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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 고래들은 왜 비트멕스 오더북에서 사라졌을까

비트멕스, BitMex, 고래

[소냐’s B노트] 3월 12일(현지시간) ‘검은 목요일’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는 10% 안팎 무너졌고, {{BTC}}도 5000달러선이 붕괴됐죠. 급기야 23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무제한 양적완화 카드까지 꺼냈지만,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24일 오전 10시 반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6547달러로 다소 반등하기는 했지만 연초 1만달러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비트멕스 이날, 암호화폐 마진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에서 한 차례 소동이 일었습니다. 시스템에 장애가 생겨 모든 거래가 한 시간가량 중단된 겁니다. 일부에선 “비트멕스가 보험기금(insurance fund)이 소진되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시스템 가동을 중단했다”는 의혹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보험기금은 가격 급락으로 롱포지션이 자동 청산될 경우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장치인데요. 최근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떨어지다보니 보험기금이 대량 증발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네덜란드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데리비트(Deribit)의 보험기금은 하룻밤 새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죠. 이를 저지하려고 비트멕스가 의도적인 거래 중단을 단행했다는 주장인데요. 추정일 뿐 사실로 드러나진 않았습니다. 비트멕스 측에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며 부인하고 있고요. (관련 기사 비트맥스 일시 시스템 장애, 비트코인 하락 원인 or 음모?) #고래들이 오더북에서 사라졌다 비트멕스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현상이 포착됐는데요. 100만달러 이상 대량의 비트멕스 비트코인 선물(XBTUSD) 주문량이 오더북(호가창)에서 대거 사라진 겁니다. 지난 18일 redxbt라는 트위터 계정은 XBTUSD가 7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떨어지기 전과 후 비트멕스의 100만달러 이상 오더북을 분석한 결과, 유동성이 크게 줄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차트를 보면 가격 위아래로 많은 주문량(빗금)이 나타나 있는 반면 두 번째 차트에서는 주문량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를 두고 redxbt는 "유령도시와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물론, 100만달러 이상 주문만 표시한 거라 실제 거래는 더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수십 만달러 이하 거래는 이전만큼 많았습니다. 문제는, 고래들이 오더북에서 모습을 감췄다는 겁니다. 이들이 거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건 유동성이 줄었다는 거고, 달리 보자면 가격 변동성은 훨씬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가격을 적정 수준에서 받쳐줄 만큼의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최근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변동은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제학자 알렉스 크루거(Alex Krüger)는 14일 트위터에서 “과거 비트멕스 오더북에 수백만달러어치 주문들이 빼곡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10만달러 이하 주문들로만 채워져 있다”며 “가격이 얼마나 날뛰는지 보라. 수 분 사이에 매우 큰 폭으로 오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고래들은 활동을 멈춘 걸까요. 비트코인이 예상 밖의 수준으로 낙폭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갑작스럽게 터졌기 때문에 시장에선 미처 대처하지 못했던 거죠. 투자자들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이, 비트멕스에선 엄청난 양의 자동 청산이 발생했고, 수요자들은 급격히 불어난 매도 압력을 모두 흡수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됐습니다. #사기도, 팔기도 어려운 상황 현재 이들은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이들이 대량 매수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오더북에 있는 소량의 매도분을 싹쓸이하게 될 겁니다. 가격은 자연스레 오르게 되고, 이는 결국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는 거죠. 반대로 매도를 하면 가격이 하락하게 되는데 이 또한 그들이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다만,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현금화하겠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지금은 블랙스완(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여기저기 나타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기니까요. #”고래들, 이미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관측과 대치되는 주장도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이토로(eToro)의 사이먼 피터스(Simon Peters)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이미 비트코인에 뛰어들고 있다”며 “조만간 대규모 매수세가 나타날 거라 여기기 때문”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코인마켓캡 유동성 기준 글로벌 10대 거래소의 오더북은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신규 발행된 대규모 테더(USDT)까지 시장에 유입되면 가격은 크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테더는 1억2000만달러어치를 새로 발행했는데요. 이에 관해 테더 측은 “재고 보충을 위한 것일 뿐 시장에 당장 풀 계획은 없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테더가 시장에 풀리면 비트코인 유동성이 늘고 수요가 증가할 거란 기대 심리가 나오고 있는 거죠. 피터스는 “향후 수일 동안 수요가 증가하는지, 또한 가격은 상승하는지 지켜본다면 회복이 임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방심할 때가 아니라는 조언도 내놨습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암호화폐 추적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 역시 피터스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지난 20일 웨일얼럿은 트위터에서 “최근 24시간 동안 대규모 비트코인 거래가 거래소 지갑에서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이동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는 일부 대형 투자자들이 저가인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고래들이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거죠.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당장은 알 길이 없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아직 이릅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의 반등이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즉 짧은 반등일 뿐 이 뒤에 추가적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경제 전문가 제시 콜롬보(Jesse Colombo)는 트위터에서 현 상황을 “거대한 자산 버블이 꺼지고 있는 시기”라고 진단하면서 “우리는 조만간 강력한 불트랩(Bull Trap, 매수세가 강한 장에서 고점을 돌파하면 투자자들은 더 상승할 거라 판단해 추가매수를 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세력들은 매도를 하게 되고 결국 하락장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을 맞게 될 것이다. 이때 시장은 강하게 반등하고, 사람들은 다시 시장에 몰려들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처음보다 더 거센 폭락을 맞게 될지 모른다"고 비관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미래가 올지 우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비트코인이 올랐지만, 내일도 오르리란 확신은 그 누구도 하지 못합니다. 다만 다른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지금, 비트코인이 조금이나마 상승하는 데에 희망을 걸어 봅니다. ※필자는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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