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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경기침체의 역설, 골디락스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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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er’s Crypto Story] 암호화폐는 물론 모든 자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요즘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비상시 수단인 기업어음(CP) 매입까지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안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며칠 전 증권가 지인의 입에서 주식 업무보다 채권 업무가 더 바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안전자산 중의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채권이 주가 지수 폭락을 우습게 만들 정도로 폭락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불황이면 나타난다는 귀금속 시세 상승도 최근 시장 흐름 속에선 소용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식의 경우 데이터상으로만 보면 이미 단기 하락폭이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다우지수 2만 포인트·나스닥 7000선이 붕괴됐습니다. 한편 암호화폐의 얼굴인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증시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원조 안전자산인 금도 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기엔 상대적인 하락폭이 너무 큽니다. #문제의 근본이 다르다 문제는 이번 폭락이 그동안의 위기와는 다르게 실물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는 아시아 금융 인프라의 취약점이 터져 발생한 금융 이슈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역시 MBS(주택저당증권)이라는 증권에서 파생상품이 연쇄적으로 만들어져 벌어진 사태였습니다. 두번의 위기에 방아쇠를 당긴 사건에는 대형 기업들의 부도가 있었다는 것도 특기할만한 점입니다. 반면 2020년 위기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유가 폭락 등의 ‘실물’ 변수가 역으로 ‘금융’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의 전개도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는 터지는 순간 기업 연쇄 부도 등의 가시적인 현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그것을 다시 금융정책으로 빠르게 냉각시키고자 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곧, 금융으로 발생한 위기는 금융으로 극복하면 부작용은 차치하고서라도 해결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실물위기는 다릅니다. 재정정책 및 금융정책이 실물위기의 보조수단이 될 순 있지만, 위기의 근본이 실물에 있기 때문에 결국 실물 문제가 해소돼야 합니다. 코로나19의 해결책은 확산 추세 소멸과 백신 개발 완료가 될 수 있겠죠. 유가 폭락 이슈는 산유국들의 감산 메커니즘을 다시 살리면 됩니다. 문제는 돈을 뿌린다고 해서 그러한 시점이 앞당겨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시점에서 재정정책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방어하는 개념에 가깝지 문제 해결의 수단이 되지는 못합니다. 미국이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했다고 해서 내일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증산 위기로 인한 미국 셰일가스 업체 연쇄 부도 가능성도 회사채 매입 등을 통해 방어할 수는 있지만, 그런다고 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증산 전쟁이 막을 내리는 건 아닙니다. 이렇듯 실물에 대한 근본적인 상황 해결이 점점 불투명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금융위기와는 다르게 실물위기는 기업 부도의 ‘가능성’이 ‘미리’ 관찰돼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는 환희 속에서 위기가 실제로 터지기 전까지 일반 투자자가 알아채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빅 쇼트’라는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그만큼 그 시점에 위기를 확신한 인물이 드물었기 때문에 영화로도 각색돼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입니다. 2017년 암호화폐 불장 때는 어땠나요. 마찬가지로 좋은 장세가 유지될 거라는 믿음이 훨씬 우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면 실물위기는 아직 기업 부도와 같은 실질적 파급효과가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그에 대한 공포감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만 해도 시장에 이정도의 충격이 왔는데 사태가 장기화돼서 파산하는 기업이 실제로 나타나면, 그땐 정말 대공황에 버금가는 충격이 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수급조차 좋지 않다? 역설적인 부분은 시장은 분명 공포 분위기인데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도권 금융시장의 공포 심리 측정기라고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분명 2008년 금융위기의 수치를 넘어섰는데도 연일 개인 순매수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도 시장이 폭락한 까닭은 개인이 아닌 외인·기관의 매도세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한국증시의 경우 이를 ‘동학개미운동’에 비유하고 있을 정도로 개인 위주의 수급이 형성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개인의 승리를 바라는 마음에서 동학농민운동이 패러디 되고 있는 것이겠지만, 일반적인 투자 논리에 따르면 수급마저 꼬여버린 셈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3월 18일까지도 한국 증시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CP매입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무색하게 경기 부양이 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재정정책 및 금융정책이 실물로 스며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금융위기가 아닌 실물에서 촉발된 위기이므로 이번엔 쉽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극도의 공포에도 개인이 매수한 까닭 실물과 금융 흐름에 더불어 수급 측면까지 따져보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V자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볼커 룰 개정 이후 지난 몇 년간 유지된 금융 규제 완화 정책으로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 이 때문에 폭락에 의한 공포감에도 불구하고 재정정책이 금방 시장을 되살릴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돼 있는 것 같다. 트럼프 재선과 같은 정치적 이슈로 그전까지는 어떻게든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막연하게 공존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반적 기대와는 다른 반대 상황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우려하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정해볼 수는 있습니다. 우선 해당 실물위기가 장기화된다는 전제하에 가설을 세워보겠습니다. 이번 위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2차 방아쇠가 될 경제 주체를 기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가계 주택 담보를 통한 MBS 및 다른 파생상품이 원인이었다면, 2020년의 뇌관은 실물 침체 장기화로 인한 회사채 유동성 경색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연준이 선제적으로 CP매입을 서두르고 있는 형국이지만, 예상보다 침체 속도가 빠르게 이뤄진다면 어떨까요. 순식간에 회사채 등급이 정크본드(Junk Bond)로 떨어지면서 실물이 금융시장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역사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 상황까지 가면 금융에 대한 중앙통제권이 제어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귀금속 시장이 되레 폭등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번 위기가 아직까진 버틸만 하다는 징조는 역설적이게도 귀금속 시장의 동반 하락에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 도피처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이 하락했다는 것은 아직까지 달러만한 신뢰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설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도 이 가설에 힘을 싣는 발언을 2018년 이후로 계속해왔습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의 상황은 대공황 시기인 1930년대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현상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늘어난 부채로 인해 이자율을 더 이상 함부로 내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장기간 저금리를 단행했기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린다고 해도 체감 효과가 낮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미국의 이자율이 대공황 이후 약 90년만에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둘째로는 실물과 괴리된 금융정책을 언제까지고 지속할 수는 없다는 점을 듭니다. 달리오는 지금이 그 한계점에 다다른 시기라고 판단합니다. 2018년 방송 출연 때 그가 했던 언급을 빌리자면 “야구로 따지면 현재 경제 상황은 7회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현상이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들이라 대공황 시기처럼 대처가 미숙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같은 처방전으로 극복한다? 그러나 이번 위기로 달러 자체가 무너진다는 발상은 너무 극단적이고 우울한 전망인 것이 사실입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대공황 시절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촘촘하게 엮여있는 오늘날 그런 사건이 발생한다면 세계경제는 분명 대공황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헷지(Hedge)라는 개념조차 불명확해지는 상황이 오겠죠. 곧, 무슨 수를 써도 모든 경제 주체가 무너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렇다면 좀 더 현실적인 가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과거보다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해서 같은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실물위기라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무언가가 재정정책으로 동반된다면 인위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양적완화를 넘어선 ‘슈퍼 양적완화’나 아직 모험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MMT(현대통화이론)를 도입하는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2008년 위기보다 더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스트리미 이준행 대표가 3월 17일 게시한 글에서도 이와 같은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이미 2008년 이후에도 양적완화로 인해 국가·계층간 양극화가 심화됐는데, 이번에 더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한다면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있어 달러에 대한 신뢰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준행 대표는 이와 같은 현상으로 결국 금과 비트코인 같은 대체자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골디락스를 꿈꿔본다 재정정책 강화를 통한 위기 극복은 글로벌 자본시장 자체가 마비되는 시나리오보다는 훨씬 희망적입니다. 다만 예상되는 부작용도 명백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골디락스(Goldilocks)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각 경제 주체가 지금의 경제 및 사회 거버넌스 체계에 대한 한계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위기가 지속되면서도, 글로벌 네트워크가 무너질 정도로 너무 긴 시간 동안 침체가 이뤄지지 않는 시점에 변혁을 꾀하는 것입니다. 골디락스 경제란 모든 요소가 이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시장이 너무 과열되거나 냉각되지 않은 최적의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보통 산업혁명처럼 실물에 거대한 혁신이 발생했을 때 경제가 골디락스에 진입합니다. 그리고 골디락스가 열리면 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데, 여기에 임금 상승·실업률 감소·세수입 증가 등의 조건이 동시에 펼쳐지는 이상적 상황이 연출됩니다. 가장 최근의 골디락스는 2003~2006년 쯤에 있었습니다. IT산업 발전이라는 ‘실물 확대’와 파생상품 시장의 발달이라는 ‘금융 성장’이 함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2000년대 골디락스가 짧게 지속됐던 까닭은 실물을 무시하고 파생상품을 남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경제침체 장기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정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본소득 제안이 초라해질 정도로 시장자유사상을 강하게 가진 미국이 대규모 기본소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대체 에너지를 실물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입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재정정책 이후 달러가치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헷지 개념으로라도 암호화폐와 같은 대안자산을 찾는 움직임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 대안자산이 ‘반드시’ 암호화폐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확답을 내릴 수 없지만, 적어도 기관 차원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확실한 듯합니다. 구글 페이(Google Pay)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와 코인 결제 협업을 맺었고, 스타벅스는 자사 앱(App)에 ICE(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 자회사 백트(Bakkt)의 백트 캐시를 추가했습니다. ICE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를 거느리고 있는 초대형 조직입니다. 호황 속에선 기존 시스템을 변혁하는 신산업이 실물에 정착하기 어렵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역설적이게도 그 대안이 실물로 들어서는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새로운 인프라로 기존 실물의 괴리를 채우고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만이 이번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로서 그게 암호화폐가 될 거라는 뻔뻔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기존 시스템의 괴리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실물에 대한 수요는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지속되는 하락장 속에서도 골디락스를 꿈꾸는 까닭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Parker’s note 투자를 처음할 땐 워런 버핏을 믿고, 두 번 생각할 땐 조지 소로스를 따른다. 그리고 세번째에는 워런 버핏을 다시 생각한다 암호화폐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개인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확실한 방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흐름은 때론 글로벌 경제에 종속된 흐름을 보였고, 때론 기존 경제체제의 대항마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현재 상황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수급이 글로벌 증시보다는 나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 제공 업체 언체인드캐피탈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5년 이상 보유한 투자자들은 이번 폭락장에 움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계좌 수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구글 페이나 스타벅스의 사례처럼 실물 분야의 성과도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증시와는 다르게 비트코인은 이미 2018년 초부터 하락을 겪어왔다는 점도 다릅니다. 어제부턴 글로벌 증시 폭락과는 다르게 비트코인은 선방하는 흐름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 암호화폐가 반드시 오를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언젠가 오른다고 해도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면 보통 워런 버핏을 따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워런 버핏이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투자자이기도 하고 이미지도 건전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철학도 공부로 따지면 ‘예습·복습 철저히 해라’같은 당연한 이야기만해서 따르기도 쉽습니다. 삼국지로 치면, 삼국지를 처음 읽을 때 유비를 좋아하게 되는 원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그러다가 투자를 어느정도 하다 보면 조지 소로스에 빠지게 됩니다. 그가 공매도로 영국을 무너뜨린 신화를 접하면서 ‘나도 중요한 순간에 저렇게 과감한 투자를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빅 쇼트에 나오는 인물처럼 나도 다음 번 기회에는 승부수를 띄워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곧, 다음 번엔 시장을 이겨보겠다는 심리가 발동합니다. 삼국지 상으로는 두번째로 읽었을 때 조조에 빠지게 되는 맥락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장이라는 게 만만한 존재가 아닌 것 같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시점의 차트에 이 흐름이 잘 녹아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사실상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이 기간에 해당하는 1년동안 박스 채널을 만들면서 개인 투자자의 진입이 유도됐던 것입니다. 최근 인기 유튜버 슈카가 해당 주제로 방송 중 언급한 내용을 빌리면 “이 기간동안 매수 안했을 트레이더가 어디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차트를 형성했습니다. 그후 2008년 후반기 본격적인 금융위기에 빠지면서 시장은 폭락에 접어들었죠.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리스크를 관리해라, 분할 매수·분할 매도 원칙을 지켜라, 반드시 헷지 수단을 만들어라 등. 뻔한 말이라서 재미도 없고 돈 많은 버핏 아저씨가 하는 말이라서 개미들의 입장은 다르다는 걸 간과하고 실언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본질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을 이기려고 승부수를 띄우는 마음가짐으로 투자하면 백 번 잘해도 한 번 실수하면 그간의 성과가 다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버핏처럼 하면 한 번의 투자에 수익은 조금 적더라도 수십년이 지나도 잃지 않고 서서히 쌓아가는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때 재야의 고수라고 불렸던 시골국수가 비극적 죽음과는 별개로 저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대전제에 어긋나는 실수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급함을 뒤로 하고 길게 바라봐야 한다는 버핏의 말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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