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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미ㆍ중 갈등으로 올랐다고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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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s Deconomy] 미ㆍ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지난달 11일, 미국이 양자회의에서 무역협상 결렬과 추가관세 인상을 결정하자 중국은 즉각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협상결렬의 원인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강제 기술이전 등 불공정 관행의 시정에 대한 미국의 명문화 조치 요구를 중국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협상재개 선언이 시장이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하지만, 6개월 만에 결렬된 무역협상을 되돌리는 건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분명한 것은 지금부터 관세인상이 글로벌 경제의 두 축인 미국의 소비와 중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IMFㆍOECDㆍWTO 및 세계은행(World Bank) 등은 글로벌 경제 및 교역 성장률 전망을 3% 내외로 낮췄다. 이 정도 성장률은 글로벌 경기위축이 가장 심했던 2015~2016년 수준에 불과하다. 자칫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질 때 금융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경제와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이 안 좋아지고,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나타난다. 이는 위험자산 디스카운트와 안전자산 프리미엄 등으로 금융시장과 가격에 반영된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5월 한 달 동안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자산은 엔화다. 달러화 대비 2.8% 상승했다. 아시아와 미국 총채권 지수는 각각 2.5%, 1.8% 올랐다. 금과 달러화 지수도 소폭이긴 하지만 각각 1.7%, 0.3% 상승했다. 반면 유로화ㆍ원화ㆍ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각각 0.4%, 1.9%, 2.5%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대체로 5~8% 떨어졌다. 가장 성과가 부진한 자산은 상품이다. 구리는 9.1%, WTI는 16.4% 급락했다. 안전자산은 대체로 상승했고, 위험자산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위기 상황서 나타나는 안전자산 선호의 전형적인 현상이 반복됐다. 안전자산은 보통 변동성이 낮고 꾸준한 가치를 유지해 투자원금의 손실발생 가능성이 작은 자산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 등에서 강점을 갖는 자산이다. 실질가치 하락 위험이 낮고, 결제의무 이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으며,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조건 등을 만족하는 자산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엔화ㆍ달러화ㆍ금 및 고신용 등급 채권이다. 대체로 낮은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이 특징이다. 반면 위험자산은 일정조건(일반적으로는 수익창출)을 만족하는 경우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투자원금 손실 가능성도 크다. 신흥국 통화 및 채권, 주식 및 실물자산 등이 이에 속한다. 안전자산 선호 요인은 경제여건, 그리고 자산에 대한 기대수익의 변화와 투자심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문제는 안전자산 선호가 추가적인 경기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안전자산 선호가 단순히 자산시장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소비ㆍ투자 등 자본조달을 필요로 하는 경제활동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악순환이다. 특히, 경제여건이 경기둔화와 경기침체를 넘어 디플레이션으로 빠지는 구간에서 이런 악순환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현금 가치가 오를 거라고 생각하면 소비나 투자를 늦추는 게 지극히 합리적인 의사선택이 된다. 앞서, 지난달 수익이 가장 좋았던 자산이 엔화라고 했지만 자산의 범위를 암호화폐로 넓히면 어떨까. 비트코인(BTC)이 62.3% 오른 것을 비롯, 비트코인캐시(BCH)ㆍ이오스(EOS)ㆍ이더리움(ETH) 등이 70% 안팎 급등했다. 그밖에 라이트코인ㆍZ캐시ㆍ모네로ㆍ대시ㆍ이더리움클래식ㆍ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 대부분이 상승했다. 상승률만 놓고 보자면 암호자산(암호화폐)을 안전자산으로 분류해도 괜찮을 듯싶다. 하지만, 아니다. 암호자산은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에 대한 안정성 등 안전자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핬다. 가격 변동성은 크고, 결제이행의 편의성과 보편성을 갖추지 못했으며, 채무이행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자산이다. 오히려, 암호화 및 분산원장 기술에 기반해 네트워크 가치의 성장 잠재력과 실패 가능성이 공존하기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분류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싶다. 이렇게 암호자산에 대한 성격을 규명해 보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어서다. 먼저, 암호자산을 안전자산으로 분류해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상향식(Top-down) 방식으로 투자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발생 등이 우려될 때 안전자산 선호를 반영해 암호자산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형성될 네트워크 가치를 보는 것이다. 상향식보다는 오히려, FAANG(페이스북ㆍ아마존ㆍ애플ㆍ넷플릭스ㆍ구글) 등과 같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처럼 하향식(Bottom-up) 방식의 의사결정이 더 적합하다. 다음으로, 지난달 암호자산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새로운 가치창출에 대한 창업자ㆍ개발자 및 투자자들의 기대와 실제수요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실제로 NYSE(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인 ICE의 실물기반 암호화폐 선물거래소(Bakkt) 론칭,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수탁서비스 시행, 스타벅스(Starbucks)ㆍAT&T의 비트코인 결제서비스 도입, JP모건ㆍ페이스북 등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발표 소식 등이 있었다. 이는 암호화폐가 각각 투자자산, 결제 및 송금, 정보 및 가치의 수익배분의 수단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미ㆍ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는 있지만, 암호자산 시장의 성장을 통해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이 발현될 기회가 유지된다면 이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오는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작년 말 아르헨티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역협상 재개를 합의할지 여부다. 또,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에서 암호화폐 거래에 적용되는 자금세탁방지 국제표준안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일본 의회에서는 지난달 31일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근거를 담은 금융상품거래법과 결제서비스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개정안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미ㆍ중 무역분쟁의 운명과 함께 암호자산 거래에 대한 국제표준 논의의 향방도 G20 정상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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