에 탑재돼 6월 3일 첫 선을 보였습니다. 카카오톡에서 몇 번만 클릭하면 바로 클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덕분에 출시한 지 21시간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면서 가입 이벤트로 준비한 50클레이 보상은 끝이 났습니다. 이걸 보면 카카오가 클레이(클레이튼 혹은 그라운드X)를 밀어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 탓인지 카카오가 나서 클레이를 홍보한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카카오의 2019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그라운드X의 사업장 소재지는 일본입니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ICO에 용이한 싱가포르에 주소를 두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라운드X가 한국 회사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다행(?)인 점은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사업의 개요’ 부분의 ‘회사의 현황’에서 맨 마지막이긴 하지만 ‘신규사업등의 내용 및 전망’에서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사업보고서에는 ‘블록체인을 미래 핵심 기술로 정의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Ground X 등을 통해 다음 생태계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클레이의 국내 거래소 상장에는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반응하는 걸까요. 그라운드X는 이와 관련해 “클레이튼은 정부 정책 방향과 보조를 맞춰가려 한다”고 답했습니다.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정부 태도를 의식한 조치가 아닐까 합니다. 그라운드X 법인을 일본에 세운 것도 아마 그래서이겠지요. 그라운드X는 클레이의 국내 거래소 상장과 관련해 “제도가 정비되는 것에 맞춰 관계 당국과 협의해가며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우리(그라운드X) 주도 하에 국내 거래소에 클레이를 상장시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클레이 총 발행량 100억개 중 기관 물량은 얼마인가? 클레이튼의 이른바 백서에는 클레이 총 발행량이 100억개라고 나와 있습니다. 아울러 보상 구조(Incentive Structure)는 ①최소 500만개를 스테이킹 해야 하는 거버넌스 카운슬 보상 34%, ②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사용자에게 할당되는 54%, 프로젝트 발전을 위해 할당되는 개선 준비금 12% 등 3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어느 항목에도 기관 투자자들이 받아간 물량은 없습니다. 그라운드X 측의 설명은 앞서 3가지는 그야말로 보상 구조이며, 매년 3억개씩 새로 클레이가 발행된다고 합니다. 처음 발행한 물량은 100억개이고요. 이 가운데 얼마를 기관 투자자들에게 팔았는지는 아직 공개가 어렵다고 합니다. 2018년 11월에 클레이튼이 클레이 판매를 통해 3억달러 투자 유치를 진행한다는 얘기가 시장에 흘러나왔습니다. 각 판매 단계에서 몇 개의 코인이 팔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가장 비싼 프라이빗 세일 단가로 계산을 해 봐도 판매 물량이 37억5000만개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런 계산이 맞지 않는 게 그라운드X 측은 당시 언론 보도가 그렇게 나왔을 뿐이지 얼마의 자금을 모집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현재로선 “100억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재단의 리저브(보유) 물량”이라며 “조만간 공시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게 그라운드X의 공식 입장입니다. #클레이 현재 유통량은 얼마인가? 총 발행량은 100억개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도대체 어느 정도 물량을 기관 투자자들이 받아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기관 투자자들이 받아간 물량의 락업이 언제 풀릴 지입니다. 코인 시장에서 락업은 주식 시장에서 보호예수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래소에 새로 기업이 상장되면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관 투자자나 대주주 물량은 상장 이후 얼마 동안 팔지 못하는 규정을 둡니다. 코인 시장의 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시드 1라운드 등 싸게 물량을 받아간 기관들일 수록, 락업 기간이 깁니다. 코인을 싸게 받아간 만큼, 프로젝트와 운명을 함께 하라는 의미죠. 문제는 보통 코인 백서나 마케팅 계획서에 나온 락업 해제 일정을 클레이튼 공식 사이트나 백서에서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클레이 락업과 관련한 단 하나의 힌트라면, 지난해 업비트 싱가포르에 클레이가 상장될 때 거래소 측이 공개한 클레이 락업 해제 일정입니다. 이 일정에 따르면, 2021년 3월까지 클레이 약 25억개가 락업이 해제됩니다. 이 락업 해제 물량의 총 합이 지금까지 기관 투자자에 판매한 클레이를 모두 포함한 것이라면, 앞서 그라운드X 측이 조만간 공개하겠다는 기관 투자자 판매 물량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말 그대로 추정입니다. 어딘가에 기관 투자자 물량이 또 있을지 모르니까요. 어쨌든 이 락업 해제 일정을 참고하자면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클레이는 약 6억4000만개입니다. 그런데 6월 하순과 7월에 풀리는 물량이 4억3500만개에 이릅니다. 현재 유통량의 약 3분의 2가 한 달 안에 추가로 늘어난다는 의미죠. 기관 입장에선 클레이 가격이 96원만 넘으면 무조건 이익입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안전마진’ 구간입니다. 락업이 해제됐다고 해서 이 물량이 모두 시장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일부만 나와도 상당한 공급 충격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클레이 적정 가격은 얼마인가?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6월 8일 자신의 브런치에 ‘클레이의 클레이(KLAY)는 왜 필요한 것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글에 따르면, 클레이는 플랫폼 토큰이며, 플랫폼 토큰의 가치는 플랫폼이 담고 있는 사회ㆍ경제적인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로 결정됩니다. 현재 클레이 가격을 360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다음달 유통량 기준으로 클레이의 시가총액은 3600억원입니다. 총 발행량으로 따지면 3조6000억원입니다. 클레이튼은 현재 3600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요. 나아가 3조6000억원의 가치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미래 일은 모르겠습니다. 카카오톡이 처음 나왔을 때, 그 누구도 카카오톡이 사용자가 5000만명에 이르는 국민 메신저가 될 거라고 생각 못했을 테니까요. 카카오가 다음을 합병할 때 자산 규모로만 보자면 뱀이 코끼리를 삼킨 격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현대차를 앞서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장 클레이튼의 가치가 3600억원인지는 의문입니다. 플랫폼이라는 데 3월 29일 블록 생성이 멈췄는데도 그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당장 인터넷이 안 되면 난리가 납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거죠. 또, 현재 카카오톡에 탑재된 암호화폐 지갑 클립은 클레이를 보관하고 전송하는 걸 빼고는 쓸모가 없어 보입니다. 전통 주식시장의 평가 방식을 빌어, 자산가치를 한 번 볼까요. 카카오의 2019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보면 싱가포르 법인인 클레이튼의 자산총액은 368억2700만원입니다. 잠깐만, 아까 클레이를 통한 자금 모집 계획이 3억달러(약 3600억원)라는 과거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라운드X 측이 3억달러는 아니라고 헀는데, 그럼 겨우 368억원을 클레이를 팔아 조달한 걸까요.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의 자산총액에는 카카오의 투자금과 클레이 판매 대금이 섞여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클레이 판매 금액은 여러 군데 흩어져 있다”고 답했습니다. 암호화폐와 관련한 회계처리는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다시 물었지만, 속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습니다(어쨌든 조만간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다고 합니다). 주식시장에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수치입니다. PER(주가수익비율)과 함께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빼야 계산이 되지만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더 이상의 추가 정보를 얻기 어려우니 클레이튼의 순자산을 약 360억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7월 유통량 기준으로 보면 PBR은 약 10배입니다. 총 발행량 기준으로 보면 100배입니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의 PBR이 약 4배입니다. 참고로 저평가됐다는 은행주의 PBR은 0.3배 정도에 불과합니다. 한재선 대표가 브런치에 쓴 것처럼, 클레이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하는 게 분명 맞지는 않습니다. ‘기존 금융의 잣대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게 토큰의 가치니까요. 그래도 다음 달 락업 해제되는 신규 클레이 물량이나 클레이튼의 플랫폼 가치, 클레이튼 법인의 자산 가치 등을 고려하면 고평가돼 있다는 느낌입니다. 과연 클레이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요. 한 대표는 이 근본적인 질문에 “나를 포함한 (그라운드X) 그 누구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시장이 결정할 겁니다. ※필자는 현재 클립 가입 때 받은 50클레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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