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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방탄소년단 STO를 골드만삭스에 내줄 거냐

한대훈, 투자이야기, 증권형토큰, STO

[한대훈의 투(자 이야)기] 지난 두 차례의 칼럼을 통해 글로벌, 특히 미국 테크 기업들의 동시다발적인 영역 침범과 이들에 맞서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대응을 살펴봤다. 이는 비단 해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전통적인 은행과 신흥 IT기업들이 금융 혁신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년 만에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증권의 출범도 눈앞에 두고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손잡고 금융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을 출범했다. 토스ㆍ뱅크샐러드ㆍ페이코 등 신생업체의 성장도 가파르다. 단순한 결제나 송금 기능을 넘어 보험ㆍ대출ㆍ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제는 은행ㆍ카드ㆍ증권 등 전통 금융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분야에서 국내 테크기업들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양대 시중은행이 네이버ㆍ카카오가 될 지 모른다 테크기업들을 통한 금융거래는 매우 쉽다. 공인인증서나 OTP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 게다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 발전,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테크핀이 성장할 토대가 마련됐다. 이제 은행을 직접 방문해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고, 주식거래 또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의 지점 통폐합이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일반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5570개였지만 2017년에는 4814개로 감소했다. 당초 현금 입출금을 위해 도입된 ATM 기술의 발달로 ATM의 업무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으로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정말 이대로 가면 기존의 4대 시중은행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양대은행 체재로 재편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ㆍ피델리티 벤치마킹 필요 해외 사례의 시사점을 통해 우리나라 은행과 증권사들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JP모건처럼 자체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디지털 자산으로 업무 다변화를 천명한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테크핀 시대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은행 입장에서는 수탁서비스(Custody)를, 증권사 입장에서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살펴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 은행과 증권사들도 저금리 시대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발생한 브로커리지 비중 축소와 수익성 악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갑작스레 개선될 가능성은, 아쉽지만 매우 낮다. 우리나라 은행과 보험업종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4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증권업 PBR은 0.5배 수준). 피델리티가 브로커리지 1등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예상하고 사업을 다각화했듯 국내 금융기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구선수가 자기 연봉을 토큰화했다 특히, 증권사 입장에서는 STO를 검토해 볼 만하다. NBA 브루클린 넷츠에 스펜서 딘위디라는 선수가 있다. 딘위디는 작년 9월 자신의 3년 연봉에 달하는 3450만 달러를 토큰화해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NBA는 딘위디가 3년 차에 더 높은 연봉으로 계약을 진행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상당 금액의 배당을 약속하는 부분이 단체 교섭 협약 위반이라며 불허했다. 이에 딘위디는 NBA가 지적한 옵션 부분을 제거하고 발행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토큰명 SD8). SD8은 이더리움(ERC-20)을 기반으로 하며, 3년 만기 채권으로 이자율은 4.95%, 판매량은 90개다. 토큰은 법적 자격 기준을 충족한 공인투자자만 구매 가능하며, 개당 15만 달러로 판매된다. 투자자는 1년 내 양도 및 거래할 수 없다. 투자자들이 모두 매수하면 딘위디는 자신의 연봉 계약 금액을 미리 받게 된다. 즉, 미래소득을 일시에 지급받고, 이 금액을 통해 새로운 수입원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시즌 동안 딘위디가 연봉을 받으면 투자금액에 비례해 그의 연봉을 배당금의 형태로 받게 된다. 새로운 수입원에서 수입이 발생하면 역시 배당금을 받는다. 이번 케이스의 실제 판매가 성공하면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채무상품을 디지털자산의 형태로 구조화하는 첫 사례가 된다. 위에서 예를 든 증권형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부동산ㆍ천연자원ㆍ미디어콘텐트 등의 자산을 토큰으로 유동화하고,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투자자에게 그 수익을 토큰 또는 회사의 지분권 등 각종 형태로 배분하는 토큰을 의미한다. STO로 죽은 자본 9조5000억 달러가 살아난다 페루의 경제학자인 에르난도 데 소토 폴라(Hernando de Soto Polar)에 따르면, 전세계의 죽은 자산(dead capital)은 9조5000억 달러(약 10경8000조원)에 육박한다. 이 9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유동화시켜 살아있는 자산으로 바꾼다면 이를 통해 수익성 증대 및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 STO를 통해 모든 자산에 대한 토큰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인만큼 STO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우선 STO를 도입하려는 측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점은 '부분소유권(Fractional Ownership)'이다. 일반 자산과 달리 디지털자산은 쪼개기가 수월하다.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약 6만원이 필요하지만 디지털자산의 구매는 600원으로도 가능하다.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수)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너무 비싸서 사기가 힘들다. '모나리자'와 같은 명작의 예술품 역시 마찬가지다. 가격과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되는 이런 물건들에 대해 토큰화를 통한 거래가 허용되면, 보다 많은 투자의 기회가 열린다. 값 비싼 명화 모나리자의 주주가 될 수도 있다. 유동성의 증대도 기대된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탄소배출권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유동성이다. 하지만 토큰화를 통해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전통자산들과 달리 1년 365일, 24시간 동안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 대한 높은 접근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관리비용의 감소라는 장점이 존재한다. 가치 없는 자산만 STO 시장에 나올 거다 반대로 STO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역설적이게도 유동성의 문제가 존재한다. 앞서 설명한 강남4구와 마용성 지역의 아파트는 굳이 토큰화 할 필요가 없다. 모나리자 그림 역시 마찬가지다. 즉 고가의, 혹은 가치가 있는 물건은 STO 시장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본조달에 어려움이 있거나 문제가 있는 물건이 자본조달을 위해 STO 시장을 두드릴 것이다. 부실자산을 기초로 한 토큰만이 초창기에 STO 시장에 나온다면 이로 인해 연쇄적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잘 돌아가고 있는 주식시장을 한번 생각해보자. 인류 역사상 10~20번째에 상장된 회사는 지금 잘 운영이 되고 있을까? 지금의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과연 건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과거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 때 "혁신적인 제품에 무슨 시장 조사가 필요하냐"고 반문하며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다.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도 "내가 만약 고객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였다면 자동차가 아니라 더 빨리 달리는 말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잠재력 큰 STO 시장,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있다 새롭게 생겨나는 개념에는 당연히 반감이 따르고,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은 그럴 때 탄생한다. 우리보다 금융선진국인 해외는 이미 치열하게 증권형 토큰 발행, 곧 STO를 준비 중에 있다. 앞서 NBA의 스펜서 딘위디라는 선수를 언급했는데, 이런 사례가 하나둘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 배출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도 STO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지금 잘 준비해서 글로벌 업체들과 STO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손흥민ㆍ류현진ㆍ방탄소년단(BTS) 등이 STO를 검토할 때 우리 증권사가 이를 차지할 수 있다. 반면 현재처럼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간만 흐른다면 당연히 손흥민ㆍ류현진ㆍ방탄소년단은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디지털자산에는 국경이 없다. STO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분명 잠재력이 크다. 단,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넥스트 파이낸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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