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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민스키 모멘트와 금융불안정, BTC도 예외 아니다

임동민, 코로나19, 민스키 모멘트, 금융위기

[Economist Deconomy]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패러다임에 대해 주로 쓰는 조인디 기고에 제도권 금융시장 동향을 이토록 급박하게 쓸 줄은 몰랐다. 3월 19일 코스피 지수 15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1285.7원으로 급등했다. 대한민국 주식과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다. 경기나 기업실적 위축, 자본이탈이 있을 때 약세를 보인다. 지금은 그나마 안전자산인 한국 국채도 약세다. 다시 말해, 한국의 주식ㆍ채권ㆍ통화가 모두 약세다. 이른바 ‘셀 코리아’다. 그런데 이 현상이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최근에는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크다. 지금은 ‘셀 글로벌’이다. #코로나19, 경제의 약한 고리를 강타했다 COVID-19(코로나19)가 취약점을 제대로 건드렸다. 지금 코로나19는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ㆍ독일ㆍ프랑스ㆍ스페인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도 결국 중국이나 한국ㆍ이란ㆍ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 중국과 한국의 방역은 그나마 성공적인 편이고, 유럽과 미국의 전염병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겠다는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ㆍ한국에서 나타나지 않은 생필품 사재기가 미국에서 일어나고, 이러한 소식은 SNS를 통해 여과 없이 확산한다. 주식시장은 경제나 기업실적, 그리고 그 이외 모든 변화, 예를 들면 중장기적인 산업의 구조변화, 그리고 그러한 구조변화의 밑바탕이 되는 인간 삶의 모든 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선행’한다. 주식시장을 이루는 기업가치는 미래의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합계를 할인(디스카운트) 또는 할증(프리미엄)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충격이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경제와 기업실적을 비롯한 경제활동과 재무성과 위축에 대한 가능성을 반영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경험상 통상적인 경제환경에서 주가는 기업실적을 2분기가량 선행한다. 지금 글로벌 주식시장의 동반 하락은 3분기 실적전망의 하향을 선행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다. 만약 희망적인 상황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상반기 내 안정되고, 3분기 경기가 바닥을 찍고, 4분기에는 기업실적이 회복한다면, 주가는 상승 반전할 것이다. 다음과 같은 판단도 가능하다. 이 정도 하락했으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3~4분기 경제나 기업실적 회복 단서가 없다면 시장은 이를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위기는 ‘민스키 모멘트’에서 발생했다 지금 주식시장의 하락세는 2~3분기 경기 및 기업실적 위축 전망과 영향을 넘어선다. 사실, 이 경우가 더 두렵다. 주식시장 및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 모두가 어떤 이유에서건 자산을 팔고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하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무너진다. 자산 보유자의 담보가치는 하락하고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면서 비자발적인 부채청산과 자산매각이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자산가치는 또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사업과 투자의 근간이 되는 자산매각은 실물경제를 위축시킨다. 하이먼 민스키(Hyman Philip Minsky, 1919~1996)는 금융시장의 이러한 내재적 불안정성에 주목한 경제학자다. 자산은 자기자본과 부채(타인자본)로 형성되고 부채에는 이자가 발생한다. 부채의 원리금 합계는 명목금액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반면 자산가치는 자산으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내재적 가치를 바탕으로, 증권 및 실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경기순환과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자산가치의 시장가격은 변동하게 된다. 아래 그림은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 현상을 설명한다. 민스키 모멘트는 자산보유 및 채무자의 자산가치가 부채의 원리금 명목금액보다 하락하는 지점을 가리킨다. 이때 부채청산을 위해 자산매각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면서 금융시장이 스트레스 압박을 넘어 붕괴 압력을 받게 된다. 역사상 발생한 금융위기와 공황은 대부분 이러한 금융충격에서 급속해진다. #2008년보다 지금이 더 불투명하다 민스키 모멘트가 근래에 재조명된 시점은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었다. 2006년 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체납이 쌓이면서 금융 압박 신호들이 나왔지만,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오전 1시 45분 리만브러더스 은행이 파산하면서 전 지구가 패닉에 빠졌다. 리만금융그룹은 모회사 파산 후, 18개국 자회사 80곳의 파산 절차가 진행됐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가장 복잡한, 가장 다면적인, 가장 광범위한 파산 사건으로 꼽힌다. 지금 전세계 주가가 10% 가량 연일 하락하는 현상을 보면서, 2008년 리만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떠올리지 않을 사람은 없다. 지금은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인해 자산보유자 및 채무자들의 자산매각 압력이 확대되는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밖에 2008년과 2020년 상황이 유사한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부실로 인해 금융 네트워크에 전염병과 같은 불확실성이 있다. 둘째, 급속한 경기침체와 금융 불안정성의 반영이다. 반면, 차이점도 있다. 리먼 파산이라는 확실한 민스키 모멘트 시점이 발생하지 않았고, 2008년과 비교할 때 2020년은 글로벌 경제활력도 약할 뿐만 아니라 정책여력도 제한되는 상황이다. 단순하게 비교해도 2020년 현재가 2008년 상황보다 낫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전염병이라는 근원적 위험과 더불어 경기침체와 금융 불안정성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동일하다. 필자의 체감은 2008년 당시보다 더 불투명하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것? 장담 못한다 만약 2020년 3월 지금 현재가 2008년 9월 리먼 파산의 충격과 유사한 상황이라면, 2008년 9월 이후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조치가 있었고, 반응이 나타났지만 두 가지 함의가 중요하다. 먼저, 중앙은행과 정부의 대처가 나오겠지만, 금융시장은 문제해결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할 것이다. 둘째, 금융시장의 전환점은 한 번에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8년 9월 발생한 금융위기는 2009년 3월까지 혼란했고, 6월 정도에 안정됐으며, 위기가 발생된 지 1년이 지나서야 2008년 9월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2020년 3월 이후의 상황도 유사할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매우 다양한 경로로 작용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상반기 경기침체와 기업실적의 하향조정이 뒤따를 것이며, 하반기 어떤 양상을 보일 지에 대한 전망도 지금은 자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 및 실물충격이 마무리되고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것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지금은 상황변화의 주시와 유연한 대처를 준비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최선이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자산을 통해 블록체인 산업 및 암호자산 투자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똑같이 권고하고 싶다. 비트코인과 암호자산 시장은 금융과 네트워크의 혁명적 패러다임 전환의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는 적극 공감한다. 그럼에도, 비트코인과 암호자산 시장 역시 민스키가 제시한 본질적인 금융 불안정성의 특징을 포함한다. 시장은 투자와 투기, 이성과 감정, 환희와 분노를 모두 포함한다. 원칙 없는 투자의 결말은 실패다. 이건 주식이나 채권이나 암호자산에도 똑같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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