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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비트코인은 금이 아니다,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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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KO] 2월22~28일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즉각적으로 반영한다고 보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이미 이번 주부터 1.1%대로 내려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27일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죠.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신중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역시 한국은행은 한발 늦는다고 비판합니다. 경제는 심리인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없더라도 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기준금리 동결, 한국은행이 쥔 카드는 단 하나 27일 한국은행은 금리동결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2.3%에서 2.1%로 낮췄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럼에도 금리는 동결입니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금리를 낮춰봐야 성장률을 높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돈이 없어서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는 게 아닙니다. 돈을 풀어봐야 투자로 이어질 확률은 미미합니다. 그런데 즉각적으로 자산가격, 곧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립니다. 갈 곳 없는 돈(부동자금이라고 하죠)이 부동산, 게다가 정부가 그렇게 잡고 싶어하는 아파트로 몰립니다. 수용성(수원ㆍ용인ㆍ성남) 잡겠다고 대책(2ㆍ20대책)을 내놨더니 안시성(안양ㆍ시흥ㆍ안성)이니 김부검(김포ㆍ부천ㆍ검단), 남산광(남양주ㆍ산본ㆍ광명), 오동평(오산ㆍ동탄ㆍ평택), 구광화(구리ㆍ광명ㆍ화성) 등이 뜹니다. 대책 나오기가 무섭게 시장은 ‘넥스트 수용성’ 찾기에 혈안입니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지 않은 건 이번 금리인하가 한국은행이 쥔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준금리 1.25%, 역대 최저(정확히는 타이(tie) 기록)입니다. 미국(1.5~1.75%)보다도 낮습니다. 그런데도 한 번 더 낮추면 1%입니다. ‘찐’ 역대 최저입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그렇지 않아도 벌어지는데 또 낮추면 더 벌어집니다(물론 미국도 3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금리를 낮추면 대한민국 원화 돈값이 떨어진다 모든 물건에는 가격이라는 게 있습니다. 돈(통화)도 당연히 가격이 있습니다. ‘돈의 가격’이라니 어색합니다. 그래서 돈에 대해서는 흔히 ‘가치’라는 표현을 쓰죠. 한 국가 안에서 돈의 가치는 금리입니다. 쉽게 말해 예금을 하면 이자를 주는 건 돈값을 딱 이자만큼만 매긴다는 겁니다. 금리를 낮추는 건 돈값이 떨어트린다는 말입니다. 국가 간에 보자면 돈값은 환율입니다. 한국 돈값(원화 가치)이 미국 돈값(달러 가치)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냐가 환율로 표시되는 거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서 한국 돈값을 떨어트리면 상대적으로 미국 돈값이 비싸지는 거겠죠. 게다가 한국 돈값은 금리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경제 상황을 반영합니다. 24일부터 한국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연일 하락, 2000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24일부터 4일 연속 외국인이 국내 코스피 시장에 팔아치운 돈이 3조원에 육박합니다. 이걸 팔아 한국 밖으로 가지고 나가려면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달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니 달러값은 비싸집니다. 한국 돈값은 떨어지는 거죠. 지난해 12월 말 1150원대이던 달러값은 1220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까지 내려버리면 그야말로 한국 돈값은 아래로 처박히는 꼴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IMF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바닥나 나라가 망하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외화 유출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합니다. 한국 돈값이 떨어져 외국인 자금이 나가는 걸 한국은행이 조장할 수는 없습니다. #금값만 올랐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으로 금값이 최고점을 찍은 건 2월 24일(현지시간)입니다. 온스(31.1g) 당 1672.4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25~27일에는 소폭이기는 하지만 3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패닉이었습니다. 미국 다우지수는 20일부터 27일까지 6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27일에는 무려 낙폭이 1190포인트(4.42%)에 달했습니다. 미국 증시 역사상 하루 최대 낙폭입니다. 6일 동안 12% 폭락했습니다. 사상 최고 속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금은 대표적인 ‘자산 피난처’로 평가받는 자산입니다. 주식이 불안할 때는 금을 찾게 마련이죠. 게다가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습니다. 증시(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 돈값은 떨어지게 돼 있고, 그럼 금값은 오르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이죠.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증시는 물론 안전자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됐습니다. 일부에서는 금은 안전자산이 아니라 ‘대체자산’이라고 하는데, ‘대체’는 시장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전제 위에 기반합니다. 그간 미국 증시가 나홀로 강세를 보인 건 월가의 ‘신흥종교’가 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돈을 풀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연준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고 시장 참여자들이 판단한 모양새입니다. #Rani's note 비트코인 투자는 '보험'이다 금도 주춤한 마당에 아직 ‘디지털 금’의 지위를 얻지 못한 비트코인이야 말로 시장 자체가 붕괴될 지 모른다는 불안 상황에서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적당한 불안, 그에 따른 중앙은행의 적절한 수준의 양적완화가 비트코인 가격에는 최상의 조건입니다. 지금은 그 조건에서 너무 나간 격이죠.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하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 아니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암호화폐 미디어 더블록이 지난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뒤 1주일, 1개월, 3개월 동안의 비트코인 수익률을 분석해 봤더니 별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아직, 자산 피난처도 안전자산도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자세는 뭘까요. 페이스북 전 부사장이자 소셜캐피털 CEO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한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은 일종의 보험이다. 차곡차곡 모으면 만기가 도래했을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것을 보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어떤 자산에도 투자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순자산의 1% 정도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든 최소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필자는 현재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몫입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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