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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승] 블록체인으로 '계'가 '보험'으로 재탄생?

이대승, 블록체인, 헬스케어, 보험, 인슈어테크

[이대승의 블록체인 헬스케어] 보험은 참 복잡합니다. 환자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힘을 씁니다. 반면 보험사는 최대한 지급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환자와 줄다리기를 합니다.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요구하지만, 진료에 필요한 자료와 보험에 필요한 자료는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갈등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슈어테크(InsurTech,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확보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분석합니다. 또한, 보험사기 패턴을 잡아내고 챗봇을 통해 고객을 응대합니다. 사물인터넷도 큰 도움을 줍니다. 자동차나 가정에 설치된 기기들의 정보를 수합하여 사고의 원인을 잡아내고, 피보험자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험 리스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은 빠르게 보험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에서의 보험은 조금 다르다? 블록체인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무결성과 투명성은 보험업에 강력한 변화를 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입니다. 블록체인 본연의 효과를 충분히 보여주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보험사ㆍ병원ㆍ정부 등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생태계가 모두 네트워크에 참여해야 합니다. 표준을 만들고 서로 공유할 정보를 정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실손보험 자동청구 플랫폼’의 경쟁이 시작됐고, 주체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를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만큼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는 훨씬 근본적일 것입니다. 이를 시기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단기 효과(2-5년) 중기 효과(5년 내외) 장기 효과(5-10년) 운영 효율성 개선 양질의 데이터 확보/우수한 리스크 측정 보험 가치사슬의 파괴 스마트 계약을 통한 자동화로 효율 증진 분산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투명성 확보, 사기에 대응, 정보의 효율적 제공 테이터와 자산의 출처 증명 데이터의 무결성으로 신뢰 증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리스크 평가를 개선 P2P 보험 출현: 중개자의 소멸 자동 리스크 매칭: 보험 수요자/공급자를 스마트계약으로 매칭 출처: 보험연구원 자료(보험 산업의 블록체인 활용, 2018)에서 일부 변경 기록을 믿을 수 있으며 그 기록이 특정한 표준을 따르고 보험료 지급의 건이 단순하다면, 바로 ‘스마트 콘트랙트‘로 보험금 지급을 자동화해보는 걸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SDSㆍ교보생명ㆍ메디블록 등 다양한 회사에서 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자가 병원 내의 키오스크에서 결제 후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알림톡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죠. 병원은 불필요한 문서를 종이로 발급하지 않아도 되고, 보험사는 수작업으로 증빙서류를 처리하지 않아도 되니 영수증 위변조행위가 주는 동시에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 심사 부분은 어떨까요. 리스크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계약 심사라고 합니다. 지금도 자동차보험처럼 표준화된 종목에서는 심사와 보험료 책정이 자동화돼 운전자의 정보만 입력해도 보험료가 산출됩니다. 건강보험의 경우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지급 기준의 계량화가 이뤄지고 있죠. 당뇨수치ㆍ혈압ㆍ하루걸음수 등 모든 데이터들이 보험료 계산에 활용되는 중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는 추세입니다. 보험가입 시 혈당기와 같은 건강 측정 기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면서 보험사 간의 데이터 확보 경쟁 및 공유에 대한 욕구는 증가하리라 봅니다. 서로 다른 주체가 만드는 데이터들을 한 데 모으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이 가지는 수정 불가능성과 데이터 무결성이라는 특성은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블록체인의 분산ID를 활용한 고객 확인 혹은 보험설계사 확인 프로세스도 보험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사에서 고객에 대한 정보는 핵심 전략 자산입니다. 명백한 보험 사기를 감행한 사람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을 알아낸다면 보험사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고객의 경우에는 보험설계사의 분산ID를 통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설계사의 실적과 설명 내용을 비교할 수 있게 되고, 그 과정이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면 사회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모 은행의 사태처럼 고객의 비밀번호를 바꾼다거나, 설명하지도 않은 약관을 동의했다고 표기하는 등의 일은 훨씬 줄어들 수 있겠죠. #블록체인 기반 보험이 바꿀 세상 파라메트릭(Parametric) 보험이란 주로 자연재해 위험을 보상하는 용어로 쓰입니다. 풍속ㆍ온도ㆍ지진 강도 등 객관적인 지표에 의해서 보상이 결정되죠. 보통은 농작물 보험처럼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 금액이 손해 사정을 통해서도 추정하기 어려워 과다 청구 동의 문제가 우려되는 분야에 효과적입니다. 건강보험도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암의 크기, 당뇨 수치, 알레르기 관련 항체량 등 각각의 질환을 표현하는 수치들은 객관적이지만 이 수치가 가져올 영향력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사물인터넷의 발달과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은 이 파라메트릭 보험을 위한 공정한 측정과 보험료 정산-지급까지의 과정을 훨씬 효과적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복잡한 지급 기준으로 인한 행정ㆍ인지적 비용이 혁신적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결국, 이와 같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안전한 P2P(peer-to-peer) 보험이 형성되면서 보험 사업은 완전히 다른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은 위험을 보험사에 전가하는 체계입니다. 그러나 보험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보험사는 주식회사가 되고, 점차 중앙집중화 되면서 신뢰성ㆍ투명성ㆍ수수료에 대한 의문은 높아지는 중입니다. 주식회사도 부담할 수 없는 거대한 비용은 국가가 담당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은 국가도 휘청이게 합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P2P 보험이 탄생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원시적인 보험이 기술의 발달로 다시 등장했다고 볼 수 있죠. ‘계’가 보험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라 보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결국, ‘계’는 ‘계주‘에 대한 신뢰와 ‘곗돈’에 대한 관리가 문제인데, 블록체인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보험금 지급을 스마트 계약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굳이 거대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원하는 만큼 안전한 보장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희귀병 환자 환우회나 방사선 누출 마을 주민들끼리 만드는 보험 등, 세상의 관심이 닿지 않는 곳에서 서로가 서로를 돕는 보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비트코인으로 은행이 사라지는 것을 꿈꾸듯 블록체인으로 보험사 없이, 심지어 국가가 없이도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는 상상을 해봅니다. 이대승 안과 전문의, 한양대 IAB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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