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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 SMIC와 손잡은 카나안, 묘수 아닌 궁여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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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s 영차영차] 암호화폐 채굴 업체 카나안이 새로운 파트너사를 얻었습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 SMIC입니다. 향후 카나안 채굴기에 SMIC이 만든 칩이 탑재될 전망입니다. 현지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우숴블록체인(吴说区块链)에 따르면 양사는 SMIC 14나노미터(nm) 공정 채굴기칩 테스트를 진행한 상태이며 올 2분기 양산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다만, 고사양 칩이 아니라서 {{BTC}} 등 메이저코인이 아닌 소수 알트코인 채굴기에 장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카나안 채굴기, SMIC 칩 넣는다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입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팹리스)에게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SMIC 성장 배후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는데요. 현재 추진 중인 '중국제조2025'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SMIC 등 토종 업체에 각종 지원을 퍼붓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네트워크ㆍ통신장비 공급업체 화웨이가 올 들어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 대신 SMIC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화웨이는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해 왔습니다. TSMC 칩은 화웨이 스마트폰 등에 탑재됩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화웨이 자체 프로세서 기린710A에 SMIC 14nm 칩이 장착될 거라는 소식이 중국 매체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다만, 해당 칩은 중ㆍ저가용에 장착되고 고사양 프로세서에는 여전히 TSMC 칩이 탑재될 방침입니다. 그렇다 해도 업계에서 기대가 큽니다. "14nm 칩 분야 협력이 성사됐다면 7nm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런데 화웨이는 왜 SMIC 칩을 쓰기로 한 걸까요. 미국 제재로 TSMC와 협력을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이 외에도 국산 칩을 사용하라는 중국 정부의 권고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SMIC, 채굴 시장에 관심 많다 SMIC가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최초가 아닙니다. 업계에 따르면 SMIC는 2018년 초 둥관 소재의 유명 크립토 인사와 채굴기 생산 협력을 추진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을 치면서 시장 분위기가 악화했고,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협력이 불발됐습니다. SMIC는 칩 설계까지 끝마친 상태에서 아쉽게 사업을 접어야만 했죠. 이후에도 여러 채굴 업체를 찾아다니며 시장 진출 시도에 나섰지만 뚜렷한 실적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반면에 반도체 설계자산(IPㆍ반도체 칩에 삽입돼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알고리즘) 분야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냈습니다. 중국 채굴 업체 이노실리콘(Innosilicon)과 긴밀한 협력을 하면서 말이죠. 이노실리콘은 4년 연속 SMIC가 수여하는 '가장 우수한 IP 중국 파트너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노실리콘은 현재 SMIC 칩 사용을 일시 중지한 상태입니다. 대신 삼성전자 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SMIC가 끊임없이 채굴시장 문을 두드린 건, 그만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암호화폐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지만 2017년만 해도 채굴업은 다시 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세계 최대 채굴 업체 비트메인은 2017년 순이익이 11억달러를 웃돌았고, 카나안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7배나 급상승한 시기였습니다. 아직 성장공간이 남아있다고 보는 걸까요. SMIC는 올해에도 채굴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카나안 자금사정 악화... SMIC 선택은 '궁여지책' 그렇다면 카나안은 왜 덥썩 SMIC 손을 잡았을까요. 사실 카나안은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ㆍ2위인 TSMC, 삼성전자와 이미 협력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채굴 업체는 반도체 제조사 한 곳하고만 파운드리 계약을 맺습니다. 예컨대 비트메인-TSMC, 션마(Pangolin Miner)ㆍ이노실리콘-삼성전자 등이죠. 그런데 카나안은 1~3위 업체 모두와 손잡고 있습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다익선 전략인 걸까요. 그보다는 최근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지난 9일 카나안이 발표한 연간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카나안의 2019년 순매출은 2억430만달러로 전년(3억8326만달러) 대비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반면 순손실은 1억4860만달러로 전년(1734만달러) 대비 무려 10배나 급증했습니다. 실적 악화는 ^암호화폐 시장 침체 ^채굴시장 경쟁 격화 ^차세대 분야인 인공지능(AI) 성과 미흡 ^투자자 집단소송 등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물 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던 거죠. 시장의 외적 요인은 물론이거니와 회사 내부사정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카나안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주주들을 속였다는 혐의를 받아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https://joind.io/market/id/1635)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채굴 기업 최초로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상장 첫날 9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현재 4달러 초반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보니, TSMC나 삼성전자의 고가 칩보다는 저렴한 SMIC 칩을 일부 채굴기에 탑재하기로 한 겁니다. 일종이 궁여지책인 셈이죠. #SMIC, 가성비 좋지만 성능에서 밀려 하지만 SMIC가 카나안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문제는 성능입니다. SMIC 칩이 가성비는 뛰어나지만 기능 면에선 TSMC와 삼성전자에 한참 못 미칩니다. 특히 TSMC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독보적입니다. 현재 5nm 라인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TSMC는 지난해 12월 5nm 공정 평균수율이 80%를 웃돈다고 밝혔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내 라인이 본격 가동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아래 단계인 7nm 공정에 주력하고 있고, 5nm 라인은 구축 단계입니다. 이에 반해 SMIC는 지난해 4분기에야 14nm 양산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반도체에서 미세공정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회로 선폭의 너비에 따라 제품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인데요 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칩 크기가 작아지면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도 더 커지게 됩니다.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도 앞다퉈 TSMC 5nm 칩 공략이 나섰습니다. 비트메인이 가장 먼저 기회를 꿰찼습니다. 비트메인은 지난해 말 이미 물량을 확보한 상태이며 올 2분기 내 해당 칩을 탑재한 신형 채굴기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우지한 비트메인 공동설립자도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열린 월드 디지털 마이닝 서밋에서 "2020년 1분기 5nm 칩을 내장한 채굴기를 양산한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놀랍게도, 카나안 역시 TSMC와 5nm 칩 계약을 맺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카나안은 비트메인보다 한 분기 늦은 올 1분기에 물량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SMIC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 비트메인과 카나안이 모두 TSMC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긴 했으나 제때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TSMC 5nm 칩 주요 고객사는 애플과 하이센스 등이고 암호화폐 채굴 업체는 후순위라서, 공급량이 부족할 경우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중국 반도체투자연맹은 지난 1월 "TSMC는 애플 등 선순위 고객사를 먼저 챙길 공산이 크다"며 "채굴 업체 5nm 칩 내장은 상징적 의미일 뿐 실제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과거 양사 모두 TSMC 공급 부족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반복될지 알 수 없지만 카나안 입장에선 대비를 할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여러모로 카나안에게 SMIC는 최선의 선택이라기보다 최악을 피하기 위한 도구인 셈이죠. #진짜 대결은 TSMC vs 삼성전자 사실, 진짜 승부는 TSMC와 삼성전자 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칩을 내장한 채굴기 중에서 각각 비트메인 앤트마이너S19와 션마 M30S가 대표적입니다. 장단점은 뚜렷합니다. 우선, 앤트마이너S19는 TSMC의 7nm 공정 칩으로 성능이 뛰어납니다. 초당 평균 연산력은 95TH/s(Tera hash), 전력 효율은 34.5 ± % 5 J / TH(joules per Tera Hash) 수준입니다. S19보다 고성능인 S19프로의 연산력과 전력 효율은 각각 110TH/s, 29.5 ± % 5 J / TH입니다. 반면 삼성전자 8nm 칩을 탑재한 M30S는 성능 면에서 앤트마이너S19에 뒤처집니다. M30S 연산력과 전력 효율은 각각 86TH/s, 38±10J/T입니다. 하지만 TSMC 칩은 고객사가 많아 채굴업 공급량이 적고 가격도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M30S는 공급량이 많고 가격 면에서도 더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SMIC은 이 판에 끼어들기엔 한참 모자란 상황입니다. 오는 5월 비트코인 반감기를 전후로 채굴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입니다. 채굴 보상과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쟁력이 부족한 중소형 채굴 업체는 도태되고, 소수 대형 업체 위주로 판도가 바뀔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채굴기 판매 시장도 변화의 시점에 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당장은 비트메인과 션마 채굴기 간 경쟁으로 좁혀진 상황입니다. 카나안이 자구책으로 SMIC을 끌어들이긴 했지만, 진정한 구원투수가 되기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카나안이 제대로 된 해법을 찾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밀려나는 건 한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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