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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 해외거래소, 클라우드로 확장… 국내선 규제 발목

클라우드, 바이낸스, 후오비

[소냐’s B노트] 5월 24일 싱가포르계 거래소 피엑스고(Piexgo)가 가동 중인 플랫폼을 조만간 폐쇄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핵심 팀이 최근 회사를 나간 탓에 기술 지원 여력에 부족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대신에 제3자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피엑스고는 지난해 4월 론칭 이후 3개월 만에 고객확인(KYC) 사용자 수가 20만명, 일일 거래량 500만달러에 달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내부 문제로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긴급 처방으로 클라우드를 선택하긴 했는데, 과연 괜찮은 결정이었을까요. #해외선 클라우드 서비스 활발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 거래소들 사이에선 클라우드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초기 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대표 사례가 4월 론칭한 바이낸스코리아(바이낸스KR)입니다. 바이낸스의 첫 클라우드 기반 거래소이기도 하죠. 바이낸스는 바이낸스KR을 기점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특금법과 세법 개정 등 국내 규제 이슈로 민감한 이 시점에 굳이 바이낸스KR을 론칭한 데 대해 장펑자오 설립자는 “클라우드 사업 준비가 때마침 끝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규제보다는 클라우드 사업을 통한 바이낸스 생태계 확장이 훨씬 중요한 사안이라는 건데요. 어느 국가에서든 당국과 불협화음이 있기 마련이고, 바이낸스 사업 전반에서 볼 때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바이낸스, 파트너에게 자사 ‘DNA’ 심기 그렇다면, 바이낸스의 클라우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바이낸스 측의 말을 빌리자면 바이낸스 기술력을 파트너(기업이나 개인)에게 공유해 이들이 손쉽게 암호화폐 거래소를 출시하도록 하는 올인원 솔루션입니다. 현물거래는 물론, 장외거래(OTC)ㆍ선물거래ㆍ마진(레버리지 최대 125배)ㆍKYC 솔루션ㆍ리스크관리ㆍ핫/콜드월렛 분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바이낸스의 사푸펀드(SAFU, Secure Asset Fund for Users)도 지원하는데요. 사푸펀드란 전체 거래 수수료의 10%를 할당해 자금 위협이 있을 경우 이용자의 자산을 보상해주는 해킹 방지기금입니다. 비상시에만 접속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별도 콜드월렛에 보관되죠. 바이낸스의 매칭 엔진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 때문에 소위 바이낸스를 ‘복붙(복사해 붙이기)’한 듯한 효과가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올초 론칭한 바이낸스 브로커 프로그램도 클라우드와 비슷한 오픈 플랫폼입니다. 차이점은 클라우드는 개인이 거래소를 개설할 수 있을 만큼 자격 제한이 거의 없지만, 브로커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집합 투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에서 독자적인 프로덕트와 회계 시스템을 보유해야 하는 등 조건이 붙습니다. 개인보단 사업체에 더 적합한 서비스죠. 국내 거래소 중에서 헤이비트ㆍ캐셔레스트ㆍ포블게이트ㆍ플라이빗 등이 바이낸스 브로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후오비, 계열사 전략… 규제권과 소통 중시 국내에선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으나 바이낸스보다 먼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한 거래소가 있습니다. 중국 거래소 후오비입니다. 2018년 7월 후오비가 선보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거래 시스템의 법정화폐 입출금ㆍ거래ㆍ장부기록ㆍ정산ㆍ계정관리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후오비의 클라우드 전략은 국가별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바이낸스처럼 한 국가에 여러 파트너를 두는 게 아니라 국가당 하나의 후오비 클라우드를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후오비의 클라우드 파트너들은 캐나다ㆍ아르헨티나ㆍ스웨덴ㆍ러시아ㆍ인도네시아ㆍ말라이시아ㆍ싱가포르ㆍ대만ㆍ필리핀 등 전세계 24개국에 걸쳐 있습니다. 올 2월에는 후오비태국이 개설됐는데요.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확보한 상태이고, 관련 부처와 스테이블코인 개발 및 STO(증권형토큰발행) 인프라 협력을 하는 중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재정부 및 사회보장국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은행 계좌가 없는 약 1500만명의 노후연금 지급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후오비는 현지 당국과 최대한 보조를 맞춰 잡음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후오비 브랜드를 각국에 그대로 이식하는 게 후오비 클라우드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신규 시장에 진입할 때에는 비용과 시간 절감을 통해 투자비용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후오비와 바이낸스 둘 다 유동성이 매우 큰 거래소들입니다. 25일 코인마켓캡 기준 각각 1위와 3위입니다. 이들의 유동성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클라우드를 쓸 충분한 근거가 되는 것이죠. 뛰어난 보안 수준과 거래 효율성 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대주는 입장에서도 나쁠 게 전혀 없습니다. 거래 수수료 외에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되는 것은 물론, 자체 생태계 확장의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선 당국 눈치만… 클라우드? 꿈도 못꾼다 앞서 언급했듯이, 거래소의 클라우드 시장은 국내보단 해외에서 판이 짜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후오비와 바이낸스의 클라우드 론칭에 시큰둥합니다. 관심이 둘 여유가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지난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로 거래소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시행령과 7월 예정된 세법개정안 등 중대 현안에 대비하기 위함이죠. 업계는 정부 측과 다각도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다들 긴장 모드입니다. 심지어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ㆍ빗썸ㆍ코인원ㆍ코빗)조차 향후 법규 내용에 따라 업계 지형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기업의 명운이 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 눈치만 보고 있는데 생태계 확장은 꿈 같은 얘기일 뿐입니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신규 서비스 확대와 자금세탁방지 등 내부 규율 강화 중에서 우선순위는 당연히 후자”라며 “조만간 나올 규제안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그 연장선 상에서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의 국내 진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그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려면 실명계좌가 필수인데 클라우드 제공 업체들이 과연 규제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Sonia’s Note 군소 거래소는 설 곳 없다 만에 하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규제권 안으로 들어왔다고 가정해보죠. 그 다음은 불 보듯 뻔합니다. 군소 거래소들의 몰락입니다. 후오비는 후오비코리아가 이미 있으니 논외로 치고, 바이낸스의 경우 이미 국내 여러 클라우드 파트너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건 바이낸스KR뿐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바이낸스가 바이낸스KR 외에 다른 거래소들을 굳이 띄워줄 필요가 있을까요. 향후 검증된 대형 거래소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엔 분명한 명암이 존재합니다. 한탕 하고 빠지겠다는 소위 ‘먹튀’ 거래소는 더 이상 발붙이기 어렵습니다. 시장은 지금보다 안정을 찾겠죠. 하지만 신생 거래소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대형 거래소에 기술력을 의존하지 않고서는 스스로 살아남기가 힘들어집니다. 특금법이 본격 시행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시화될 것입니다. 거래소들 간 2라운드 경쟁이 머지않았습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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