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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승] 텔로미어와 비트코인, 그리고 법정화폐

텔로미어, 반감기, 비트코인, 법정화폐

[이대승’s 블록체인 헬스케어] 유전자 묶음인 염색체의 끝에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길쭉한 모자가 있습니다. 이 모자는 염색체가 망가지는 것을 막아주고, 주변에 다른 염색체와 합쳐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합니다. 세포 분열을 할 때마다 이 모자는 점점 깎여 나가게 됩니다. 모자가 다 벗겨지게 되면 염색체는 다양한 손상을 받게 되는데요. 손상이 축적되면 세포는 분열과 증식을 멈추고 노화와 사멸의 수순을 밟습니다. 성장하는 이를 위해 노화된 존재들이 뒤로 물러나는 것이죠. 생명의 순환입니다. #텔로미어와 닮은 비트코인 반감기 5월 12일 새벽 비트코인의 세 번째 반감기가 있었습니다. 이제 한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채굴보상은 12.5BTC가 아니라 6.25BTC입니다. 채산성이 떨어지는 예전 채굴기들은 새로운 채굴기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있죠. 비트코인의 반감기는 약 4년 주기(정확히는 21만 번째 블록마다)로 일어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약 2140년쯤, 새로운 비트코인은 채굴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의 채굴은 세포의 분열과 흡사합니다. 세포는 텔로미어에, 비트코인은 자신의 코드에 수명을 정해놓고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면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는 게 비슷한 부분이죠. #법정화폐는 암세포와 같다? 와중에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는 세포가 있습니다. 바로 암세포입니다. 암세포들은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무한히 증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주변 혈관도 마구 끌어옵니다. 정상세포와는 달리 생존하는데 산소가 별로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본래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마구 이동(전이)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정상세포와 암세포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정상세포 암세포 모양 규칙적 불규칙적 증식 조절 가능 조절 불가능 성숙 특수한 기능으로 분화 미성숙, 분화되지 않음 혈액 공급 정상 혈관 생성 마구잡이 혈관 생성 산소 대부분 산소가 충분한 곳을 선호 산소가 필요 없음 장소 의도된 장소에 존재 의도치 않은 곳으로 이동 가만히 이 표를 들여다 보면, 지금의 ‘법정화폐'라는 존재가 어떤 부분에선 암세포와 유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소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처럼, 본래 금본위제였던 돈은 어느 순간 금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증식도 조절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코로나19 사태처럼 뭔가 일이 있다고 느껴지면, 수천 조라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양을 마음대로 찍어냅니다. 찍어내는 돈의 형체도 불분명합니다. 현금을 써야만 했던 시절엔 종이나 동전으로라도 존재했지만, 지금은 그저 숫자로 갔다가 숫자로 돌아오는 돈도 엄청납니다. 때로는 의도치 않은 곳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양의 재난지원금을 보내도, 의도치 않은 중고시장으로 돈이 쏟아져 들어갑니다. 생필품에 사용되지 않고 자산의 가격만 올리기도 합니다. 이상 현상도 나타납니다. 엄연히 실체와 기능을 가진 기름이 마이너스 가격을 가지게 된다거나, 뭔가를 빌리고 가만히 있으면 덜 갚아도 되는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이 옳은지는 알 수 없다…다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정상세포이니 좋은 것이고, 현재의 법정화폐는 암세포니까 나쁜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구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또 다르게 보일 겁니다. 인류 역사에서 최근의 인구 수 급증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지구의 관점에선 급증하는 인류가 암세포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급증하는 인구 사람들은 더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 보건 및 의료를 발전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평균 수명이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항생제·항염증제·항암제와 같은 치료제를 넘어, 텔로미어를 덜 짧아지게 하려는 약도 만들었습니다(심지어 텔로미어 코인도 있습니다). 더 많은 인구가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지구를 파괴해왔습니다. 그러던 도중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의 경제활동이 멈추자 베네치아의 물이 맑아졌습니다. 인도와 중국의 스모그가 사라지고, 멀리 떠났던 동물들이 돌아오는 광경이 펼쳐졌죠. 현대통화이론(MMT)이 어찌 말하든 모든 것에는 끝이 있습니다. 무한히 늘어나는 것은 결국 피할 수 없는 문제를 낳습니다. 무한할 수 없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끝을 맺게 되고, 새로운 것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겨주게 됩니다. 전환의 과정에서는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이 전환을 미루기 위해 암세포들이 무한히 증식하면서 나타나는 이상 현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대승 안과 전문의, 한양대 IAB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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