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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마진 거래 압력 넣는 제도권…'아서형'의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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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s Crypto Story] 지난 3월 4일(현지시간)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암호화폐 최대 마진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에 강력한 경고성 발언을 날렸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라이선스 발급받고 거래소 운영해라”였습니다. 이와 같은 제도권의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비트멕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가 취한 전략 중 하나는 법정화폐(FiatMoney)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었는데요. 법정화폐가 아닌 암호화폐로만 마진 거래를 운영하면 기존 법률 상으로는 처벌할 근거가 모호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암호화폐 마진 규제 준비한 FCA 영국은 FCA 주도로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관련 규제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큰틀에선 암호화폐 사업자에 대한 전방위 규제를 기획하고 있지만, 이중에서도 마진 거래에 대한 항목을 유독 신경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암호화폐 마진 거래를 규제하면 투자자 손실이 연간 2억 3400만 달러 가량 감소될 것이라는 발언까지 하면서 말이죠. FCA는 2020년에 들어서자 규제안이 어느정도 현실화가 됐는지 비트멕스에 공개 경고를 날립니다. 해당 경고에 대한 근거로 FCA는 “암호화폐를 통한 마진 거래나 파생상품 창출은 개인투자자가 그 위험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판매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암호화폐 마진 거래소 비트멕스는 영국 내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았으므로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권한이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법정화폐를 통하지 않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마진 거래만 서비스하더라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공언한 셈입니다. 이에 비트멕스 측은 “FCA는 크라켄 등의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경고를 내린 사례가 있다. 현재 자문단과 함께 해당 경고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명확한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음을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마진 거래 서비스가 어려운 까닭 영국에서 만큼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암호화폐 마진 거래 문제는 민감한 사안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발단은 오히려 영국보다 빨랐습니다. 아직 암호화폐에 대한 그 어떤 규제안도 형성되지 않았던 2018년 초,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Coinone)이 마진 거래 문제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것입니다. 당시 경찰은 코인원 마진 거래 수사 근거로 ‘마진 거래 자체가 위법성의 소지가 있다’는 측면을 내세웠습니다. 어떤 재물을 걸고 시세를 예측하는 행위 자체가 도박 개장죄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제도권 선물시장 역시 위법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겠죠. 이에 대해 경찰은 ‘제도권 선물시장은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은 서비스’임을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강원랜드는 국가의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도박장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설 도박장은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의미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 암호화폐 마진 서비스 규제안이 해당 사건 이후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거래소를 중심으로 마진 거래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는 곳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거래소가 바이낸스(Binanace)입니다. 2019년 7월부터 마진 거래를 론칭한 바이낸스는 현재 적극적인 해외 서비스 유통으로 거래량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진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들은 제외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습니다.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한계는 국내 거래소가 해외에서 마케팅을 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3월 론칭을 예고한 빗썸퓨처스(BithumbFutures)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름만 보면 빗썸(Bithumb)에서 운영하는 마진 서비스가 빗썸퓨처스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빗썸 측의 이야기에 따르면 빗썸퓨처스는 자사 서비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빗썸퓨처스는 빗썸코리아(BithumbKorea)하고는 별개의 법인이고 브랜드만 가져다 쓰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빗썸퓨처스의 운영사인 제이트리홀딩스인터내셔널(JayTreeHoldingsInternational)과 같은 세이셸에 법인이 설립된 빗썸글로벌(BithumbGlobal) 역시 “제이트리홀딩스인터내셔널은 빗썸글로벌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답할 뿐이었습니다. 또 빗썸퓨처스가 빗썸코리아의 디자인 로고를 그대로 따르는 것에 대해서도 빗썸코리아 측은 “BTHMB홀딩스가 빗썸 로고에 대한 상표권을 가지고 있어 일어난 일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BTHMB홀딩스는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최대주주이며, 비티씨홀딩컴퍼니는 빗썸 지분 약 7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곧, 제이트리홀딩스인터내셔널과 빗썸 측은 지분 관계가 없는 별개의 주체라 하더라도 BTHMB홀딩스와 빗썸은 직간접적인 지분관계가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서비스 운영은 별개로 하고 있으므로 “로고 상표권 관련 계약은 우리가 정한 게 아니다”라는 것이 빗썸 측의 입장인 거구요. 이처럼 국내외 마진 거래 서비스에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규제의 불확실성입니다. 지금처럼 방치하면서 ‘강원랜드는 합법이지만 사설 도박장은 불법’이라는 논리를 일괄 적용하면 암호화폐 마진 서비스가 유야무야될 것 같지만 그런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바이낸스 마진 거래 서비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나친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그들은 늘 답을 찾아냅니다. 오히려 당국이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암호화폐 사업자를 규제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쪽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영국 FCA의 움직임을 보면 글로벌 제도권도 이를 아예 방치할 생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아서형의 다음 카드는?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마진 거래 시장은 최소한의 규제가 적용되는 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관·암호화폐 사업자·투자자 모두에게 좋습니다. 불확실성 제거의 측면에서 말이죠. 나라별로 도입 시기는 상이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일반적인 흐름은 영국 FCA의 대응처럼 라이선스 발급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뉴욕금융감독청(NYDFS)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암호화폐 사업자에게 비트라이선스(BitLicense)를 발급해온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조는 마진 거래 서비스에도 그대로 이어져 후발주자의 힘을 강력하게 합니다. 백트(Bakkt)와 에리스X(ErisX)가 후발주자인데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마진 거래 관련 라이선스를 정식으로 받은 업체이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트멕스처럼 초창기부터 암호화폐 마진 서비스를 운영한 거래소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조금 억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수단으로 중앙화 마진 서비스를 운영해왔다면 앞으로 최소한의 증명은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라이선스 발급은 그 ‘최소한’의 기준이 되겠죠. 다만 제도권도 마냥 합리적이라고 보긴 어려워서 라이선스 정식 발급에 대한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암호화폐 마진 투자자의 왕으로 불리는 비트멕스 CEO(최고경영자) ‘아서형’ 아서 헤이즈는 무슨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규제안을 내놨다고 해서 법이 바로 발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1단계 방안은 ‘규제권과의 조율’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트멕스 측이 아직 FCA의 입장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고 답한 맥락도 이와 유사합니다. 작년에 비해 제도권의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는만큼, 이 기간동안 비트멕스도 실질적인 인프라를 갖춰 놔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규제 당국과의 합의에 실패했을 경우입니다. 이 경우 아서 헤이즈는 크게 3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비트멕스를 제도권에 매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산업이 발달할 때 규제권과의 조율에 실패한 초창기 업체들이 자사 매각에 나선 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사업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포기한게 된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두번째 방법은 로비 등을 통해 기존 라이선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스스로 낮추는 것입니다. 한국은 로비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편이지만, 서구권에선 로비가 비교적 합법적인 수단으로 언급됩니다. 특히 미국에선 자유시장의 시스템 중 하나쯤으로 생각하고 있죠. 2018년 미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로비를 벌인 업체 1위가 다름아닌 ‘미국 상공회의소’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아서 헤이즈가 어떻게든 제도권의 울타리 안에서 서비스를 지속하고 싶다면 두번째 방법이 가장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선택지는 아예 제도권 바깥에서 서비스 운영을 지속하는 방법입니다. 기존 중앙 통제 시스템을 상당 부분 버리고 탈중앙 방식의 서비스로 탈바꿈하는 방식이죠. 그러나 이 방법은 3가지 선택지 중 가장 변수가 많은 방안이라서 위험성이 크게 따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탈중앙 방식을 추구한 것도 아니라서 갑자기 거버넌스를 뒤집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도 큽니다. 결국 ‘아서형’에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지금부터 이루어질 제도권과의 조율이 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FCA가 크라켄(Kraken)에게는 비트멕스와 다른 스탠스를 보여준 것을 보면 아예 가망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모쪼록 금융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진 시장에서 기관·사업자·투자자가 윈윈할 수 있는 흐름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박상혁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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