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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민] 오라클 문제, 반드시 해결할 필요 있을까

유성민, 기술경영, 블록체인, 오라클

[유성민's 블록체인 기술경영] 최근 블록체인 기술경영 화상 강의를 진행했다. 이전까지는 동영상을 업로드해 배포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코로나로 대면 강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식에 토론 및 질의응답을 위해 별도로 실시간 온라인으로 화상 강의를 했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이다 보니 학생 전부가 직장인이고 기술 사업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블록체인 사업 가능성, 혹은 비즈니스 모델 적용 가능성에 관한 문의도 많았다. 학생과 여러 질문을 나누면서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도 크게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까지 해도 블록체인 비즈니스 가치는 정립돼 있지 않았다. 당시에는 무결성이 최고의 비즈니스 가치로 여겨졌다. 필자가 탈중앙을 블록체인 가치로 강의하면, 주위 사람으로부터 신선한 생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직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관해 부정적이다. 블록체인만의 가치가 없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다시 말해,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논리적으로 모순일 수 있다. 피자의 대체재인 햄버거가 있다고 해서, 피자가 안 팔리는 것이 아니다. 피자와 햄버거는 모두 잘 팔린다. #오라클 문제가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난제? 그럼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이유가 아직 있는 것일까? 무결성을 비즈니스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를 떠올려보자. 오라클 문제는 블록체인이 외부 데이터의 무결성까지 보증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한다. 그리고 이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정체성에 관한 의문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의문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줄어들게 된다. 식품 이력을 생각해보자. 소비자는 생산자와 판매자를 거의 불신한다. 반면 등록된 데이터는 거의 불신하지 않는다. 가령, 소비자는 유기농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생산자를 불신할 수 있다. 혹은 유기농이라고 주장하는 판매자를 불신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식품 이력 상에 유기농으로 잘못 등록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이 이러한 불신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 중앙에 등록된 이력만을 보증할 뿐이다. 이는 사용자에게 아무런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유기농 매장을 떠올려보자. 블록체인으로 기록한 이력을 QR코드로 보여준다고 하자.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스캔한 이력만으로 식품이 유기농이라고 믿을까? 그리고 유기농 식품을 블록체인만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 기존 중앙 시스템에 이력을 기록해도 된다. 클라우드 방식도 된다. 결국, 블록체인은 중앙 시스템에 기록한 이력을 투명하게 보관할 수 있는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사업군은 온두라스처럼 부정이 심한 중앙 기관, 혹은 전자 투표와 같이 이력 보관이 매우 중요한 곳으로만 한정할 수 있다. 오라클 문제와 함께 보면, 비즈니스 정체성이 흔들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블록체인에서 오라클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럼 위의 부정적 의견은 모두 무너져 내린다. 전제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으로 배우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가치 필자는 여러 블록체인 자문 회의를 참석하면서 오라클 문제에 관해 많이 논의하곤 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가 오라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필자는 거의 유일하게 오라클 문제 해결 반대하는데, 해당 문제는 블록체인에서 다룰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주장은 다수 의견에 거의 묻힌다. 오라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블록체인의 비즈니스 가치는 무결성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결성은 장점일 뿐이다. 물론,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억지로 비즈니스에 활용하려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블록체인 비즈니스 가치는 탈중앙이다. 이러한 사실은 비트코인 등장 배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기존 중앙 화폐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했다. 탈중앙 화폐를 목표로 한 셈이다. 그런데 중앙 화폐처럼 안정성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블록체인은 이를 위해 등장했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중앙 화폐처럼 안전하고 탈중앙 형태로 화폐를 운영할 수 있도록 등장한 기술이다. 무결성은 기존 중앙 화폐보다 뛰어난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제시된 장점일 뿐이다. 기존 중앙 화폐와 무결성 수준이 동일해도 상관없다. 핵심 가치는 중앙 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화폐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언제 활성화될지 기다릴 뿐 블록체인 비즈니스 가치는 명확하다. 그럼 탈중앙 가치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 중앙 기관이 필요한 이유를 우선 생각해보자. 중앙 기관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등장했다. 정부 기관은 국가를 잘 운영하기 위해 등장했다. 금융기관은 조직 내 금융거래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등장했고, 인증기관은 조직이 서로간 상호작용에 필요한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해 등장했다. 결국, 블록체인은 이러한 조직에서 활동하는 부분에 적용될 수 있다. 금융거래, 인증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기존과 다른 점은 탈중앙 형태라는 점이다. 중앙 기관에 지급해야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가지 숙제가 남아 있기는 하다. 이는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활성화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게 할 전망이다. 첫째는 협력이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플랫폼은 특정 기관에서 단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협력해서 만들어진다. 둘째는 진입장벽이다. 기존 중앙 기관이 있다. 블록체인은 이들 기관을 대체할 기술이다. 해당 기업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물론, 해결 못할 숙제는 아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 추진에 시간이 걸리게 할 뿐이다. 이제 남은 건 비즈니스 활성화가 언제 될 지 예측하는 것뿐이다. 유성민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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