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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승] 코로나19, 비접촉 시대의 문법을 재정의한다

이대승, 디지털 화폐, 코로나, 블록체인

[이대승’s 블록체인 헬스케어] 현금 인식요금함은 2007년 광주시내버스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죠. 그런데 버스카드 결제의 비중이 이렇게 높아질 줄 알았더라면 현금인식요금함이 과연 개발됐을까요. 요즘은 버스를 탈 때 ‘땡그랑’ 소리를 내는 동전 대신 ‘삑'하는 교통카드 소리가 훨씬 익숙한 것이 사실입니다. #교통카드의 역사와 코로나19 시대의 현금 한국 교통카드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1996년 유패스라는 카드가 보증금이 있는 선납식 교통카드로 출발했습니다. 다기능성 전자화폐식 교통카드는 1998년 하나로카드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때만 해도 교통카드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죠. 하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버스 탈 때 현금을 내는 사람이 더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현금이 감염의 매개체가 된다는 이유로 해당 문제가 더 심화하고 있죠. 이에 따라 중국은 전국적으로 전체 현금을 회수해서 소독한 뒤 재배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각 은행이 금고와 보유 현금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지고 있는 지폐를 소독하려고 전자레인지에 돌렸다가 태우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했죠.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과연 시행할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논쟁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2008년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지폐에 묻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침과 같은 점액과 함께 있을 경우, 수일까지도 생존한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올해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카드보드지에서 하루,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표면에서 3일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죠. 살아남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은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 천이나 지폐 재질보다는 판판한 플라스틱 재질에서 훨씬 오래 살아남아 전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2011년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를 보면 영란은행ㆍ독일 분데스방크ㆍ캐나다 중앙은행 등에서는 현금을 통한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이야기합니다. 현금 사용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셈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간편 결제를 넘어 비접촉 결제의 시대가 왔다 그럼, 지불 과정에서 현금만 쓰지 않는다면 바이러스의 전파를 줄일 수 있을까요? 그렇진 않을 것입니다. 사실 꽤 많은 지불 수단들은 접촉이 필요합니다. 단순 서명ㆍ비밀번호(PIN 번호) 입력ㆍ카드 주고받기 등의 행동들이 알게 모르게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결제 수단은 플라스틱으로 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현금보다 바이러스의 생존력이나 전파 가능성이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현금 없는(cashless) 지불 수단이 아니라, 접촉이 없는(contactless) 지불 수단을 사용해야 바이러스 전염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삼성페이가 대표적인 접촉 없는 지불수단 중 하나입니다. 삼성페이는 2015년부터 그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비밀번호 입력이 없는 비접촉 결제 수단을 구축하기 위해선, 지불 시에 해당 결제자가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도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시대의 위험성 그런데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했을 때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되는 계층이 있습니다. 고령자와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고령자는 새로운 기기에 적응은커녕 그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온전히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죠.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전 미국 정부에서 1인당 1200달러의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보낼 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계좌정보가 없어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계좌가 없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도 걱정입니다. 현금이 사라지는 사회에서 현존하는 비접촉 결제 수단만 남는다면 결제 데이터에는 어떠한 프라이버시도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2016년 ‘타깃’이라는 미국 대형마트는 데이터를 통해 미성년자의 임신 사실을 부모님보다도 먼저 알고 아기 용품과 관련된 쿠폰을 보내 큰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타깃에서는 고객 구매 행태를 분석을 통해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상당부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향이 나는 로션을 사던 여성이 무향의 로션으로 바꾸는 등의 패턴을 통해서 말이죠. 그만큼 돈을 소비하는 패턴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이러한 문제 역시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구나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은 분명 이런 일까지도 생각하고 만들었을 것입니다. 비트코인 백서 중에도 프라이버시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새로운 거래를 행할 때 매번 새로운 키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코로나19는 보통의 시기라면 엄청나게 시간이 많이 들었을 변화들을 순식간에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이 개발중인 CBDC의 사용 화면이 유출되기도 했고, 며칠 전에는 한국은행에서 CBDC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추진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가 만드는 비접촉 사회는 우리 삶에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차별도 없고, 프라이버시에 대한 걱정도 없고, 누구나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디지털 화폐는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비접촉 시대의 문법은 과연 주고 받음을 어떻게 정의해 나갈지 더욱 궁금합니다. 이대승 안과 전문의, 한양대 IAB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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